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송은정 님
출처 송은정 님

교토 여행만 N 번째! 여행 작가의 맛있는 산책 코스

교토는 산책을 위한 도시다. 벚꽃이 만발하는 봄부터 싱그러운 수국이 피어나는 초여름을 지나 단풍의 붉은 빛으로 덮인 가을, 고요로 잠든 겨울까지. 계절마다 오래된 골목을 걷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여기 따뜻한 식사와 갓 내린 커피, 달콤한 디저트가 더해진다면 완벽한 산책 코스 완성! 혼자여도 충분하고 둘이어도 좋은 교토의 산책자를 위한 공간 6곳을 소개한다.
📝 글쓴이 송은정
영화처럼, 산책처럼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 책 <우리가 교토를 사랑하는 이유> 를 썼다.
폭신한 한입의 행복, 타마고산도
1️⃣ 라 마드라그

교토에서의 첫 일정은 언제나 타마고산도였다.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마자 세븐일레븐의 부드러운 타마고산도를 먹어야지만 비로소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랄까. 타마고산도는 촉촉하게 익힌 스크램블 에그와 부재료가 들어간 일본의 계란 샌드위치다. 푸딩처럼 탱글한 스타일, 푹신한 계란말이 스타일 등 레시피에 따라 맛과 식감도 천차만별.

그중 라 마드라그코로나노 타마고 샌드위치는 두께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포크와 나이프를 써야할 정도로 오믈렛이 두툼한데 막상 베어물면 부드러운 텍스쳐에 깜짝 놀라게 된다. 또 다른 명물 메뉴인 달콤새콤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함께 타마고산도를 즐기는 것 역시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맛의 기쁨.

  • 라 마드라그
    라 마드라그
    음식점 · 오사카(교토 전체)
2️⃣ 야마모토 킷사

귀여운 노랑색 차양막이 반겨주는 야마모토 킷사에서는 어떤 메뉴라도 좋지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메뉴는 단연 타마고산도다. 계란찜이 떠오르는 몽글몽글한 식감의 오믈렛과 아삭하게 씹히는 얇은 오이, 식빵 양면에 꼼꼼히 바른 마요네즈와 머스터드의 조합이 심플하면서도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달까. 특별하지 않은 단순함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여기에 함께 서빙된 채 썬 양배추와 감자 샐러드는 그야말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맛. 교토의 유명 노포 마에다커피에서 경력을 쌓은 마스터가 운영하는 곳답게 나폴리탄, 메론 소다, 푸딩 등 킷사텐을 대표하는 클래식한 메뉴도 고루 맛볼 수 있다.
  • 야마모토 킷사
    야마모토 킷사
    음식점 · 오사카(교토 기온)
시간을 뛰어넘는 맛, 올드 디저트
1️⃣ 무라카미 가이신도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과자점 무라카미 가이신도를 방문할 때면 마치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우아한 곡선의 건물 전면부 유리창, 구움과자가 정갈하게 놓인 대리석 쇼케이스, 유니폼을 격식 있게 갖춰 입은 직원 등 요소 하나 하나 1907년 창업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1955년 무렵부터 판매를 개시한 러시아 케이크다. 이름과 달리 케이크가 아닌 부드러운 버터 쿠키라는 것이 재밌는 포인트. 그 외에도 사브레, 마들렌, 갈레트브루통, 크림 샌드 등 다양한 구움 과자를 고루 맛볼 수 있다. 틴케이스에 담긴 구움과자 세트는 예약 대기만 1년 이상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눈이 번쩍 띄일 만큼 놀라운 풍미는 아니지만 쿠키 한입에 농축된 100년의 시간을 상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무라카미 가이신도
    무라카미 가이신도
    음식점 · 오사카(교토 전체)
2️⃣ 사보 이세한

무덥기로 유명한 교토의 더위를 식혀줄 디저트 안미츠 전문점. 1930년대부터 도쿄 긴자에서 즐겨 먹기 시작한 안미츠는 여름에 특히 사랑받는 디저트로 다양한 토핑과 단팥을 얹은 모습이 언뜻 빙수와 닮았지만 간 얼음이 없다는 게 포인트다.

말차로 색을 낸 한천과 팥알, 쫄깃한 경단,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특제 안미츠는 사보 이세한의 대표 메뉴. 일본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교토 단바산 팥과 오키나와산 흑설탕을 비롯해 1899년 창업한 데마치후타바의 떡을 사용하며 좋은 원재료에 대한 고집을 지키고 있다. 계절마다 선보이는 시즌 한정 메뉴와 빙수 역시 놓칠 수 없는 맛.

  • 사보 이세한
    사보 이세한
    음식점 · 오사카(교토 전체)
산책자를 위한, 추천 카페
1️⃣ 커피 베이스 나시노키

도심 한켠 호젓한 신사 안, 교토에서도 손꼽히는 귀한 우물 물로 드립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가 있다. 바로 커피 베이스 나시노키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소메이의 물’은 교토의 3대 명수 중 하나로 과거 찻물로 즐겨 썼을 만큼 달고 부드러운 맛을 띠는 것이 특징. 물에 함유된 성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커피의 풍미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관광객이 드나들지 않는 나시노키 신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분주했던 여행 일정에 잠시 쉼표를 찍어도 좋은 곳. 정원을 향해 난 툇마루에 걸터 앉아 마시는 커피의 여운이 길다.
  • 커피 베이스 나시노키
    커피 베이스 나시노키
    음식점 · 오사카(교토 전체)
2️⃣ 오가와 커피 사카이마치 니시키 점

이노다, 스마트 커피와 함께 교토의 커피 문화를 이끌어 온 오가와 커피. 창업 70주년을 맞아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는 니시키 시장 인근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다. 교토의 옛 목조가옥인 교마치야를 개조한 실내, 차분한 모노톤의 가구와 식기, 교토의 제철 채소를 활용한 메뉴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노포의 과감한 시도가 기분 좋게 다가온다.

유명한 넬드립 커피와 함께 꼭 맛봐야 할 메뉴가 있다면 모닝 타임에 제공되는 숯불구이 토스트. 이름처럼 숯불에 구워 겉바속촉의 식감을 살린 교토산 식빵과 신선한 샐러드, 스프의 조합이 한끼 식사로 훌륭하다. 오픈 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아름다운 안뜰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앉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 오가와 커피 사카이마치 니시키 점
    오가와 커피 사카이마치 니시키 점
    음식점 · 오사카(교토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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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산책 여행도 트리플과 함께 🚶🏻
부드러운 달걀샌드위치, 시간이 담긴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향긋한 커피까지. 우리가 지금 바로 교토에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 좋은 계절, 느릿느릿 제철 산책을 위한 여행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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