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 1단계는 누가 뭐래도 항공권을 알아보는 것. 여행사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항공권은 그저 저렴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항공권 가격은 아는 만큼 누릴 수 있고, 아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오늘은 여행사에서 3년간 근무하며 배운, 알아두면 꽤 쓸모 있는 항공권 지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여행사가 판매하는 항공권,
왜 더 저렴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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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행기 안에 몇 가지 종류의 항공권을 판매할까? 일반적으로 일등석,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 3가지를 생각한다.
하지만 항공권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여러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지만, 여행사는 이코노미 항공권을 크게 ‘그룹 항공권(패키지용 항공권)’과 ‘개별 항공권’으로 구분한다.
✓ 패키지용 항공권은 미리 구매
대형 여행사는 한 항공기에 2~30명의 손님을 동시에 태우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이를 위해 특정 항공편의 2~30석을 미리 사둔다. 항공사는 일정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사에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제공한다.
✓ 개별 항공권은 실시간 가격 체크
요즘은 패키지여행 상품이 아니어도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만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여행사가 따로 판매하는 특가 항공권을 업계에선 ‘인디비(Individual) 항공권’, ‘개별 항공권’이라 부른다.
여행사는 실시간 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 항공사의 가격 변동을 체크한다. 가격은 매 순간 바뀌기에, 때때로 패키지용 항공권보다 저렴할 수 있는 것.
✓ 여행사 항공권에 대한 오해
그렇다면 여행사가 판매하는 항공권은 언제나 시중 가격보다 저렴할까? 아쉽게도 항상 그렇지는 않다. 때론 항공사 자체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여행사와 항공사는 같은 항공권을 팔지만, LCC 항공사들은 자체 사이트에서만 할인 항공권을 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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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여행사 중에서 땡처리 항공권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기도 하다. 아마 한 번쯤 봤을 거다. 최대 정상 가격보다 30%까지 저렴하지만, 늘 그렇듯 싼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 박리다매의 원칙
항공권을 많이 판매한 여행사는 항공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만약 한 여행사가 인천-LA 구간 항공권을 많이 판매할 자신이 있다면, 이윤을 0원에 가깝게 세팅한다. 항공사로부터 받는 추가 수당이 판매 이윤보다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말 그대로 땡처리 항공권에 가깝다.
✓ 원래 그 가격일 수도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는 종종 ‘땡처리’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다. 다낭 왕복 항공권은 원래 20만 원이지만, 오늘 딱 하루만 12만 원에 판매한다는 식이다. 소비자로서는 8만 원을 이득 본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담당자들은 원래부터 이 항공권을 12만 원에 판매할 계획이었을 수 있다. 항공권은 클래스마다 정해진 운임(공시운임)이 있는데, 이를 소비자가 아는 건 쉽지 않다.
✓ 땡처리 항공권, 유효기간 확인 필수!
항공권도 유통기한처럼 ‘유효기간’이 있다. 5월 1일에 방콕으로 향하는 땡처리 항공권을 구매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항공권의 유효기간이 한 달일 경우, 추가금액을 지불해도 6월 1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효기간이 긴 항공권일수록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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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100% 저렴한 시점은 없다. 항공권은 ‘공시운임’이라 불리는, 일종의 정찰 판매가가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항공권 가격은 공시운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중장거리 노선은 3개월 전후,
단거리는 2개월 전후
그런데도 답을 해보자면 중장거리 노선은 ‘출발일 3개월 전후’를 추천한다. 또한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은 ‘출발일 2개월 전후’를 노려보자. 이 시점에도 좌석이 많이 남아 있으면 여행사는 슬슬 프로모션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 국제 이슈 고려하기
천재지변, 외교 문제 등 외부 변수를 고려해 할인 시기를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일본 간사이 지방 지진 직후, 취소된 오사카행 항공권 물량이 쏟아졌다. 당시 항공사, 여행사는 눈물을 머금고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판매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특가 항공권이 나오는 이유도 비슷하다. 수요가 위축될 때 가격은 떨어진다.
✓ 알림 서비스 활용
최근엔 여러 여행 서비스에서 ‘특가 항공권’을 알림으로 보내준다. 마케팅 목적의 메시지까지 함께 받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금방 매진되는 인기 노선 특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알림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여행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가격에 항공권을 살 수는 없다. 다만 위에서 설명했던 개념들을 염두하고, 어느 타이밍에 항공권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예상’할 뿐이다.
더 깊게 알아보면 끝이 없는 항공권의 세계. 여러분도 기본 정보를 알게 됐으니 더 똑똑하게, 그리고 더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