결혼하고 채 일 년이 안 되어 맞은 시어머니 칠순. 시가 식구들이 다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지는 베트남 다낭이다.
대가족 여행에는 역시 다낭이다. 해외여행이라면 “너희들이나 다녀오라”며 손사래를 치시던 시부모님이, 며느리가 쓴 책(‘다낭 홀리데이’)을 보고 관심을 보이신 것도 여행지 결정에 한몫했다.
아니, 도대체 왜...?
남편은 누나가 무려 네 명이나 있는 막내아들, ‘귀남이’다. 원래 이 여행은 시부모님과 다섯 명의 딸, 아들만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동행하라 하지 않았건만, 명색이 다낭 전문가로서 가족들에게 최고의 여행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에, 자진해서 따라나섰다.
박솔희 님의 사진
시누이들과 함께 찍은 결혼식 사진.
시가와의 여행 계획을 알리자, 유부녀 친구들은 대체로 “도대체 왜……?” 혹은 “저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시누이들조차 날 걱정해줬다...!
그도 그럴 것이,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 경우 높은 확률로 ‘가이드’ 노릇을 하느라 즐기지 못하거나, 어른들 특유의 온갖 컴플레인(음식이 입에 안 맞다, 숙소가 맘에 안 든다, 날씨가 덥다, 힘들다…… 등등)에 시달려 이게 여행인지 고행인지 헷갈리기 때문.
실제로 시가 식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왔다는 증언이 줄을 이었다. 친정 부모와 함께 가도 ‘대환장파티’가 되기 십상인 게 가족 여행인데, 시가와의 여행이니 오죽할까. 하지만 시부모님의 인품과 시누이들의 다정함을 믿고 내친걸음을 했다.
(대가족) 여행 유의사항
아무리 프로여행러라 해도, 늘 성공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대가족이 함께 간다면 고려해야 할 게 대폭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꼭!!! 명심해야 할 원칙 세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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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부모님의 체력을 고려할 것.
정말 정말 중요하다. 특히 부모님이 60~70대 이상이거나, 조부모님을 동반한다면 특히 더! 많이 보고 다니는 것보다는,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는 데 중점을 두자. 우리는 리조트 휴양 70%, 관광은 30% 정도만 비중을 뒀다.
② 뭘 좋아하시는지 미리 물어볼 것.
모든 계획의 기준점은 부모님의 체력과 취향이다. 여행 중 한식을 드셔야 하는지, 마사지는 좋아하시는지도 시누이를 통해 미리 확인했다.
③ 일정은 미리 짜되, 빡빡하지 않게 할 것.
식당과 마사지숍도 예약 가능한 곳을 사전에 확인하자. 이 부분은 시가 식구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아 피곤해지면 불만은 쌓이고 갈등이 피어오른다.
항공권 예약할 때 알아두세요
나 혼자 가는 여행이거나 둘이 가는 여행이라면 항공권 예약도 쉽다. 최대한 저렴한 항공권을 고르면 끝! 그런데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면, 무조건 최저가보다는 편하게 가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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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보다 중요한 건 시간대
동남아 노선은 밤 비행기가 많다. 최저가만 보고 덜컥 예약했는데, 현지 도착 시간이 새벽 2~3시라면? 어른들에게는 시작부터 너무나 힘든 여정이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좀 비싸더라도 낮 시간대 항공권을 구입하자.
다행히 한국에서 출발하는 다낭 노선은 항공사와 시간대 모두 다양해 선택의 여지가 많다.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지만, 아침잠 없으신 부모님과 함께라면 밤 비행기보다는 아침 비행기가 백배 낫다.
✓ 유료 부가서비스도 고려
인원이 8명이나 되다 보니, 유료 부가서비스인 사전 좌석지정을 통해 좌석을 일찌감치 확보해 두었다. 이왕이면 문에서 가까운 앞쪽 열의 좌석으로. 다낭 입국심사 줄은 꽤 길기 때문에, 먼저 내릴 수 있으면 더 편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
숙소 예약할 때 알아두세요
대가족 여행 준비의 핵심은 숙소 예약이다. 일단 인원이 많으면 호텔 방 하나에서 다 잘 수 없기 때문에 객실을 여러 개 빌리거나 침실이 여럿인 스위트 룸, 레지던스, 빌라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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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는 풀빌라와 레지던스
역시 가장 좋은 건 침실이 여럿인 빌라다. 다행히 다낭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풀빌라가 많다. 각각의 침실에 화장실이 딸려 있고, 함께 모일 수 있는 거실도 있어서 가족 여행에 최적이다.
우리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풀, 정원도 있다. 1박에 50~100만 원에 달하는 객실료가 비싼 것 같아도, 2인실 4개 가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하다.
우리 가족의 선택은? 👀
우리가 3박을 머문 곳은 프리미어 빌리지의 4베드룸 빌라. 셰프가 직접 방문해서 요리해 주는, 인빌라 바비큐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오션 빌라스, 푸라마, 빈펄 럭셔리 등에도 4베드룸 빌라가 있다.
✓ 취소 변경 가능한 옵션으로 예약
인원이 많다 보면, 부득이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 숙소를 예약할 때 취소 불가 특가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취소 변경 가능한 옵션으로 예약하자. 실제로 우리도 아주버님이 빠지게 되면서 약간의 수수료를 물고 변경했다.
프리미어 빌리지 다낭 리조트 매니지드 바이 아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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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미케 비치&논느억 비치)
디오션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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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라마 리조트 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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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메리어트 리조트 &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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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준비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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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픽업, 현지 투어, 스냅 촬영.
이런 것들은 (스냅 촬영을 제외하면) 일주일 전에 예약해도 충분하다. 나 역시 숙소에서 유・무료로 제공되는 공항 픽업 사항을 확인 후 예약해 뒀고, 현지 투어, 다낭 가족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스냅 촬영까지 휘리릭 예약을 마쳤다.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 끝에 떠난 시가 식구와의 여행, 실제로는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