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국에서 맞게 된 일상. 새로운 출발을 위해 낯선 도시에서의 한 달 살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여러 영상과 사진을 살펴보며 고심끝에 선택한 도시는 바로, 베트남의 하롱베이.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하롱베이는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기 위한 여행지로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어요.
하롱베이에서 시작해 하노이, 닌빈 등 인근 도시까지 알차게 즐긴 저의 30일간의 베트남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자 신청. 30일 체류 가능한 베트남의 전자비자 (E-VISA)는 사이트를 통해 간단하게 발급받을 수 있었어요.
이 밖에도 오랫동안 머물 가성비 좋은 숙소를 알아보고, 현지 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랩(Grab)을 한국에서 미리 다운로드해 본인 인증을 해두었습니다.
한 달간 머물렀던 주요 지역은 하롱베이의 꽝린.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푼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동네 탐방이었습니다. 주변에 마트와 시장, 맛집 등을 찾아보며 동네의 분위기를 살피고, 방문해야 할 곳들을 눈도장을 찍어두었어요. 꽝린은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이라, 분위기 좋은 식당과 카페도 꽤 많아보였어요.
하롱베이에는 주택가마다 시장들이 꾸려져 있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현지의 싱싱한 식재료를 구하기 좋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베트남 가정식 반찬도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에요.
더 다양한 식재료와 신선한 과일이 먹고 싶을 때는 하롱베이 야시장을 찾았는데 특히, 목욕탕 의자 같은 작은 의자에 앉아 바로 옆에서 바로 구워주시는 숯불구이를 먹을 수 있는 작은 분짜집이 인상적이었어요.
하롱베이에는 해산물 식당이 많은 편이에요. 게, 조개, 갑각류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죠. 또, 독특한 분위기와 풍경을 품고 있는 카페 또한 많아 어느 골목을 가든 베트남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카페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자연친화적이고 한적한 이미지의 하롱베이에서 뜻밖의 활기와 스릴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하롱 썬월드. 다양한 놀이 기구와 엔터테인먼트 시설, 워터파크 등이 있어서 가족, 친구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썬 월드 하롱 파크의 케이블카는 세계에서 유일한 2층 케이블카로 가장 긴 단일성 케이블카라고 해요. 내부가 굉장히 넓어서 한 번에 무려 백 명 넘게 탑승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케이블카는 썬 월드 하롱 파크의 필수예요!
하롱베이에서의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인근에 있는 하노이를 방문해봤습니다. 벤을 타고 약 3시간 정도 이동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오토바이와 차들이 반겨줬어요.
하롱베이보다 활기차고 분주해 보이는 강렬한 첫인상 덕분인지, 저 역시 3박 4일의 하노이 여행을 알차고 활기차게 꽉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하노이에 왔다면 하노이 전통 요리인 짜까 탕롱(Chả cá Lã Vọng)을 꼭 맛봐야해요. 짜까 탕롱은 가물치 요리로, 특별한 허브와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베트남식 새우 페이스트, 쌀가루, 물, 레몬즙, 청양고추, 마늘 등이 들어가있는 소스와 생선을 함께 먹는 요리로, 은은한 카레향과 부드러운 가물치 향이 소스와 조화를 이뤄 맛이 매우 깔끔해요.
최근 방송에서도 자주 소개되고 인기 명소, 하노이 야시장. 다행히 생각보다는 여유로워서 금요일 저녁인데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어요. 선물하기 좋은 기념품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류가 많아서,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득 느낄 수 있어요.
베트남 전통 거리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타이 엔 맥주 거리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하노이의 대표 명소 중 한 곳! 사람 한 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거리에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어 옹기종기 모여서 맥주와 대화를 즐길 수 있어요.
아침은 현지식 조식을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메뉴는 반 꾸온! 쌀가루로 만든 피에 속을 채워 넣어 만든 대표적인 베트남식 아침 메뉴에요. 현지 친구에게 추천받은 반꾸온 맛집 '반 꾸온 바 루옹'에서 주문하자마자 직접 만드는 따끈따끈한 반꾸온을 맛있게 즐길 수 있었어요.
식사 후 모닝커피는 베트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콩카페에 가서 달큰한 코코넛 커피를 마셨어요. 여유로운 하루의 시작 ☕️
인터넷의 사진을 보고 베트남에 있는 동안 꼭 한 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물의 도시, 닌빈. 거대한 바위산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으로, 주로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땀꼭과 짱안이라는 두 스팟의 보트 투어가 유명한데 짱안의 보트투어는 짱안 국립 공원의 강과 동굴을 탐험하는 것이 특징이며, 땀꼭 보트 투어는 강의 논 위를 보트로 이동하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요.
저는 땀꼭 투어를 이용했는데 투어로 본 닌빈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신비로운 문화 유산은 이번 여행 중 가장 잊지 못할 장면 중 하나입니다.
투어는 약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날이 더운 낮 시간대는 피하고 해가 저무는 시간의 3~4시 정도의 시간대를 추천해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 휴대용 선풍기와 우산도 잊지 마세요 ☂️
모든 게 빠르게 지나가는 한국과는 달리 조금 느려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 편안해지는 베트남 한 달 살기.
해가 지는 선선한 시간대에 동네를 산책하며, 아무 계획 없이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베트남 한 달 살기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