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ony Pham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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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제주도, 푸꾸옥

아침 5시가 조금 넘어 푸꾸옥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은 겨울이었다. 공항 화장실에서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버리는 것으로 푸꾸옥 여행을 시작했다. 베트남 남쪽의 작은 섬. 베트남의 제주도, 푸꾸옥은 일 년 내내 따뜻한 여름이다.
일상을 엿보는 여행
이른 아침이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시간이다. 푸꾸옥의 하루는 새벽 일찍 시작된다. 오전 5시 정도면 즈엉동 시장이 활기를 띠고, 어선들은 조업을 떠난다. 관공서는 7시 30분에 업무를 시작한다. 아침 장사를 하는 대부분의 쌀국수집 역시 새벽부터 문을 연다.
쌀국수 한 그릇으로 베트남의 아침을 열어본다. 푸꾸옥의 명물 오징어 국수를 먹는다. 캄보디아의 영향을 받은 남부식 쌀국수인 후띠유다.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밤 비행기에 시달린 속을 달래준다. 베트남에 왔다는 게 부쩍 실감 난다. 쌀국수집을 나와선 가까운 딘 커우 사원을 둘러봤다. 아침 바다는 잔잔하고 사원은 고요했다. 저녁 무렵이 되면 일몰을 보러 오는 이들로 붐비는 딘 커우 사원이지만, 이른 아침에는 한적했다.
사방이 바다인 푸꾸옥 사람들은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한다. 그들이 안전한 조업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곳이 딘 커우 사원이다. 바다의 여신 티엔허우를 모신다. 꼬불꼬불한 돌계단을 오르면 제단과 등대가 나온다. 아침부터 몇 사람이 와서 기도하고 있다. 작은 사원이지만 푸꾸옥 사람들의 삶이 엿보인다.
낮의 시장과 밤의 시장
박솔희 님의 사진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보는 데는 시장만 한 곳이 없다. 푸꾸옥의 대표 재래시장인 즈엉동 시장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갖가지 해산물과 육류, 과일, 채소, 후추, 소스류, 주전부리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베트남 본토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 한적하기만 한 푸꾸옥에서 가장 붐비는 곳 역시 시장이다. 빵빵대는 오토바이와 인파로 혼잡했지만 사람 냄새만큼은 물씬했다.
박솔희 님의 사진
야시장은 여행자를 위한 곳이다. 낮의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파가 몰리지만, 다른 점은 호객 행위가 있다는 것. 어눌한 한국어로 ‘언니’ ‘오빠’를 부르며 샘플을 나누어주는 맛땅콩 가게의 점원들, 차가운 철판에서 아이스크림을 비비는 소리, 지글지글 익어가는 해산물…. 차가운 맥주와 함께 여행지의 밤도 함께 무르익는다.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남쪽 바다
푸꾸옥 여행 최고의 체험거리는 단연 해상 케이블카다. 총 길이 7,900m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혼똠 섬까지 약 20분간 이동한다. 180m 높이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눈에 담는 시간이다.
박솔희 님의 사진
푸꾸옥은 크게 북부와 중부, 남부로 나누어진다. 북부는 빈펄 리조트로 유명한 빈 그룹, 중부는 노보텔 등 여러 리조트를 운영하는 CEO 그룹, 남부는 선 그룹이 투자해 개발하고 있다. 선 월드 해상 케이블카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선 그룹의 작품.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보이는 다섯 개의 섬에는 각각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으로, 이제 겨우 부지를 확보했거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푸꾸옥 선셋
서쪽 바다 너머로 해가 넘어간다. 해변의 사람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어 주홍빛 바다의 사진을 찍기 바쁘다. 푸꾸옥에 오면 꼭 선셋을 봐야 한다고 했다. 넘실대는 바다만 있다면, 섬의 어디라도 일몰 포인트가 된다. 시원한 칵테일 한 잔과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박솔희 님의 사진
맛 좋은 쌀국수가 있고, 사원과 야시장이 있고, 환상적인 전망을 선사하는 케이블카와 가성비 좋은 리조트가 있지만, 이 작은 섬에 가장 많은 것은 그저 푸른 바다다. 일 년 내내 여름인 곳, 언제라도 바닷물에 몸을 적실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푸꾸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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