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다이바에서 꼭 가야할 명소

오다이바는 한때 도쿄 최고의 명소였으나, 최근에는 다소 한물 간 감이 없지 않았다. 웬만한 쇼핑몰이나 관광 명소들은 생긴 지 20년을 넘겼고, 도쿄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던 곳들도 철거했다. 그러나 도쿄는 변화의 사이클이 세상 어느 곳보다 빠른 도시다. 철거된 자리에는 새로운 명소가 금세 들어섰고, 남아있는 오래된 명소는 근사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도쿄만의 시원한 바람과 야경 등의 오래된 매력은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만하면 오다이바로 떠날 이유, 충분하지 않을까?

이탈리아의 거리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유명했던 쇼핑몰 ‘비너스 포트’가 2022년 팔레트 타운의 철거로 문을 닫았다.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으나, 다행히 그 아쉬움은 길지 않았다. 2024년 초에 비너스 포트 자리에서 새로운 명소가 문을 열었기 때문. 과거 수많은 찬사를 받았던 비너스포트의 건물과 인테리어는 대부분 유지한 상태이나, 내용물은 완전 딴판이 되었다. 정체는 바로 ‘이머시브 테마파크’. 거리의 곳곳은 살아있는 이야기의 현장이 되고, 참여자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나 엑스트라가 되어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한국어가 지원되기 때문에 언어 걱정은 하지 않아도 OK!

일본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그룹 ‘팀랩 teamLab’의 도쿄 전시장 중 한 곳. 아자부다이 힐스에 위치한 ‘팀랩 보더리스 teamLabBorderless’가 팀랩의 정수를 모두 담은 전시라면, ‘플래닛’은 팀랩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빛과 그래픽의 향연에 ‘이머시브’ 요소를 듬뿍 끼얹었다. 맨발로 물속으로 들어가고, 늪 같은 검은 스펀지 산을 넘으며, 허리를 숙여 꽃밭으로 숨어들며 관람객이 작품에 녹아들어 가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하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으로 유명했던 츠키지 수산시장은 2018년에 긴 역사를 마감했다. 정녕 도쿄 수산시장의 역사는 끝난 걸까? 그렇지 않다. 츠키지 시장의 규모와 유산을 고스란히 이식한 도요스 시장이 문을 열었기 때문. 재래시장이었던 츠키지 시장과 달리 도요스 시장은 현대적인 빌딩에 자리해 위생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는 평이다. 츠키지 시장의 명물이었던 새벽 참치 경매도 여전히 진행 중인데, 현장 견학은 한 달 전 추첨을 통해 극소수만 뽑지만, 2층 견학 로비에서 창문을 통해 보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오다이바 안쪽에 자리한 지역인 ‘아리아케’에 위치한 미니어처 전문 전시장.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니어처 전시장이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 세계의 도시, 우주 센터, 일본의 밤 등 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다양한 전시 공간이 있으나, 뭐니 뭐니 해도 에반게리온의 제3 신도쿄시와 격납고의 미니어처가 ‘덕후’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에반게리온의 미니어처는 세계를 통틀어 오로지 이곳에만 있다는 사실!

다양한 미디어 아트와 시뮬레이션으로 어린이에게 기발하고 환상적인 체험을 선사하는 키즈 카페. 다채로운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및 시뮬레이션을 즐기며 학습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미취학 아동과 함께 여행하고 있다면 꼭 들러볼 만하며, 특히 비 오는 날 및 다이바 시티에서 쇼핑에 지친 부모님이 쉬고 싶을 때, 아직 체력이 넘치는 아이들을 실컷 놀게 해줄 수 있는 곳이다.

에디터 정숙영 작가
1n년째 여행작가.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무작정 따라하기 이탈리아>, <금토일 해외여행>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mickey_nox_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