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임에도 여행 계획 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기적적으로) 다가오는 여름엔 다시 여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난 샌프란시스코 여행 사진을 꺼내 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대도시이면서도 바다를 옆에 두고,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좋아하죠. 저도 같은 이유로 샌프란시스코를 엄청 사랑합니다.
하지만 작년 5월에 다녀온 샌프란시스코는 조금 다른 이유로,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① 첫 번째 순간
오라클 파크와 류현진 선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도 전에 오라클 파크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도, 도착한 날이 LA다저스 류현진 선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발 등판 하는 날이었거든요.
티켓도 비행기 타기 전날 밤에 예약했습니다. 꽤 비싼 가격이었지만, 이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조금 무리를 했어요. 류현진 선수와 최대한 가까운 1층 자리로요.
다니엘 님의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
다니엘 님의 사진
구장에 따라 홈, 원정의 덕아웃이 바뀐다고 해요.
다니엘 님의 사진
전광판으로 크게 보니 더 반가운 RYU!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2:1 승리. 류현진 선수도 우리의 응원을 들었는지 컨디션이 좋아 보였어요. 10시간의 비행과 3시간의 입국심사를 끝내자마자 경기장으로 달려온 열정(?)의 보상이자 환영 인사라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숙소로 돌아와 그대로 뻗을 수 있었어요. 강제 시차 적응은 덤이고요.
다니엘 님의 사진
야구장에 왔으니 맥주와,
다니엘 님의 사진
핫도그!
다니엘 님의 사진
오라클 파크는 경기장 전체를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어요.
② 두 번째 순간
와인과 함께한 날들
많은 사람이 ‘캘리포니아 와인’하면 나파밸리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최근 들어서는 산타크루즈 일대의 와이너리도 주목받고 있어요. 나파밸리까지 가기에 일정이 빠듯한 여행자라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일정이 넉넉한 여행자이기에, 나파밸리와 산타크루즈 모두 방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실리콘밸리 근처의 릿지 빈야드 와이너리. 프랑스 와인을 넘볼 만큼 퀄리티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에요.
다니엘 님의 사진
높은 산 위에 위치해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좋아요.
다니엘 님의 사진
생각보다 훨씬 캐주얼하고 편한 분위기죠.
제가 방문한 날은 '아상블라주 테이스팅'이 열리는 날이었어요.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을 병에 넣기 전, 여러 가지 배율로 조합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날이죠.
이 말은 곧 원하는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도 함께 제공하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다니엘 님의 사진
1981년산 몬테 벨로. 맛은... 복잡합니다.
음식도 너무 맛있었어요. 행복한 순간 +_+
그다음 날, 우리는 나파밸리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스택스 립 와이너리예요.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만약 이곳에 가보길 원한다면 홈페이지나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워낙 인기가 좋은 곳이라서요.
다니엘 님의 사진
넓은 포도밭에는 아직 어린나무들로 가득합니다.
다니엘 님의 사진
와인 애호가인 척 슬쩍 멋을 부려봅니다.
리셉션에서 간단히 체크인을 하고, 테이스팅룸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의 테이스팅 가격은 1인당 $45. 우리나라 돈으로 5만 5천 원 정도예요. 와인을 구매하면 테이스팅은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고 하니,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문의해보세요.
저와 일행은 와인을 들고 테라스에 마련된 자리로 옮겼습니다. 어제 갔던 릿지 빈야드 와이너리와는 반대로, 넓은 평야에 포도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다니엘 님의 사진
테이스팅 룸에서 서빙이 끝나면 테라스도 이용할 수 있어요.
다니엘 님의 사진
마치 고전 문학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 (현실은 소작농)
③ 세 번째 순간
다시, 샌프란시스코
이번 여행에서 근교 여행이 더 기억에 남았던 건, 5월의 샌프란시스코 답지 않게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보통 5월의 샌프란시스코는 여행하기 가장 좋은 날씨래요. 그런데 기후 변화 때문인지 작년 5월에는 기온이 낮고, 비 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조금 낯설고,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다시 사진을 꺼내 보곤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어도, 여전히 따뜻하고 낭만적인 구석이 많은 도시라는 게 새삼 느껴졌거든요.
다니엘 님의 사진
뮤어 우즈 국립공원. 이곳을 지나 스틴슨 비치까지.
다니엘 님의 사진
비 오는 샌프란시스코. 일반적으로 5월엔 날씨가 좋습니다.
다니엘 님의 사진
피셔먼스 워프 근처 매리타임 가든은 노을을 감상하기 좋아요.
다니엘 님의 사진
방향을 수동으로 바꾸는 케이블카.
다니엘 님의 사진
미션 돌로레스 공원 근처에 맛있는 카페와 베이커리가 많죠.
다니엘 님의 사진
알라모 스퀘어 공원. 페인티드 레이디스가 유명합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 버린 5월. 다시 전 세계에 시원한 여름이 찾아오길, 많은 사람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안전하게 누비고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