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집 떠나면 고생?! 아기와 해외여행 떠나기」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를 먼저 읽어보세요.
귀국일 기준 24개월 이하 영유아의 경우 국내선은 무료, 국제선은 성인 요금의 10%의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기준이 되는 성인요금이 순수 항공비용이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발권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성인(보호자) 차감 마일리지의 10%를 공제한다.
이러한 가격 혜택에는 ‘아기를 위한 좌석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두 돌 미만의 아기도 좌석을 별도로 지정한다면 어린이 요금(성인 요금의 70%)을 지급해야 한다.
운이 좋아서 기내에 빈 좌석이 있다면 모를까, 좌석이 없는 아기는 보호자의 무릎 위에 앉아 비행을 해야 한다. 비행 내내 아기를 안고 있어야 하는 부모들을 위한 아름다운 서비스가 바로 베시넷 (Bassinet, 아기바구니)이다.
베시넷은 보통 이륙 후 맨 앞 좌석 벽면에 설치되는데, 항공기마다 설치 가능한 좌석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항공권 예매와 동시에 온라인 혹은 유선상으로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것은 항공사마다 제공되는 베시넷 사이즈와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 돌 이하의 아기라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돌 이상의 아기를 동반할 경우 항공사의 베시넷 규격을 꼼꼼히 살펴보길 권한다.
불행히도 저가항공과 유럽 내 항공편은 베시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비행기가 만석이라면 꼼짝없이 무릎에 앉혀 가야 한다는 말. 따라서 비행시간이 길거나 아기 몸집이 큰 경우에는 좌석을 구매하는 것을 고려해보자.
좌석이 없는 아기 앞으로 추가할 수 있는 수화물은 1) 일반 수화물 (10kg~) 2) 카시트와 유모차 각 1개씩(총2개)이다. ‘카시트 혹은 유모차’가 아니라 ‘카시트와 유모차’라는 사실. 참고로 아기를 등에 메는 배낭 형태의 베이비 캐리어도 2)의 범위에 포함된다.
일반 수화물의 무게는 항공사에 따라 달라지며, 수화물을 구매해야 하는 저가항공과 유럽 내 항공편은 보호자가 수화물을 구매해야 아기 앞으로도 수화물이 제공된다.
아기가 탑승할 경우 인스턴트 이유식과 음료를 기내식으로 제공한다(저가항공 제외). 하지만 개월 수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아기들의 입맛은 더더욱 다르니, 아기 식사와 간식, 음료 등을 준비해 탑승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아기 식사는 100mL 이상의 액체류(이유식, 우유 등)라도 별도 스캔 절차를 거치므로 비행기에 가지고 탑승할 수 있다. 다만,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액체류 아기 식사를 소지하고 있음을 말해야 한다.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요청 시 분유나 이유식을 데울 수 있다. 단, 기내에서는 중탕방식을 이용하므로 전자레인지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온도를 정확히 맞추기 어렵다.
아기 식사 준비 꿀팁
· 분유: 기내에서 액상분유의 온도를 맞추는게 어려웠다. 온수가 든 보온병과 생수를 들고 탑승하는 것이 오히려 편했다.
· 이유식: 기내에서 완전 뜨겁게 데워달라고 한 뒤 식혀서 주거나, 뜨거운 이유식을 보온도시락에 넣어갔다.
· 유아식: 보온도시락을 이용하거나 평소 즐겨먹는 샌드위치, 삶은 계란 등을 준비했다.
아기와 보호자 그리고 다른 승객들을 위해서 아기가 울고 떼쓰는 것을 막기 위한 아이템을 총동원하자. 6개월을 넘지 않았을 땐 인형이나 장난감 몇 가지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걸음마를 시작한 뒤에는 가만히 앉아 있기를 거부하는 일이 다반사라 끊임없이 오락거리를 제공해 줘야 했다. 그래서 부피와 무게가 크지 않은 색칠공부, 스티커북, 동영상이 가득찬 패드는 필수품이 되었다.
그 외 유용한 물건은 애착이불, 아기띠(혹은 힙시트). 아기띠를 하고 기내를 오가며 잠을 재운 뒤, 베시넷에 눕혀 이불을 덮어주면 낯선 환경에서도 비교적 쉽게 재울 수 있었다. 예민한 아기라면 수시로 켜지는 불빛과 기내 소음을 막아주는 차양막과 귀마개를 준비할 것. 그 밖에 준비물은 기저귀와 물티슈, 보습제, 여벌의 옷 정도이며 기내 온도 변화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히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