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낭만을 타고, 풍경을 달리는 기차 여행

인기 유튜브 예능에 등장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의 슬리핑 기차.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이들에게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다. 밤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구조 덕분에 숙박비와 이동 시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고, 침대형 객실로 구성되어 장거리 여정에도 불편함이 적다.

하노이, 사파, 다낭, 후에, 호치민 등 주요 도시를 잇는 다양한 노선이 운영되며, 달리는 기차 창밖으로는 마을과 산, 들판 등 로컬 감성을 가득 담은 풍경이 펼쳐진다. 기차 안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단순한 교통을 넘어, 두고두고 떠올리게 될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래티셰 철도 노선을 통과하는 붉은 열차,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티라노까지 이어지는 약 4시간의 여정 동안 협곡과 만년설, 고산 마을, 빙하 호수가 끊임없이 이어져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 구간의 길이는 약 122km로 그 사이에 무려 55개의 터널과 196개의 다리를 지난다. 절경이 펼쳐지는 창가 좌석은 인기가 많으니 몇 달 전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고, 스위스 트래블 패스를 이용하면 일반 열차부터 프리미엄 열차까지 편리하게 탈 수 있다.

로키 마운티니어는 밴쿠버에서 로키산맥 중심부까지 이어지는 프리미엄 관광 열차다. 낮에는 열차를 타고 밤에는 중간 기착지 호텔에 머무는 방식으로, 경로와 일정에 따라 1박 2일부터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숙박과 식사, 투어가 포함된 구성이라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하다.

이 열차의 백미는 바로 천장까지 이어지는 돔형 유리창. 협곡과 설산, 침엽수림이 머리 위까지 펼쳐져 차 안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경치가 좋은 구간에서는 열차가 서행하니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에도 좋다.

일본에서 정기 운행되는 야간 침대 열차는 현재 선라이즈 익스프레스가 유일하다. 가까운 일본에서 이색적인 침대 열차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에서 출발해 다카마쓰, 오카야마, 이즈모 등 소도시로 향하는 노선이 운행되며, 대도시 여행 후 한적한 지역을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객실은 바닥형 ‘노비노비’ 좌석부터 1인실, 2인실까지 다양하며, 침구류와 샤워실, 자판기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정차역이 적고 열차 내부도 조용해 장거리 이동 중에도 비교적 안정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쿠란다 관광 열차는 호주 케언즈에서 쿠란다 마을까지 운행되는 관광 전용 열차다. 차량이 천천히 달리며 열대우림과 협곡, 폭포 등을 지나쳐, 호주의 이색적인 자연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 좋다. 루트 중간에는 배런 폭포, 준가라 루프, 프레시워터 기차역 같은 인기 명소도 포함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

19세기 스타일로 복원된 차량 내부는 나무 프레임 창문과 붉은 좌석 등 빈티지한 분위기가 살아 있어, 이동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종착지인 쿠란다 마을에서는 야생동물원과 자연 체험, 전통 공연 등 원주민 문화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포함된 프로그램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