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마음에 쏙 드는 도시를 만날 때면 보통 ‘이 도시에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었다. 그런데 리스본은 조금 다르다. 단지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넘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동쪽 끝에서 온 여행자를 이렇게나 잡아당기는 가장 서쪽의 도시, 리스본의 매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 직항 타고 떠나는 포르투갈
9월 11일부터 대한항공에서 인천과 리스본을 잇는 직항 노선을 운항 중이다. 낭만 가득한 여행지로 인기 만점인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트리플과 함께 살펴보자.
정 많고 친절한 리스보에따
길거리에서 우연히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절로 기분 좋아지는 톤의 목소리로 ‘올라’ 인사를 건네고, 창문 밖으로 고개 내밀어 거리를 구경하다 낯선 여행자를 향해 이유 없는 미소를 짓는다. 운전자들은 늘 먼저 지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레스토랑 입구를 못 찾자 그 모습을 본 한 아저씨가 멀리서 뛰어와 “이 벨을 눌러야 해!”라고 말하며 벨을 눌러주고 간다. 리스본에서 만난 리스본 사람들, ‘리스보에따’들은 이렇게나 정이 많고 친절했다.
출처 트리플
거리에서 펼쳐지는 예술
리스본에서 이어폰을 끼고 걷다 보면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버스커들의 무수한 음악 소리에 자꾸 꼈다 뺐다를 반복하다, 결국 아예 빼버리게 된다. 그럴 때마다 괜히 <비긴 어게인 2>의 촬영지였던 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골목길은 스트릿 아트로 빼곡하고, 다양한 색감과 패턴의 아줄레주로 가득해 도시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 같다. 리스본을 여행하는 것은 예술 속을 걷는 일이다.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Lisbon_street_art_03_(13046007744).jpg
한식이 그리워지지 않는 음식
다른 유럽 도시를 여행할 때는 그렇게도 그립던 한식이 어쩐지 리스본에서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리스본에서 접하게 되는 음식들은 한식을 많이 닮았다. 해산물과 고기, 채소 등 식재료를 다양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점도, 어쩐지 얼큰하고 짭조름하며 느끼하지 않은 점도. 특히 각종 해물을 넣고 밥과 함께 끓여 낸 국물 작작한 해물밥에 포르투갈식 고추장인 피리피리 소스를 뿌려 한 스푼 떠먹을 때의 그 시원한 얼큰함이란!
출처 www.pingodoce.pt/receitas/arroz-de-marisco/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
여행은 날씨에 의해 많이 좌우되기 마련. 리스본에도 사계절이 있지만,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를 유지한다. 거기에 미세먼지 하나 없는 청명한 하늘까지 더해지니 이 도시가 두 팔 벌려 나를 반겨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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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언덕과 드넓은 강이 선사하는 풍경
리스본은 천천히 걸어 올라가도 숨이 찰만큼 가파른 언덕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대신 언덕을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점점 더 아름다운 오렌지빛 풍경을 선사하는 도시다. 게다가 바다처럼 넓은 테주 강은 햇빛이 쨍쨍한 날이면 황홀할 정도로 반짝거리며 빛난다. 그저 정처 없이 걸으며 눈 앞에 차례대로 나타나는 풍경들을 찬찬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여행이 된다.
출처 트리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