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기, 베를린 대표 클럽

독일인은 ‘잘 못 놀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독일은 밤문화가 매우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티 베를린만큼은 예외.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수많은 클럽은 뜨겁게 밤을 지새우는 청춘의 열기로 불타오른다. 유행을 선도하는 디제잉과 화끈한 분위기로 베를린의 클럽은 전 세계에 명성이 자자하다. 오직 클럽에서 놀기 위해 일부러 베를린에 찾아오기도 하고, 추운 겨울 밤에도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하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분위기가 뜨겁고(뜨겁다 못해 하드코어적이고), 테크노 음악을 선호한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만큼 입구에서 입장을 거부당하는 여행자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복장을 잘 차려 입어도 경비원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Sorry”라는 말도 없이 쫓아내는 곳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다. 쫓아내는 기준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마도 ‘화끈하게 놀지 못할 사람’처럼 보이면 돌려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너무 뜨겁고, 너무 엄격한 곳이라 쉽게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당신이 베를린의 클럽 문화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필히 방문해야 할 곳이다.

워낙 악명이 높지만 꼭 들어가보고 싶은 여행자가 많다보니 재기발랄한 네티즌이 베르크하인 시뮬레이터 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캠과 마이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가상의 입장 검사 질문에 대답하면, 당신이 베르크하인에 들어갈 수 있는지 예상결과를 알려준다. 표정, 말투, 억양 등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다고 한다. 모바일로는 이용이 불가하고, PC로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https://berghaintrainer.com/)

독일어로 ‘금고’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클럽. 금고를 형상화 한 듯한 쇠창살은 오히려 감옥의 느낌을 주어 분위기가 더욱 특이하다. 베르크하인이 등장하기 전 테크노 클럽으로 베를린에서 단연 으뜸이었고, 지금은 최고의 자리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린다.

복장심사도 허술한 편이고, 음악 선곡이나 분위기도 일반적인 클럽과 비슷하다. 베를린 클럽의 특별한 에너지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다. 만약 너무 뜨거운 분위기 또는 악명 높은 복장심사는 피하고 싶다면,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모든 클럽은 만18세 이상부터 입장할 수 있다.

유명 클럽은 지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디제잉 또는 공연이 펼쳐진다. 대부분 밤 늦게 시작해 아침까지 이어지는데, 프로그램마다 시작 시간에 차이가 있으니 클럽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유명 클럽은 평일 밤도 시끄러운 편이지만, 베를린 클럽의 명성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온 몸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찾아가야 한다.

입장권은 처음에 한 번 요금을 지불한다. 따로 티켓은 없고 손등이나 팔목에 도장을 찍어준다. 이 도장이 지워지지 않으면 주말 내내 재입장이 가능하다. 예약은 없다. 무조건 선착순이다. 그래서 유명 클럽은 몇 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선다.

입장 후 주류와 음식은 별도로 주문하는데, 시중 가격보다 크게 비싸지 않아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다.

베를린 클럽은 복장심사로도 악명이 높다. 오죽하면 구글에 “How to get into Berlin’s club?” 같은 질문이 잔뜩 올라온다. 클럽 입구에 경비원이 입장객을 훑어보면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은 입장을 거부한다. 항의도 소용 없다. 너무 점잖은 옷, 너무 후줄근한 옷, 또는 너무 노출이 심한 옷이 문제가 되니 세련된 캐주얼을 입는다 생각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만약 세련된 캐주얼을 입고도 입장이 거부되는 곳이라면 애당초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내부에서 문화충격을 받을 정도의 광경이 펼쳐질 확률이 높으므로.

성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남성 또는 여성의 단체의 입장이 제지되는 경우가 많다. 단체의 경우 남녀의 성비가 비슷할수록 유리하고, 혼자 또는 소규모 일행이라면 괜찮은 편이다.

대부분의 클럽은 내부의 사진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카메라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퇴장 사유가 되기도 한다. 혼잡하고 어두운 공간이니 카메라를 포함한 귀중품은 모두 놔두고 가볍게 찾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클럽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술 취해 시비가 붙거나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오해가 생길 일은 스스로 삼가고, 상대가 시비를 걸면 내부의 안전요원을 불러 단호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간혹 마약을 권하는 사람도 있지만 괜한 호기심은 부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