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역사는 곧 이스탄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스크이면서도 성당인 이곳은 이스탄불 특유의 혼재된 문화와 종교, 역사를 잘 보여준다. 비잔틴 제국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스탄불의 역사, 종교, 문화에 대해 모두 배울 수 있는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주요 관람 포인트를 동선에 따라 소개한다.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는 어떤 곳?
아야 소피아의 역사
하기아 소피아, 성 소피아 성당으로도 불리며,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비잔틴 제국 시기인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에 의해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처음 세워졌다. 이후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통치 시기인 6세기 재건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는 완공된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아름다움에 감격해 ‘솔로몬이여, 내가 그대를 이겼노라’라고 외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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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건축 양식의 배경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문화가 한 데 혼재되어 있다. 13세기 라틴 제국에 의해 점령당했던 때에는 로마 가톨릭교회 성당으로 지어져 돔의 구조에 성화 모자이크가 새겨졌다. 이후 오스만 제국이 지배하면서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어 석조 탑인 미나레트가 세워지고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미흐라브가 추가되어 두 양식이 혼재하게 되었다. 이 특징 덕분에 기독교와 이슬람 신자 모두가 성지순례를 오는 장소이기도 하다. 구조는 내외부 복도와 2층 규모의 본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포인트마다 기독교와 이슬람 양식을 비교해보며 관람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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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소피아 입구
미나레트 : 하늘을 향해 솟은 네 개의 탑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외관. 그중 약 60미터 높이의 4개의 미나레트가 눈에 띈다. 이슬람 건축 양식에서 모스크 옆에 하늘을 향해 솟은 탑을 일컬어 ‘미나레트’라고 한다. 처음 성당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이슬람 사원이 아니었기에 존재하지 않다가, 비잔틴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게 정복당하고 모스크로 개조되면서 미나레트가 세워졌다. 각각의 미나레트가 세워진 시기는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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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랑과 내랑 : 기도 전 준비하던 공간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본당으로 들어가기 전 외랑과 내랑을 지나가게 된다. ‘현관문' 쯤 되는 곳으로, 본당으로 기도를 드리러 가기 전 준비를 하던 곳이다. 외랑은 별다른 장식이 없고, 내랑의 경우 본당과 이어지는 가장 큰 문이 있는데 이것이 ‘황제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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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문 : 황제가 지나던 문
황제만이 드나들 수 있던 문.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본당과 이어져 있는 아홉 개의 문 중 중심에 위치하며 크기도 가장 크다. 황제의 문 위에는 비잔틴 제국의 황제였던 레오 6세가 무릎을 꿇은 채 예수에게 경배하는 모자이크가 있는데, 이는 레오 6세가 황제로서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속죄하기 위한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다.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Imperial_Gate_Hagia_Sophia_2007a.jpg
1층
돔 : 비잔틴 건축의 신비로움
본당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상징. 직경 31.87미터, 높이 55.6 미터의 중앙 돔은 비잔틴 건축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내부에서 봤을 때 그 웅장함에 더욱 압도당하게 된다. 기둥도 없이 거대한 돔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당시의 기술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는 세계 8대 불가사의에 꼽히기도 한다.
출처 ayasofyamuzesi.gov.tr/tr/foto-galeri
미흐라브 :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수단
우선 1층 가장 안쪽으로 이동하면 이슬람 건축양식인 미흐라브가 자리해 있다. 성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이슬람교의 사원인 모스크에서는 교회나 성당에서처럼 예수상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아치형의 미흐라브가 있다.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미흐라브는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는데, 건물이 먼저 지어지고 이후 모스크로 개조하면서 메카의 방향을 따라 건축했기 때문이다.
출처 ayasofyamuzesi.gov.tr/tr/i%C3%A7mmihrap
소원의 기둥 : 손가락 돌리며 소원 빌어보기
1층 내부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주하게 되는 청동판으로 덮인 기둥. ‘땀 흘리는 기둥’으로도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두통에 시달리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기둥에 기댄 후 통증이 사라졌고 그 후로 사람들은 기둥의 치유력을 신봉하게 되었다고 한다. 청동판은 돌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 사람들이 돌의 치유 기운을 받기 위해 청동판을 뚫었다고 한다. 지금은 기둥의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넣고 360도를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다. 소원을 빌기 위해 모인 여행자들로 항상 북적여 긴 줄을 기다려야 비로소 손가락을 넣어볼 수 있다.
