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는 콩나물국밥이 있고 부산에는 돼지국밥이 있듯, 로마에도 로마만의 전통 음식이 있다. 피자 같은 전국구 음식도 좋지만, 로마에 왔다면 로마법을 따르듯 로마 음식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 메뉴판이 친해지는 로마 전통 음식 8가지를 소개한다.
로마를 대표하는 치즈
페코리노 로마노 Pecorino Rom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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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젖으로 만든 짭짤한 경성 치즈로, 겉보기나 냄새는 파르미자노와 비슷하나 페코리노에는 양젖 특유의 꼬리꼬리한 감칠맛이 강렬하게 감돈다. 로마 음식에 매우 즐겨 쓰이는 재료로서 특히 치즈가 들어가는 파스타를 만들 때는 거의 100% 이 치즈를 사용한다.
치즈와 후추에 모든 것을 맡긴다!
카초 에 페페 Cacio e Pe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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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를 삶은 뒤 페코리노 치즈와 후추를 뿌려 버무리는 파스타 요리. 로마는 물론 이탈리아의 가정에서 흔히 먹는 파스타이다. 워낙 단순하다보니 재료의 질과 요리사의 솜씨가 맛에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로마 출신의 세계적인 파스타
카르보나라 Carbo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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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파스타집에 가도 볼 수 있는 바로 그 카르보나라는 바로 로마가 원조다. 관찰레 기름에 면을 볶고 불을 끈 다음 계란 노른자와 치즈, 후추를 넣고 재빨리 저어 만든다. ‘카르보나라’는 ‘석탄’이라는 뜻으로, 광부들의 영양식으로 시작되었다는 설과 후추를 뿌린 모습이 석탄가루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이탈리아 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지만, 원조 지역의 명성에 걸맞게 로마에는 유난히 카르보나라 잘하는 맛집이 많다.
카르보나라에서 계란 노른자를 뺀
그리차 Gri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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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레 등 베이컨을 지져 기름을 낸 뒤 파스타면을 볶고 페코리노 치즈와 후추를 넣고 버무려 만드는 파스타. 카르보나라에서 계란 노른자를 뺀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카르보나라보다 덜 느끼하면서 치즈의 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메뉴. 그다지 복잡한 메뉴가 아님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져서 접하기 쉽지 않으므로 로마 여행 중 꼭 한번은 먹어볼 것.
치즈와 베이컨, 토마토의 만남
아마트리치아나 Amatric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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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보나라와 레시피는 거의 같으나 계란 노른자 대신 토마토를 넣은 것. 치즈의 고소하고 기름진 맛에 토마토의 상큼함이 포인트로 들어간다. 로마에서는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마트리치아나에는 가운데가 빈 통통한 면 ‘부카티니’를 사용한다.
내 입안으로 뛰어드는 송아지 요리
살팀보카 Saltimbo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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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고기를 넓게 편 뒤 프로슈토와 세이지 잎을 얹고 밀가루를 묻혀 화이트 와인과 버터에 지지는 요리. 살팀보카란 ‘입안으로 뛰어든다’라는 뜻이라고. 이탈리아의 레스토랑에서 가장 흔한 고기 요리 중 하나이다. 로마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에서 흔히 먹는 메뉴가 되었다. 짠맛이 강하고 양이 많지 않으므로 식사보다는 와인 안주로 추천한다.
로마식 내장탕
트리파 알라 로마나
Trippa Alla Rom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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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천엽, 막창 등을 깨끗하게 손질 한 뒤 각종 채소와 향신료, 고추, 토마토 등을 넣고 와인을 부어 푹 끓여서 만든 요리. 한국의 내장탕과 은근히 비슷한 느낌이 있다.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서민 요리로서 특히 겨울철에 즐겨먹는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먹는 음식이나 가장 유명한 것은 로마식과 피렌체식으로서, 로마식 레시피에는 페코리노 치즈가 들어간다.
겨울 보양에는 소꼬리가 최고
코다 알라 바치나라
Coda alla Vacci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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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꼬리뼈에 샐러리와 당근을 넣고 푹 찐 뒤, 토마토와 와인을 넣고 푹 졸이는 이탈리아식 소꼬리찜. 겨울철과 환절기의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메뉴. 고기 요리 단독으로 먹기도 하고 걸쭉한 소스로 만들어 파스타 위에 얹어먹기도 한다. 와인과 매우 잘 어울린다.
에디터 정숙영 작가
1n년째 여행작가.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무작정 따라하기 이탈리아>, <금토일 해외여행>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mickey_nox_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