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떠나는 전국 제철 음식 맛 기행

맑은 하늘과 선선한 날씨 그리고 풍성한 먹거리까지. 여러모로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제철 음식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각 지역별로 입맛을 사로잡는 제철 음식을 소개한다.

가을을 빛내는 대하. 전국 최대 대하 집산지는 바로 태안의 안면도다. 대하철에 맞춰 대하 축제도 열린다. 회나 탕, 튀김 등으로 즐길 수 있으며, 그중에서 소금 위에 구워 먹는 구이가 대표적이다. 대하 머리도 고소한 풍미를 자랑한다. 일부 식당에서는 대하 머리를 따로 튀겨주거나 구워준다.

가을이 되면 쫄깃하고 통통해지는 꼬막. 우리나라의 주요 꼬막 산지는 바로 보성의 벌교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벌교 꼬막이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때문에 여러 식당에서 꼬막 정식을 판매한다. 구운 꼬막, 꼬막전, 꼬막무침 등 꼬막으로 만든 음식이 상을 한가득 채운다.

부산을 상징하는 해산물 고등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고등어의 90%가 부산에서 잡힌다. 가을이 되면 고등어의 지방이 풍부해져 고소함이 배가 된다. 예전부터 연탄불에 고등어를 구워 먹었는데, 마치 갈비 굽는 것과 같다 하여 ‘고갈비’라는 애칭이 붙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겉면과 달리 속살은 촉촉하며 갈비만큼이나 맛도 뛰어나다.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사랑받는 물회.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동해안에서는 가을이면 제철 맞은 오징어로 물회를 만든다. 신선한 오징어를 얇게 채를 썰어낸다. 마치 국수와 같은 모습으로 ‘오징어 국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바다의 보물 전복. 제철을 맞은 전복은 영양도 풍부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제주에서는 해녀가 직접 채취한 전복을 사용해 더욱 특별하다. 다양한 전복 요리 가운데 전복의 내장까지 갈아 넣은 ‘전복 돌솥밥’이 유명하다. 별다른 반찬 없이 간장이나 양념을 넣고 비벼만 먹어도 만족스럽다.

가을이면 고소해지는 고등어.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제주로 향하자. 고등어는 물 밖으로 나오는 즉시 바로 죽어 육지에서는 회로 먹기 힘들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바로 잡은 고등어를 회로 즐길 수 있다. 구이와는 또 다른 식감과 담백함으로 인기가 많다.

목포의 맛을 대표하는 낙지. 가을에 맛이 깊어진다. 과거 목포 사람들이 즐겨 먹은 보양식으로 주로 낙지 탕탕이로 요리했다. 살아 있는 낙지를 토막내 참기름과 소금 등과 버무려 먹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목포에서는 한우 육회와 전복까지 함께 올려 감칠맛과 영양을 더했다.

여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게장. 가을이면 숫게에 살이 꽉 차오르고 맛도 일품이다. 여수의 대부분 게장집에서는 꽃게와 돌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그중 작지만 담백한 돌게장이 인기 만점.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매콤한 양념게장을 번갈아 먹다 보면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운다.

여수가 게장이라면, 강화도는 꽃게탕이다. 신선한 꽃게를 이용해 얼큰하게 탕을 끓인다. 이외에도 여러 해산물을 넣어 국물이 시원하다. 꽃게탕과 함께 밑반찬으로 나오는 순무 김치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 강화도의 가을 제철 음식 중 하나로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굴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단맛도 더 강해져 가을철 별미 중에 별미로 손꼽힌다. 영양가도 풍부한 굴은 통영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국내 굴 생산에 80%를 차지하는 곳이 바로 통영이기 때문. 또한, 굴구이와 굴 탕수육, 굴전 등 굴로 만든 다양한 요리까지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