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햇살, 세비야의 테라스 맛집

스페인 남부를 대표하는 도시 세비야는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가 이어져 사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편이다. 연중 푸르르고 햇살 좋은 날이 많아서 그런지 유독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 바, 카페가 많은데 이런 곳에서 세비야의 태양을 즐기다 보면 도시의 매력에 더욱 깊게 빠지게 될 것이다. 한여름엔 테라스 천막에서 차가운 수증기가 나오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세비야 대성당은 스페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상당히 웅장하고 아름답다. 그러다 보니 세비야 대성당 주변엔 노천 카페들이 특히 많아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쉬어가기 좋다. 이름도 제대로 안써있는 카페들이더라도 어디든 들어가보자. 기분 좋은 햇살과 싱그러운 나무들을 바라보며 갓 짜낸 오렌지 주스를 한잔 마시는 순간, 제대로 된 스페인 남부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세비야 과달키비르 강변에 위치한 황금의 탑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타베르나 델 아레날은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곳이다. 대부분의 메뉴를 1인분, 1/2인분, 타파스로 나누어 주문 가능해 인원수에 따라 적절하게 주문해 먹기 좋다. 크림소스를 얹은 등심, 각종 튀김 요리가 맛있으며 해 질 무렵엔 테라스에서 강변의 아름다운 석양도 만날 수 있다.

세비야에 두 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 카페 제스터는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 요거트, 신선한 주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카페는 아담하지만 분위기가 힙하고, 점원들도 밝고 활기차다. 귀여운 곰돌이가 그려진 코르타도 한 잔에 크루아상이나 베이글 샌드위치, 신선한 과일을 더한 홈메이드 요거트를 더하면 아침 식사나 브런치로 제격이다. 테라스 좌석들은 나무 그늘이 있어 한낮에도 뜨겁지 않다.

스페인 곳곳엔 현대적으로 설계된 시장인 메르카도가 많은데 보통 식재료 판매점들과 간단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들이 함께 자리한다. 하지만 세비야의 론하 시장은 푸드코트 같은 느낌! 빠에야 등의 식사 메뉴부터 각종 타파스, 디저트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하고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싱그러운 분위기 속에서 쉬어갈 수 있다.

엘 트레스 데 오로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여유와 낭만을 좀 더 진하게 느껴볼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더욱 멋지다. 빠에야, 씨푸드 요리와 돼지 볼살 구이 등이 유명한데 세비야의 일반적인 타파스 바들에 비해선 가격대가 조금 비싼 편이다.

살바도르 성당 앞 아담한 광장엔 야외 테이블을 갖춘 바들이 몇 개 있는데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중에서도 라 안티구아 보데기타는 등심구이, 바칼라우(대구), 소꼬리찜 등 안달루시아 전형의 요리들을 비롯해 햄버거 등 퓨전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 늘 인기다. 간단히 맥주에 와인 한잔하면서 타파스를 곁들여도 좋다.

살바도르 광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바 아구스틴 앤 컴퍼니는 쨍한 레드 컬러의 천막과 싱그러운 분위기의 테라스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쏙 들어온다. 테라스에 앉아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글 메뉴판이 있으며 위스키 소스를 곁들인 이베리코, 보케로네 튀김 등이 맛있다.

스페인어로 맥주는 세르베사(Cerveza), 맥주 바를 세르베세리아(Cerveceria)라고 한다. 그렇다고 세르베세리아 히랄다가 맥주만 파는 것은 아니다. 세비야 대성당, 히랄다 탑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맥주나 와인에 타파스를 곁들이기 좋은 맛집이다. 주변에 비슷한 분위기의 테라스 바들이 많아 유럽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