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된 핫플레이스, 도쿄의 '힐즈' 총집합

도쿄 도심지에 노후 지역이 생기면 얼마 후 그곳은 미래 도시로 환골 탈태하고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다. 그 이름이 바로 '힐즈'. 2003년 롯폰기 힐즈가 포문을 연 이래 약 20년 남짓되는 세월 동안 도쿄에는 총 10개의 '힐즈'가 들어섰고, 그중 여러 곳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 중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춘, 도쿄의 보증된 핫플레이스의 이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네 곳의 '힐즈'를 하나하나 파헤쳐 본다.

부동산 개발 회사인 ‘모리빌딩 주식회사’의 재개발 브랜드. 기존의 빌딩을 리모델링하는 방식과 슬럼화된 구역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이 있다. 최고의 건축 사무소를 기용해 최신 기법을 이용한 빌딩을 건축하며 주거 및 사무 공간을 중심으로 공연장, 미술관, 전망대, 쇼핑몰 등 다양한 시설을 한 몸에 담은 복합 공간을 선보인다. 볼거리와 할거리가 풍부한 것은 물론 도시 생활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제공한다.

2003년 4월에 탄생한 최초의 ‘힐즈’. 야트막한 언덕 위에 마치 성채 같은 건물을 두르고 그 위에 초고층빌딩을 세운, 마치 미래도시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다. 슬럼화가 진행되던 롯폰기 일대를 대규모로 재개발해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인 ‘모리 빌딩’을 중심으로 방송국, 쇼핑센터, 미술관, 전통 정원, 공연장, 호텔 등을 모은 다기능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외계인이 지구의 평화를 위해 불시착한 장소라는, 건축물로서는 파격적인 세계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픈 당시에는 하루 평균 무려 10만 명이 방문하는 최고의 관광지였으나, 현재는 관광지보다는 최고급 주상복합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다만, 롯폰기를 돌아볼 때 꼭 들르는 필수 코스라는 점은 여전하다.

1927년 세워졌던 오모테산도의 명물이자, 흉물 도준카이 아오야마(同潤会青山) 아파트를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세운 쇼핑 중심의 복합 공간. 아파트 단지 하나 규모의 부지를 건물 하나가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규모인데, 겉으로 봤을때는 그냥 큰 건물로만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감히 예술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이 나온다.

이 아름다운 공간을 설계한 사람은 다름아닌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이다. 쇼핑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오로지 건물만 보기 위해서 들를 가치가 있는 곳이다.

관공서와 사무용 건물이 밀집한 지역인 도라노몬에 자리한 비즈니스 중심의 복합 공간. 2014년에 문을 열었으나 현재까지도 꾸준히 공사를 지속하며 몸집을 불려나가는 중이다. 모든 교통관련 시설은 지하에 집중하고 지상에는 넓은 공원을 중심으로 오피스 건물, 호텔, 레지던스,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비즈니스 중심 공간이다보니 관광객이 볼 거리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편리한 교통과 뛰어난 환경, 비즈니스를 위해 밀집한 여러가지 시설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2023년 가을에 문을 연, ‘힐즈’계의 따끈따끈한 뉴 스타이다. 롯폰기, 아카사카, 도라노몬 일대의 넓은 땅을 재개발해 조성한 복합 공간으로, 호텔, 상가, 레스토랑, 사무실, 주거지 등 기존의 복합공간 요소에 공원, 학교, 병원 등 생활 기반 시설을 강화해 마치 도심 속에 자리한 하나의 마을과 같은 공간을 꾸미고 있다. 중심부에 위치한 모리 JP 타워는 현재 상황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에디터 정숙영 작가
1n년째 여행작가.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무작정 따라하기 이탈리아>, <금토일 해외여행>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mickey_nox_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