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멍 때리기 좋은 카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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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nstagram.com/p/C6NsssKpEFf
출처 instagram.com/p/C6NsssKpEFf

멍 때리기는 정신 건강에 좋다. 영국 어떤 대학교의 연구 결과 같은 건 없지만, 나의 경험적으로 그렇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멍을 때리는 행위는 ‘멍을 때리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Do nothing’. 오늘 하루를 돌아보자. 우린 출근부터 퇴근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하지 않았나. 멍 때리기에 좋은 서울의 카페 네 곳을 소개한다. 그곳에 찾아가 내면을 들여다보자.

도서관에서 멍 때리기
프로토콜

연희동의 랜드마크 ‘사러가 마트’에서 5분 정도 거리에 프로토콜 로스터스라는 카페가 있다.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아서 장사가 잘 될까 염려된다면 정말 괜한 걱정이다. 가오픈 중일 때도 한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던 강북에서 가장 핫한 카페다.

이 카페의 조도는 극히 낮고, 스탠드 조명이 하나씩 놓인 테이블 구성은 마치 외국의 도서관을 떠올리게 한다. 카페엔 필수적으로 있다는 포토스팟이 보이진 않는다. 카페 전체 공간이 포토스팟이기 때문이다. 항상 손님이 붐비는 탓에 조용하지는 않지만 적당한 백색소음은 멍 때리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 프로토콜
    프로토콜
    음식점 · 서울 서대문구
음악을 들으며 멍 때리기
힐즈 앤 유로파

녹사평역에서 나와 10분 정도 언덕을 따라 해방촌으로 올라가자. 체감상 해발 500m쯤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고 고산병이 느껴지고 숨이 찰 때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힐즈 앤 유로파’가 있다. 힐즈 앤유 로파는 그 이름처럼 언덕에 있는 유럽 느낌이 나는 술집이다.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바로 운영되는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이다.

‘ㄱ’ 자로 배치된 바의 한쪽에서는 셰프들이 바쁘게 요리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쉴 틈 없이 바이닐이 교체된다. 음악은 외국 노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처음 듣지만 매력적인 옛날 옛적의 한국 노래도 흘러나온다.

이런 핫플레이스 술집에 혼자 갈 일은 절대 없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멍 때리는 시간이 없을 리는 없다. 둘이 가더라도, 마음속으로 ‘아 좋다’를 반복하며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게 좋은 선곡의 힘이다.

  • 힐즈 앤 유로파
    힐즈 앤 유로파
    음식점 · 서울 용산구
바위 보며 멍 때리기
모닝 캄 커피 랩

멍 때리기의 원칙 같은 건 없다. 먼 산을 보며, 개천을 보며, 바다를 보며 멍을 때려도 좋고, 카페 중앙에 놓인 커다란 돌을 보며 멍을 때려도 된다. 영등포구청역과 당산역 사이에 있는 모닝 캄 커피 랩에는 사람 키만 한 바위가 있다.

바위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저 바위는 어디에서 왔을까’, ‘몇 살이나 되었을까’ 상념에 젖어 바위를 보면 이 카페의 주인공은 손님도 아니고 바리스타도 아닌 바위인 것 같다.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중학생이 첨성대를 바라볼 때, 첨성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인간에겐 큰 관심이 없을 거다. 스쳐가는 수많은 인간 중에 한 명이 또 나를 보러 왔구나 하겠지. 모닝 캄 커피 랩의 그 바위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 바위를 보면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잘만 떠오른다.

  • 모닝 캄 커피 랩 당산 점
    모닝 캄 커피 랩 당산 점
    음식점 · 서울 영등포구
한옥 카페의 중심에서 멍 때리기
신이도가

홍대 카페에서 정말 보기 힘든 인테리어는 한옥이다. 연남동의 레스토랑 퍼밀을 제외하고는 한옥 카페나 식당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아마 유행이 빠르게 바뀌고 입점과 폐점이 반복되는 홍대라는 지역 특성 때문일 거다.

한옥 불모지에 보기 드문 한옥 카페가 있다. 바로 ‘신이도가’라는 카페다. 이곳은 3층 규모의 퓨전 한옥 카페로 각 층은 넓지 않아도 1층을 내려다보는 뷰를 가진 멋진 곳이다. 서촌과 북촌에 가면 많은 한옥 카페를 볼 수 있지만 3층짜리 건물은 드물기에 신이도가는 충분히 차별성을 가진 공간이다.

한 가지 감안해야 하는 점은 신이도가 역시 항상 사람이 붐빈다는 점이다. 3층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타임 어택이 필요하다.

  • 신이도가
    신이도가
    음식점 · 서울 마포구
에디터 B
디에디트 에디터

88올림픽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 2002 월드컵에 다 써버렸다. 자식복이 있다는 관상가의 말만 믿고 흘러가는대로 사는 중.
https://www.instagram.com/summer_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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