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방송에서 소개된 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숲과 설원,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기댄 뒤 하염없이 빠져드는 사색의 시간까지.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여행 방식을 제안하니까.
여기에 마음을 뺏긴 여행자를 위해 준비했다. 낯선 러시아 땅으로 떠날 때 필요한 준비물과 추천 일정, 그리고 알아두면 좋은 팁까지. 남은 것은 티켓을 끊을 용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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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와 극동 시베리아 지역을 연결해주는 열차. 총 철도 길이만 9,288km에 이르며, 쉬지 않고 달리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7일이 걸린다. 일부 노선은 몽골, 중국까지 이어진다. 운행 중 126개의 크고 작은 역에 정차한다.
열차에 탑승한 여행자는 꼬박 일주일 동안 기차 내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하루 종일 기차를 타고 달리며 지나치는 아름다운 풍경, 같은 칸 사람들과 쌓아가는 친밀감은 횡단 열차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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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중적인 경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열차를 타는 것.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한 번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구간별로 기차표를 따로 끊어서 다닌다.
예컨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쭉 가고, 이르쿠츠크에서 며칠 쉬다 다시 열차에 탑승하는 방식이다. 좀 더 멀리 간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다녀올 수 있다.
대표적인 정차 도시
하바롭스크, 울란우데,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리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니즈니 노브고로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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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이라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동부 최대 도시인 하바롭스크로 가는 일정. 하바롭스크까지는 열차를 타고 1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바롭스크에서 OUT 한다.
‣2주 일정이라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로 가는 일정. 중간 중간 내려 다른 도시들을 구경하면 2주 정도 걸린다. 모스크바에서 OUT 한다.
‣한 달 일정이라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까지 돌아보는 일정. 모스크바에서 OUT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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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철도청 홈페이지에서 출발 세 달 전부터 예약할 수 있다. 홈페이지 회원 가입은 필수. 예매 후 반드시 e-티켓으로 출력해 가야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열차는 001М, 002M호와 099Э, 100Э호 등이 있다. 그중 001М호와 002M호가 쾌적하고, 속도도 빠르며 가격도 더 비싸다.
예매 시 주의사항
모스크바는 블라디보스토크보다 7시간 느리다. 열차 예매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예매 시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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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 좌석은 가격에 따라 1등 칸에서 3등 칸까지 세 종류로 나뉜다. 여행의 특성에 맞게 장단점을 파악하여 선택하도록 하자.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주로 2등 칸이나 3등 칸을 선택한다.
좌석 선택 꿀팁 🍯
2, 3등 칸을 더 저렴하게 예매하고 싶다면 1층 침대보다는 2층 침대를 선택하자. 좌석 선택 시 번호가 홀수이면 1층 침대, 짝수면 2층 침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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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칸 - СВ, 에스베
2인 1실로 되어있으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그러나 현지인과의 교류가 없고 비싸다. 티켓 가격은 일찍 구매할수록 가격이 저렴하다. 가격은 40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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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칸 - купе, 꾸뻬
한 객실에서 4명이 함께 생활한다. 노인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주로 이용. 조용하고 안전하지만 맘에 안 드는 이웃을 만나면 이동 내내 힘들어질 수 있다. 가격은 20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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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칸 - плацкартный, 쁠라츠까르뜨늬
열차의 1칸에 38개의 침대가 오픈되어 있다.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어수선하고, 물건 도난의 위험이 있다. 가격은 14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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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각 칸에 화장실이 1-2개 마련되어 있다. 세면대와 변기가 함께 있어 줄이 길어질 때가 있으니, 비어있을 때 미리 이용할 것. 열차가 역에 정차하는 시간(5-10분) 동안에는 화장실 문을 잠가놓는다.
샤워실
개인 샤워실이 구비된 1등 칸을 제외하면 샤워 시설이 없다. 그러나 꼭 필요할 경우 직원에게 얘기할 경우 100-200루블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
식사 시설
모든 열차에 식당칸이 마련되어 있지만 비싸고 맛도 좋지 않아 추천하지 않는다. 침대 좌석마다 작은 테이블이 있기 때문에 각자 가져온 컵라면 등으로 식사를 때우는 게 보통이다. 정차할 때마다 상인들이 간단한 주전부리를 판매하니 이용해보자.
엄격한 금연 규칙 🚭
열차 내에서 음주와 흡연은 금지지만 맥주나 보드카 등 적당한 음주는 허용되는 분위기다. 다만 금연 규칙은 엄격해서 반드시 열차가 정차할 때, 바깥에 나가서만 피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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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량
열차 내에서 먹을 음식은 알아서 챙겨야 한다. 열차에는 뜨거운 물이 항상 구비되어 있어, 뜨거운 물을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기호에 따라 무엇이든 좋다. 2등 칸과 3등 칸에서는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니 넉넉히 가져가길 권한다.
드라이 샴푸, 물티슈
열차 내 샤워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없어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꼭 씻고 싶다면, 열차의 차장에게 이야기하고 유료로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다.
멀티탭
2등 칸 쿠페 좌석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은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동시에 여러 명이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락 용품
책이나 영화, 게임기 등 열차 내 놀잇거리도 꼭 챙겨가야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개인 물품
개인 수건을 스스로 챙겨서 다녀야 하며, 텀블러 등 개인 컵 이용을 추천한다. 귀마개나 이어폰을 챙긴다면 시끄러운 이웃을 만났을 때 유용하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한국에서 2시간이면 도착하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기! 많은 사람이 노선 시작점인 블라디보스토크를 먼저 여행한 뒤, 열차에 탑승한다. 트리플이 준비한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정보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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