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살고 있는 나는 친구들의 방문이 늘 고맙고 반갑다.
하지만, 이미 여러차례 후쿠오카에 방문한 적 있는 친구들에게 새로운 스팟을 보여줘야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 게다가 이번에는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친구를 위해 힐링 스팟을 찾아야 한다는 미션아닌 미션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후쿠오카 인근, 구마모토의 아소산. 힐링과 새로움이 필요한 친구도 만족할 것이 분명했다.
내 시야에 아소산이 들어온 것은 인터넷에서 본 사진 때문이었다. 사방이 초록초록한 초원에서 말이 뛰어 노는 모습이 '일본 맞아?'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이국적이었던 것.
게다가 인근에 일본 여행의 느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온천 마을이 있다는 점도 좋았다.
다만, 후쿠오카에서 차로 이동하기에는 조금은 무리. 운전초보인 내겐 길이 너무나도 구불구불해 보여 망설였는데, 때마침 버스 투어를 발견해 버스 투어를 예약했다.
하타카 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반 만에 도착한 첫 번째 도착지는 쿠사센리가하마. 말을 보기도 하고 직접 타볼 수도 있는 사진 속 바로, 그 초원이다.
아쉽게도 투어 중 내내 비가 내리고 날이 흐렸는데, 맑은 날에는 9개의 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날이 흐린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산신령이 나올 것만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도 나름 좋았다.
(TMI💬 가이드님 왈, 이렇게 안개가 심한 날은 가이드 생활 중 처음 보셨을 만큼 매우 드물다고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번에는 구마모토의 또 다른 명소인 아소 신사와 상점가들이 밀집해있는 몬젠마치로 이동!
아소 신사는 곳곳에 신성한 물이 나오는 곳이 많아 '물기순례'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건 아소 신사 입구 왼쪽에 있는 곳. 이 물을 마시면 불로장수한다고 해서 페트병을 들고 와 물을 담아 가는 사람들도 많고, ‘초 미네랄’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한다.
빵을 좋아한다면 몬젠마치에 있는 작은 베이커리, 타노야에도 들러보자. 이곳의 시그니처는 슈크림으로 130엔의 저렴한 가격에 많이 달지 않아 후식으로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다음 코스는 아소산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볼 수 있는 대관봉(다이칸보) 전망대. 하지만 하필이면 대관봉에 도착했을 때 안개가 최절정에 이르러서 앞이 뿌옇기만 했다 🥲 그래서 대관봉에서는 빠르게 이동하고, 온천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아쉬워하는 우리를 위해 기사님이 쿠로가와 온천으로 가는 길에 있는 센바츠루시카 공원에 들러주셨다. 동물 형태로 깎은 나무 조각상들이 있는 넓은 공원이었는데 대관봉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고대했던 대망의 마지막 코스는 쿠로가와 온천 마을! 최근 다녀온 오사카 인근의 아리마 온천이 비교적 밝고 활기찬 느낌이었다면, 쿠로가와 온천은 조용하고 느릿느릿한 느낌이었다. (애석하게도 두 곳 다 비 내리는 날 방문했다 😂)
온천 마을에 가면 무조건 온천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꼭 그렇지는 않다. 온천마을 자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뿐만이 아니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족욕탕도 있어 가볍게 체험만 해보아도 좋다.
쿠로가와 온천에는 100엔을 내고 들어가는 족욕탕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족욕탕이 4~5군데 있는데, 나는 마을 입구 쪽 이코이 료칸 앞에 있는 무료 족욕탕을 이용했다.
료칸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인근에 자판기와 온천수 성분이 들어가 있는 입욕제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어 편리하다. 족욕탕 옆에는 앉아서 불을 쬘 수 있는 공간도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다.
후쿠오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이지만, 구마모토처럼 인근의 규슈 지역을 함께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다.
편리한 버스 투어로 뚜벅이 여행자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후쿠오카 여행! 나는 물론이고, 친구들도 대만족한 아소산으로 색다른 힐링 여행을 떠나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