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의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 온실은 자동화 되어 있고 품종 개량으로 수천 종이 넘는 튤립을 보유하며 세계 꽃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3월 말에서 5월 말 사이에 방문한다면 튤립으로 가득한 암스테르담을 만날 수 있다.
튤립은 유럽에서 시작된 꽃이 아니다?
튤립은 이슬람교도의 터번에서 따온 이름이다. 네덜란드로 비행기로 5시간이 걸리는 이곳과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16세기 네덜란드는 대항해시대를 맞이해 급성장한다. 터키에서 들어온 무역상 하를럼과 레이던이 간척지마다 튤립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먹을 식량을 심기도 좁은 땅에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재배한 튤립을 다른 나라에 비싸게 팔아 돈을 벌고 식량을 수입해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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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값이라니!
이국에서 온 튤립은 사람들에게 인기였다. 1년 중 비 오는 날이 절반 이상인 네덜란드에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 모양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인기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도를 넘어선 것이 문제. 1630년대에는 튤립 구근을 마구 사들이는 투기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 노동자 한 사람이 일주일에 버는 돈이 2.8길더였는데 튤립 구근 가운데 6천 길더에 이르는 것도 있었으니 투기라고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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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와 튤립
화훼 품종 개량 기술이 뛰어난 네덜란드는 튤립을 꾸준히 개량해 왔는데 그중에서 색이 뚜렷하고 병충해에도 강한 품종을 렘브란트 튤립이라 불렀다. 한 번도 튤립을 그린 적 없는 렘브란트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단순히 네덜란드를 상징하기 때문. 정작 렘브란트는 튤립 투자로 손해를 많이 본 인물이다. 17세기 튤립 투기에 동참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은 곧 사그라져 파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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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을 나눠드립니다.
암스테르담 사람들은 유럽에서 가장 빨리, 따뜻한 봄을 맞이한다. 기후 얘기가 아니다. 1월 셋째 주 담 광장에서 내셔널 튤립 데이(National Tulip day)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 튤립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이 행사는 담 광장에 약 수십만 개의 튤립을 펼쳐두고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누구 하나 과하지 않게, 뒷사람을 배려해 나눠 가지며 올해의 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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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여기서 볼까요?
시내 중심에 위치한 튤립 박물관
암스테르담 튤립 박물관
16세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선물 받아 네덜란드 국화가 된 ‘튤립’을 주제로 꾸몄다. 튤립의 역사와 재배 방법을 전시한 박물관 지하에서는 튤립 한 송이에 집 한 채 값을 호가하던 ‘튤립 투기 사건’의 전말도 만날 수 있다. 1층에서는 기념품과 구근을 판매하는데, 만약 ‘렘브란트 튤립’이 있다면 구입해 보길 추천한다. 색이 뚜렷하고 병충해에 강해 귀한 품종으로, 키우는 동안 지난 여행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출처 facebook.com/AmsterdamTulipMuseum/photos/a.1249471698423956/2353659178005197/?type=3&theater
튤립 한 송이 사볼까
꽃 시장
암스테르담 운하 중심에 있는 싱헐 운하를 따라 꽃향기가 그득하다. 1862년부터 시작된 꽃 시장은 하우스 보트처럼 바지선을 대고 위에 상점을 꾸렸다. 비밀을 간직한 듯 꽃잎을 모은 튤립부터 수선화, 카네이션 등 모든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다. 세계 여행자들이 찾다 보니 튤립을 이용한 기념품과 구근도 함께 판매한다.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Amsterdam_Bloemenmarkt_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