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현지인처럼 놀고 싶다면

싱가포르의 유명한 휴양지인 센토사섬. 국내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실 로컬들 사이에서 센토사는 ‘비치 클럽’ 중심지로 유명하다. 비치 클럽은 분위기 좋은 음악, 칵테일, 수영장, 바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을 말한다. 굳이 멀리 여행을 가지 않고도 휴양지 리조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라운지 바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행 일정에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이들을 위해 비치 클럽 세 곳을 엄선했다. 바쁜 시티 라이프에서 벗어나 주말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로컬들과 함께, 센토사를 제대로 즐겨보자!

싱가포르에서 비치 클럽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TBC'라고도 불리는 탄종 비치 클럽! 센토사섬의 가장 안쪽에 있는 이 클럽은 매주 다양한 테마의 파티와 이벤트가 열려 항상 손님들로 북적인다. 바 근처가 두세 명씩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라면, 비치 쪽은 좀 더 왁자지껄 흥겹게 노는 분위기. 비치 클럽인 만큼 주로 듣기 편한 음악을 튼다. 입구 근처에 마련된, 비치 아이템을 판매 중인 소품 코너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바 안에는 수영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칵테일 마시는 사람도 많은 편. 가볍게 한잔하고 가는 것도 괜찮다.

싱가포르 로컬들 사이에서 탄종 비치 클럽은 핫한 싱글 남녀가 모이는 곳이라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약간의 '허세'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 그럼에도 식스팩과 섹시한 비키니를 뽐내는 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건, 부정하지 못하겠다.

탄종 비치 클럽 다음으로 많이 가는 비치 클럽은 FOC 센토사 클럽. 팔라완 비치와 탄종 비치 사이에 있다. 바르셀로나의 비치 클럽 컨셉을 차용했다는 이곳은 간단히 한잔하거나 식사하는 분위기가 좀 더 강하다. 가끔 일렉트로닉 파티가 열릴 때 일부러 찾아가는 마니아 층이 있기도 하다. 스패니쉬 레스토랑&펍인 만큼 타파스를 비롯해 요리와 칵테일의 종류가 다양한 편. 비치 클럽의 뻔한 메뉴(햄버거, 감자튀김 등)도 싫고, 붐비는 것도 싫다면 릴렉스한 분위기의 FOC 센토사를 추천하고 싶다.

센토사 모노레일을 타고 마지막 비치 스테이션에서 내린 후, 섬 안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나 미니 기차를 이용하면 편하게 갈 수 있다. 기사님에게 FOC 센토사를 간다고 하면 친절히 안내해준다. 실로소 비치에서 천천히 해변을 따라 걸으면 20분 정도 되는 거리다. 더운 싱가포르 날씨에 익숙하지 않다면 힘들 수 있으니 셔틀 이용을 추천.

센토사에 위치한 호텔 'W 싱가포르 센토사 코브'는 오픈 때부터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힙한 파티로 인기를 끌었다. 이곳의 풀장은 워낙 넓어서 물놀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다. 재미있게도 비치 클럽을 함께 운영하는데, 우 바(Woo Bar)와 웻 바(Wet Bar)로 나뉜다. 로비에서 이어지는 우 바는 금요일마다 50불에 무제한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프리플로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매달 풀 파티가 열린다. 웻 바에서는 DJ가 흥겹게 음악을 튼다. 해가 질 때쯤엔 W호텔 특유의 네온색 조명이 밝아지면서 힙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45불(세금, 봉사료 불포함)을 내면 풀장을 사용할 수 있다. 풀 파티가 있는 날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파티 일정은 매달 바뀌니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고 갈 것.

싱가포르 여행 일정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수영복을 꼭 챙기자. 오늘 소개한 비치 클럽에서 칵테일 한잔과 함께 선셋까지 느긋하게 즐겨야 하니까.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순간, 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묻는 사람이 많아져 바빠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