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Wish_column_2.JPG
2층
2층 회랑
‘땀 흘리는 기둥’에서 입구 쪽으로 향하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2층은 주로 여자들이 사용하던 곳으로 황후 역시 이곳에서 예배를 보았다고 한다. 2층 서쪽 회랑 가운데 원이 그려진 곳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아래층이 한눈에 보이므로 꼭 올라가 보자. 또 남쪽 회랑에는 ‘천국의 문'이라고 불리는 하얀 대리석 문이 있는데 이곳에는 잘 보존된 모자이크 성화들이 남아있다.
출처 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Upper_gallery_Hagia_Sophia_2007_006.jpg
대형 원판 : 시선을 사로잡는 8개의 대형 원판
들어가자마자 중앙 돔과 함께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이 바로 금색으로 글씨가 써진 직경 7.5미터 크기의 대형 원판이었을 것이다. 이 원판은 2층으로 올라오면 더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다. 술탄 압물메지트 통치 시기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 모스크로 수리했을 때, 당대의 유명한 서예가였던 카디아스커 무스타파 이젯 에펜디가 쓴 것이다. 이곳에는 알라 신, 모하메드, 이슬람의 초기 4대 칼리프들의 이름 등이 적혀있다.
출처 ayasofyamuzesi.gov.tr/tr/foto-galeri
비잔틴 예술의 정수, 모자이크화
오스만 제국이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면서, 모자이크 성화가 우상숭배라고 생각해 성당에 있던 모자이크화를 모두 석회로 뒤덮었다. 20세기에 들어 튀르키예 공화국 정부가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박물관화를 선언한 다음에야 복원 작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아래 소개한 순서대로 모자이크화를 감상하며 비잔틴 예술의 정수를 감상해보자.
레오 6세 모자이크
본당으로 통하는 문인 황제의 문 위에는 레오 6세가 무릎을 꿇은 채 예수에게 경배하는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화가 있다. 예수가 왼손에 들고 있는 성경에는 그리스어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적혀 있으며, 양 옆으로는 성모 마리아와 대천사 가브리엘이 그려져 있다. 제작 시기는 9세기 후반에서 10세기 초반으로 추정된다.
・ 위치 : 1층 황제의 문 위
출처 ayasofyamuzesi.gov.tr/tr/mozayasofyan%C4%B1n-mozaikleri
애프시스 모자이크
미흐라브가 있는 1층 본당의 가장 안쪽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은 채 보석으로 장식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 있다. 이는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화로 알려져 있다.
・ 위치 : 1층 미흐라브 위쪽 돔
출처 ayasofyamuzesi.gov.tr/tr/mozapsis-mozai%C4%9Fi
데이시스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내에서 가장 유명한 모자이크화. 성모 마리아와 세례 요한이 심판자인 예수에게 인류의 죄를 용서해줄 것을 간청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데이시스’라는 제목 또한 '간청', '기원'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 위치 : 2층 초입
출처 ayasofyamuzesi.gov.tr/tr/mozdeisis-kompozisyonu
조에 황후 모자이크
조에 황후와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인 콘스탄티누스 9세의 사이에서 둘을 축복하는 예수를 묘사한 작품. 11세기에 제작되었다. 예수 양옆의 글자 IC와 XC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나타내는 모노그램이라고 한다. 조에 황후는 결혼을 총 세 번 하였는데, 재혼할 때마다 모자이크 속 남편의 얼굴을 바꾸었다고 한다.
・ 위치 : 2층 가장 안쪽
출처 ayasofyamuzesi.gov.tr/tr/mozzoe-mozai%C4%9Fi
수누 모자이크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올 때 볼 수 있는 작품.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콘스탄티노플을, 유스티아누스 대제가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를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10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의 복원을 마칠 무렵인 1849년에 발굴되었다.
・ 위치 : 1층 출구
출처 ayasofyamuzesi.gov.tr/tr/mozsunu-mozai%C4%9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