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akevsery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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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보다 재미있는 남의 여행 이야기

내 여행보다 남의 여행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다. 나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도시의 단면을 색다른 시선으로 관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소 불편하고 짜증스러울 법한 순간을 여행의 묘미로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아가, 여행을 통해 소소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새삼 '여행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까지 되묻게 된다. 그리운 지난 여행을 다시 꺼내게 하고, 다가올 여행을 다시 꿈꾸게 할 누군가의 여행 이야기. 여행에 진심인 사람들로부터 도착한 네 편의 편지를 소개한다.
💌 본 매거진은 트리플의 뉴스레터 서비스 '트리플 레터'의 일부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온 편지
브라질에도 ISTJ가 있을까?
💌 도쿄 김작가의 브라질 여행 이야기
김와인, 김캠퍼, 김와일드, 김무비...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수십 개의 매력적인 도쿄 녀-자, 김작가. 유학시절 함께 공부한 친구로부터 '죽기 전 한 번은 꼭 가봐야 한다'는 '브라질 삼바 카니발'에 초대 받았다. 그녀의 눈과 마음에 담긴 축제는 어떤 모습일까?
파티의 시작은 7시, 저녁이 아니라 아침이라고?!
... 하늘이 환하게 밝아 땀에 찌든 얼굴이 부끄러워질 때쯤 퍼레이드가 끝났다. 아직도 심장이 쿵쿵 뛰네! 정말 브라질 사람들의 에너지는 짱이야!! 라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말했다. “우리 동네에서 하는 블럭파티가 있는데, 갈래? 맥주 공짜로 줘. 7시부터 시작이야.” 밤새워 놀았는데, 오늘 밤에도 또 논다고?? 역시나 에너제틱한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알겠어. 그럼 가서 좀 씻고 한숨 자고, 한 여섯 시쯤 만날까?”라고 대답했더니, 친구가 말했다. “응? 아니 아침 7시에 시작이라고! 이제 좀 있으면 시작해, 가자!
🇯🇵 교토에서 온 편지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 태재 작가의 교토 여행 이야기
"태재 작가의 에세이 <스무스>를 보고는 수영장에 가고 싶었고, <세이 세이 에세이>를 읽고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기를 읽고는 아빠와 단 둘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글을 쓰는 작가, 태재. 그가 아빠와 단둘이 떠난 4박 5일간의 교토 여행기를 소개한다.
내가 기다리던 '첫 사람'은 아마도 아빠일 것이다 .
... 우리 아빠는 "내가 이 얘기 해줬었나?" 하면서 이미 열세 번 정도 했던 말을 열네 번째 하는 사람인데, 아빠가 일본 얘기를 많이 하는 것도 이유는 있었다. 아빠는 IMF가 터지기 전까지 은행원이었고 일본 출장을 많이 다녔었다. 덕분에 나도 엄마 손을 잡고 공항으로 아빠를 마중 나갔던 기억이 여럿 있다. 자아가 생기고 기억이 생기고 내가 기다렸던 첫 사람은 아마도 아빠일 것이다. EXIT이라고 적힌 출구를 통해 수많은 모르는 얼굴들이 나올 때, 내가 아는 단 하나의 얼굴, 우리 집의 큰 남자가 나오길 기다렸던 기억.
🇹🇭 방콕에서 온 편지
열 번째 방콕 "방콕 가서 뭐해요?"
💌 메이제이의 방콕 여행이야기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힘겨운 시간. 10년째 요가 수련으로 늘 꼿꼿해보이는 자세와 달리, 마스크 속 그녀의 일상은 흔들리고 있었나 보다. 여행자 메이제이는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익숙한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평범하지만 울림이 있는 여행지. 무려 열- 번째 찾는 방콕으로.
니가 바이크를 탔다고?
...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아속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휴대폰을 열었는데 철석같이 믿고 있던 그랩카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바이크를 이용했는데 다음엔 택시가 잘 잡혀도 바이크를 타고 싶을 만큼 빠른 속도와 스릴에 반해버렸다! 처음엔 쫄보처럼 드라이버의 옷깃을 잡고 탔는데 가만히 둘러보니 나만 드라이버를 붙들고 있다. 시트 좌우, 혹은 뒷면에 손잡이가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한 이후에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보는 여유까지 부리며 바이크를 즐겼다. 지인들에게 이 일화를 전했더니 하나같이 휘둥그레. 내가 바이크를 탄다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 네팔에서 온 편지
히말라야, 15일의 극한 여행
💌 이빵순의 네팔 여행이야기
눈앞에 돌계단을 밟고 또 밟았을 뿐인데, 어느새 슬쩍 자신의 한계를 넘어버렸다는. 볼이 빵빵한 서비스 기획자 이빵순. 대자연이 주는 기적 같은 찰나의 순간을 경험하며, 14박 15일의 대장정을 끝낼 즈음엔 결국 여행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지금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한계를 넘고 있을 빵순씨. 따뜻한 시선의 여행자 ‘이빵순’의 네팔 EBC 트래킹 여행기를 시작한다.
비관이 감탄으로 바뀌는 찰나의 순간
...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안고 그날 묵을 롯지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앉으니 ‘여기 올라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풍처럼 펼쳐진 설산도 점점 익숙해지고, 풍경도 갈수록 돌 또는 눈으로 단순해지는데 눈에 젖어 축축한 신발과 양말, 겁 없이 길 막는 당나귀, 차갑고 퀴퀴한 담요, 천장을 달리는 쥐, 끝없는 두통, 희박한 산소, 그리고 뼛속까지 시린 추위를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견디고 있나. 한참을 그렇게 비관하다, 바람이나 쐬러 밖에 나갔다. 마침 해가 지고 있었고 석양에 비쳐 붉게 물든 아마다블람이 보였다. “와- 진짜 멋지다” 하고 감탄하는 순간 방금의 짜증과 비관을 모두 잊었다. 내 평생 이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하하! 하고선 말아버렸다. 그때 남자친구와 어떻게 풀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와 지금 10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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