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는 수많은 미술관, 박물관이 있지만 단 한곳만 갈 수 있다면 브뤼셀 시내에 위치한 벨기에 왕립 미술관을 선택하자. ‘벨기에의 루브르’라 불리는 벨기에 왕립 미술관에서는 플랑드르 미술의 걸작부터 벨기에가 낳은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벨기에 왕립 미술관은 어떤 곳?
정식 명칭은 '벨기에 왕립 순수예술 미술관(The Royal Museums of Fine Arts of Belgium)'으로, 15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작품 2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벨기에 최고의 미술관이다. 총 6개의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올드 마스터스 미술관, 브뤼셀 현대 미술관, 세기말 미술관, 마그리트 미술관이 브뤼셀 시내에 모여 있고 비에르츠 미술관, 뫼니에르 미술관은 교외에 흩어져 있다.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KMSKB,_Brussel002.JPG
어떻게 관람할까?
각 미술관 단독 입장권과 세기말 미술관, 마그리트 미술관, 올드 마스터스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이 있다. 규모가 무척 커, 제대로 관람하려면 온종일이 걸린다. 시간이 없다면 올드 마스터스, 마그리트 중 한곳만 선택하자. 숨은 명작이 많은 것에 비해 붐비지 않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으며,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부족하나마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있고, 뮤지엄숍과 카페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무료 입장과 할인 정보
매월 첫 번째 수요일 오후 1시 이후에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브뤼셀 카드 소지자는 무료 입장, 탈리스 국제열차 승객 혹은 26세 이하의 ISIC 국제 학생증 소지자는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증빙을 지참하자.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KMSKB_2011_Room_Jordaens.jpg
플랑드르의 거장들을 만나는 곳
올드 마스터스 미술관
1801년 나폴레옹에 의해 처음 세워진 벨기에 왕립 미술관의 메인 전시 공간이다. 한스 멤링,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헬, 루벤스와 반 다이크 등 15-18세기 플랑드르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 작품
- 피터 브뤼헬 <이카로스의 추락>제목은 <이카로스의 추락>이지만, 추락하는 이카로스는 아랑곳없이 밭을 갈고 있는 농부의 모습이 더욱 눈에 띄는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벨기에의 7대 보물 중 하나.
- 피터 브뤼헬 <반역 천사의 추락>브뢰겔의 또 다른 명작으로, 선과 악, 미덕과 악덕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BTS의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던 작품이다.
- 피터 폴 루벤스 <성모 승천>궁정 화가로 활동했던 루벤스는 스케일이 큰 종교화를 많이 그렸다. 성모 승천을 주제로 그린 작품도 여럿인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안트베르펜 노트르담 대성당에 있는 것과 왕립 미술관에 있는 작품이다.
근현대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브뤼셀 현대 미술관
다비드, 달리, 파브르 등 18세기 후반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현대 작품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왕립 미술관 내의 다른 전시 공간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편이나 <마라의 죽음> 하나만 봐도 뿌듯하다.
알아두면 좋아요!
2024년 8월 9일 기준, 브뤼셀 현대 미술관은 현재 보수 공사 중으로 이용이 불가하다.
자크 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프랑스 혁명 당시 급진적인 혁명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장-폴 마라가 목욕을 하던 중 찾아온 코르데이에게 암살당한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화가인 자크 루이 다비드는 마라의 절친한 친구였다.
출처 ko.wikipedia.org/wiki/%EB%A7%88%EB%9D%BC%EC%9D%98_%EC%A3%BD%EC%9D%8C#/media/%ED%8C%8C%EC%9D%BC:Jacques-Louis_David_-_Marat_assassinated_-_Google_Art_Project_2.jpg
19세기 후반 미술의 집약
세기말 미술관
1868년은 벨기에 예술가들이 현실주의 회화와 예술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조직한 순수예술 자유 협회가 출범한 해다. 세기말 미술관에는 1868년부터 1914년 사이의 작품들이 모여 있으며, 콘스탄티 뫼니에르, 제임스 엔소르, 폴 고갱 등을 볼 수 있다.
폴 고갱 <녹색의 그리스도>
후기 인상주의에 속하는 화가인 고갱은 현실적인 묘사보다 주관적인 이미지를 중시했다. <녹색의 그리스도>는 그의 그림 <황색의 그리스도>와 함께 상징주의 회화의 대표 작품으로 여겨진다.
출처 en.wikipedia.org/wiki/File:Paul_Gauguin_028.jpg
초현실주의 대가의 작품들
마그리트 미술관
르네 마그리트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20세기 전반 동안 브뤼셀에서 주로 활동한 초현실주의 화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30여 점의 작품이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에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파이프 그림으로 유명한 <이미지의 배반> 같은 몇몇 대표작은 미국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알아두면 좋아요!
· 가장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간다. 한 층 한 층 내려오면서 마그리트 작품의 시대별 변천사를 살펴본 뒤, 지하 1층(0층)으로 내려와 영상까지 관람하면 관람이 마무리된다.
· 브뤼셀 근교의 라켄 지역에는 마그리트가 살았던 집이 남아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가 사용했던 가구와 생활용품, 작품 몇 점을 볼 수 있다.
대표 작품
- 르네 마그리트 <회귀>마그리트는 새, 물고기, 나무, 파이프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지만 이를 참신하게 배치해 생소한 느낌을 환기한다. <회귀>는 새와 새알, 낮과 밤이 한 화폭에 동시에 나타나 삶의 순환을 암시한다.
- 르네 마그리트 <골콩드>남자들은 풍선처럼 떠오르는 것도 같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남자들의 옷차림은 마그리트 본인도 즐겨 입던 스타일이라, 그의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이라 해석되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골콩드>는 미국에 소장돼 있지만 브뤼셀에서도 다른 버전의 그림을 볼 수 있다.
-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빛의 제국> 혹은 <빛의 왕국>이라 불리는 이 작품에는 작은 도시의 집과 나무, 가로등, 하늘이 차분하게 그려져 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한낮의 밝은 하늘과 밤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 빛이 공존하여 낯선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