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를 수놓는 다리들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 주고, 문화와 문화를 연결해 주고,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다뉴브 강과 도시의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전해 준다.

1839년부터 10년동안 지어진 다리로, 후원자이자 헝가리에 큰 공헌을 한 이스트반 세체니의 이름을 따서 '세체니 다리'로 불린다. 영국의 런던브리지를 만든 설계사 윌리엄 T. 클라크와 건축가 애덤 클라크가 공사 책임을 맡았던 다리로, 헝가리와 영국 두 국가 간의 친선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다리가 만들어진 계기는 세체니가 아버지의 부음을 받고도 기상 악화로 배를 타지 못해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안타까움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이 다리는도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던 부다와 페스트 지역 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였고, 두 도시의 교류를 이끌어낸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부다 왕궁에서 도보로 20분, 페스트 지구 바치 거리에서 도보로 15분

원래 이름은 프란츠 요세프 다리로 68년간 재위했던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세프를 기리기 위해 세운 다리다. 헝가리의 상징이자 마자르 족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전설의 새 투룰(Turul) 조각상이 첨탑의 기둥같이 서있는, 독특한 초록색이 정겨운 자유의 다리이다. 이 곳에서는 부다페스트의 젊은이들이 다리 곳곳에 앉아 자유를 만끽하며 다뉴브 강의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수 있는 인도교여서, 다뉴브 강 위의 휴식처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세체니 다리에서 도보로 15분, 중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세체니 다리처럼 엘리자베스 다리도 사람의 이름을 딴 다리다. 거대한 문이 연상되는 두 개의 하얀색의 사각아치가 인상적인 이 다리는 합스부르크 왕가 프란츠 요세프 황제의 아내였던 엘리자베스 황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다리다. 그녀는 유난히 엄격했던 비엔나 왕실에서 생활하다가도 심신요양을 핑계로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는 했는데 부다페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자주 찾아 왔다고 한다. 마차시 성당에서 치른 대관식에서는 헝가리 전통 의상을 입고 참석하여 헝가리 국민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고. 그녀를 기념하는 다리를 세우기 위해 1897년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그 다음해에 그녀는 스위스에서 이탈리아의 한 무정부주의자의 칼에 찔려 불행하게도 삶을 마감하게 되었고, 다리는 1903년에 그녀를 추모하는 것으로 준공식을 대신했다. 그 후 1945년 독일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964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세워졌다.

자유의 다리에서 도보로 15분, 세체니 다리에서 도보로 15분

머르기트 섬과 연결되어 있는 머르기트 다리는 머르기트 섬 여행의 시작점이다. 다리 중간 지점에 트램이 정차하는데, 머르기트 섬을 구경하기 위한 여행자들로 항상 붐빈다. 하지만 머르기트 섬 안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으니, 다리까지 왔다면 꼭 섬을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또한 머르기트 다리는 국회의사당과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다리 위에서 국회의사당의 모습과 넓게 펼쳐진 다뉴브 강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자유의 다리에서 도보로 15분, 세체니 다리에서 도보로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