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플라스 백배 즐기기

브뤼셀 여행은 그랑 플라스에서 시작된다. 브뤼셀 중앙역은 물론 오줌싸개 소년 동상, 갈르리 로열 생 튀베르 등의 관광 명소와 각종 맛집이 그랑 플라스 주변에 모여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그랑 플라스를 만나보자.

이름 그대로 '큰 광장'이라는 뜻의 그랑 플라스는 브뤼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으며 12세기 이래 벨기에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가로 68ｍ 세로 110ｍ 넓이의 직사각형 모양 광장 둘레에는 시청사, 길드 하우스 등 중세시대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고딕과 바로크, 르네상스 양식이 모두 나타나 건축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로 생기가 더해지는 장소다.

그랑 플라스는 낮에도 아름답지만, 야경 명소로도 유명하다. 그랑 플라스에 밤이 찾아오면 은은한 조명이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을 비추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가게들이 많고 사람들이 오가 밤에도 활기가 넘친다. 많은 여행자들이 굳이 그랑 플라스 근처에 숙소를 잡는 이유. 특히 11월 말부터 1월 초에 이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사운드 앤 라이트 쇼’가 열려 화려함을 더한다. 매시간 현란한 조명과 음악 쇼가 펼쳐져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랑 플라스는 사시사철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브뤼셀의 전통 축제인 오메강 축제, 벨기에 전역의 유명 양조장들이 참여하는 맥주 축제, 광장 전체가 생화로 장식되는 플라워 카펫이 특히 유명하다. 12월에 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브뤼셀에서는 그랑 플라스를 중심으로 열린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일찍이 그랑 플라스에 반해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 칭송했다. 실제로 광장 한 쪽에 거주하며 <레미제라블>을 집필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노이하우스 그랑 플라스 점'이 된 그랑 플라스 26-27번지에서 그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벨기에의 대표 초콜렛을 구매하기도 좋으니 일석이조이다.

그랑 플라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높고 화려한 고딕 양식 건물. 15세기 초 처음 착공했으며, 이후 화재로 전소된 것을 18세기 초 재건했다. 중앙에 있는 96m 높이의 탑에는 브뤼셀의 수호성인 미카엘 대천사가 조각돼 있다. 현재도 브뤼셀 시청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로, 가이드 투어로 둘러볼 수 있다.

시청사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은 왕의 집이라 불린다. 본디 빵 시장이었던 것을 15세기에 브라반트 공작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화려하게 다시 지었고, 16세기에 파괴되었다가 19세기 들어 고딕 양식으로 재건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카를 5세의 소유라는 뜻에서 왕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으나 실제로 왕이 살았던 적은 없다. 현재는 브뤼셀 시립 박물관으로 운영되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통합권(오줌싸개 옷 박물관 + 브뤼셀 시립 박물관)을 구매할 경우,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오줌싸개 소년의 옷 1,000여 벌이 전시된 오줌싸개 옷 박물관도 방문할 수 있다.

시청사를 마주 보고 왼편에 위치한 길드 하우스 건물 지하에 맥주 박물관이 있다. 규모는 작은 편. 중세 시대부터 맥주 길드 하우스이자 양조장으로 쓰였던 건물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입장료에는 시음 맥주 1잔이 포함된다.

브뤼셀 시청사와 맥주 박물관 사이의 골목길 초입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혀를 뽑혀 죽은 순교자의 청동'이라 불리는 에베라르트 세르클래스를 보기 위해 모인 것. 그의 팔을 쓰다듬으면 축복을 받고, 동상을 만지면 브뤼셀에 다시 오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늘 동상이 반질반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