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미술관 내 수십 개의 방에는 신화나 성경의 이야기보다 경제발달로 부유해진 시민과 상인, 칼뱅의 신교도를 설명하고 있다. 거나하게 취한 이웃과 연애편지를 든 여인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낭만과는 동떨어진 감수성을 자극한다. 볼수록 실리를 추구하는 암스테르담과 닮았다.
국립 미술관 효율적인 추천 동선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중앙의 파사주를 중심으로 두 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형태다. 0층의 아트리움에서 티켓 구입이 가능하며 카페와 기념품숍, 짐 보관함, 화장실 등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는 2000년부터 수집한 아시안 예술품을 비롯해 네덜란드 초기 미술품 및 생활과 밀접한 전시가 많다.
1층 관람 포인트
중앙의 파사주를 기점으로 고야와 낭만주의 화가 등 유럽의 유명 작가, 네덜란드 작가들의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1층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도서관이다. 2층과 연결된 도서관은 나선형의 계단과 수백 권의 고서, 드라마틱한 채광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2층 관람 포인트
중앙복도를 따라 전시된 일명 '영광의 갤러리'는 미술관을 통틀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렘브란트의 야경과 베르메르, 할스 등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들을 만끽할 수 있다.
출처 rijksmuseum.nl
출처 rijksmuseum.nl
출처 rijksmuseum.nl
관람포인트 1 : 렘브란트 반 레인
프린스 바닝 코크의 의뢰로 그린 작품
<야경>
이 작품의 정식 명은 <프란스 바닝 코크 대장의 부대>. 당시 암스테르담 시장의 사위였던 프란스 바닝 코크의 의뢰로 민병대 단체를 그린 그림이다. 미술관 벽면을 꽉 채운 작품<야경>은 드라마틱한 구성 때문에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하다. 가장 빛을 많이 받은 민병대의 마스코트 소녀와 지위하는 대장, 총을 점검하는 대원, 북을 치는 대원까지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림이 이게 뭐야! 렘브란트도 한물 갔구만!
네덜란드의 황금기인 17세기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초상을 남기길 원했고 렘브란트는 초상화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화가 작품이니 단원들은 무척 기대했으나 돌아온 건 실망 그 자체였다. 동시대 작품처럼 평면에 줄 세운 초상화가 아닌 역동적인 모습이었던 것. 구도에 따라 얼굴이 작아지기도 하고 빛으로 극적인 효과를 주기까지 했으니 자신의 얼굴을 찾기 어려운 단원도 있었다. 갹출해 그림값을 지불했는데 얼굴 반쪽 나왔으니 돈 내기 싫은 게 당연지사. 지금은 명작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이 그림을 시작으로 렘브란트의 그림은 미술계에서 외면당한다.
작품명이 <야경>이면 안 되는 이유
한낮에 성벽 경계를 서기 위해 출병하는 프란스 바닝 코크 대장의 부대 모습을 그렸다. 엥? 해는 고사하고 한밤처럼 어두운 이 그림이 낮이라고? 그림을 전시해 놓은 방은 대형 석탄 난로로 난방했는데 여기서 나온 연기가 숯검댕이처럼 작품을 어둡게 한 것. 이후에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야경이라 붙였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직물조합의 평의원을 그린 그림
<포목상 조합 이사들>
사회적인 영향력도 컸던 직물 조합의 평의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많은 회의를 주도하고 협력했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회의 도중 들어온 낯선 방문객을 쳐다보듯 관람객을 바라보고 있다. 감독위원은 모자를 써서 조합원임을 상징하며 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은 감독위원을 시중을 드는 사람이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예루살렘의 멸망을 조언하던 예언자 예레미야를 그린 그림
<예루살렘의 멸망을 슬퍼하는 예레미야>
대조를 통해 예레미야의 비탄한 마음을 표현했다. 슬퍼하는 예레미야의 얼굴은 렘브란트의 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수염 한 올까지 세심하게 그린 그의 마음이 느껴져서 울림이 큰 작품이다.
출처 rijksmuseum.nl/nl/rijksstudio/onderwerpen/bijbelse-boodschappers/objecten#/SK-A-3276,0
나이든 렘브란트의 자화상
<성 바울의 모습을 한 자화상>
알 수 없는 눈매와 두루뭉술한 코, 실루엣으로만 그린 젊은 날의 초상과는 달리 쉰다섯 살에 그린 그의 자화상은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성인 바울의 모습을 본뜬 자화상은 포교를 위해 쓴 서신을 들고 순교에 사용될 칼의 손잡이를 품에서 살짝 비춰준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관람포인트 2 : 프란스 할스
할스 특유의 위트가 담긴 작품
<즐거운 술꾼>
몇백 년이 지났는데 할스의 유머러스함은 지금의 우리도 즐겁게 한다. 불그스레 달아오른 볼과 약간 풀린 눈, 반쯤 열린 입에서 농담이 튀어나올 것 같다. 할스의 초상화는 늘 웃음이 나고 활기차다. 여행의 피로마저 잊게 해주는 에너제틱한 그의 그림을 감상해 보자.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결혼 직후에 그린 초상화
<이삭 아브라함스 존 마사 부부의
결혼 초상>
남편은 부유한 상인, 아내는 시장의 딸로 결혼 직후에 그린 초상화다. 결혼 서약서처럼 여러 상징이 그려져 있는데 나무를 타고 내려온 아이비는 계속 자라나는 사랑을, 왼쪽 바닥의 엉겅퀴는 남편의 정절을 뜻한다. 기념사진 찍듯 딱딱한 그림이 아닌 셀프 웨딩사진처럼 자연스럽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관람포인트 3 : 요하네스 베르메르
먼 여행을 떠난 남편의 편지를 읽는 여인의 모습
<편지를 읽는 여인>
그림을 보자마자 얼른 읽어 내려가길 기다리는 청중이 된다. 편지로 향한 시선은 조급하고 반쯤 열린 입술은 글에 집중하고 있다. 종이를 잡고 있는 양손은 간절함이 배어난다. 임신을 한 듯 배가 나온 여인은 먼 여행을 떠난 남편의 편지를 읽고 있다. 그녀 뒤에 있는 지도가 남편의 여행을 상징한다. 어느 사랑 노래처럼 감정이 동요되는 그림이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사실적이며 섬세한 작품
<우유 따르는 여인>
처음에 봤을 때보다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빛의 표현이 극이 달하는 작품으로 사람과 사물이 모두 정지하고 우유만 계속 흐르는 느낌이다. 큰 그릇에 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흘리지 않도록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진 허름한 옷은 구김까지 현실감 있고 못이 박혔던 벽의 구멍과 못 그림자까지 사실적이다. 델프트 타일로 장식된 바닥의 작은 틈새까지 세세한 묘사도 잊지 않았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
관람포인트 4 : 얀 하빅스 스텐
성 니콜라스의 축일 전날 밤의 풍경
<성 니콜라스의 축제>
네덜란드에서 신터클라스로 불리는 성 니콜라스의 축일 전날 밤을 그린 그림이다.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회초리를 받아서 울고 있는 아이도 있다. 얄밉게 놀리는 아이도 있다. 다행히 우는 아이에게도 선물이 있나 보다. 뒤쪽에 있던 할머니가 우는 아이에게 선물이 뒤에 있으니 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오른쪽 아래의 마름모꼴 케이크가 축제를 상징한다.
출처 rijksmuseum.nl/en/rijks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