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세워진 도시, 베네치아

5세기경 훈족의 침략을 피해 달아난 피난민들은 질퍽한 석호 위에 셀 수 없는 말뚝을 박고 기초를 다져 도시를 세웠다. 그렇게 하나둘 생겨난 118개의 섬은 생존을 존폐를 다투던 마을에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수상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점점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비운의 도시. 지금 당장 떠나야 할 여행지다.

바다와 결혼한 도시라고 불리는 곳. 바다 위에 도시를 만들고, 바다를 이용해 해상 무역권을 장악해 휘황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기 때문. 섬과 섬 사이에 있는 수로들과 그 주위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폴레옹이 베네치아를 정복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 극찬한 광장이다.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산 마르코 성당이다. 베네치아 상인 2명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숨진 성인 마르코의 유골을 훔쳐 이곳에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 이후 베네치아 공화국 수호성인이 된 산 마르코는 날개 달린 사자상으로 베네치아 이곳저곳에서 만날 수 있다. 베네치아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종루와 코레르 박물관, 시계탑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틴토레토의 벽화 <천국 Paradiso>이 유명하다. 당시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감옥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다시는 베네치아를 볼 수 없어 한숨을 쉰다는 탄식의 다리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탈출한 유일한 사람은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라는 것도 재미있다.

12세기에 세워진 목조다리가 많은 사람들로 인해 몇 차례 붕괴되면서 1591년에 세운 석조 다리다. 우아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이곳은 수로를 지나는 곤돌라와 보트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이른 아침에 이곳을 찾았다면 바로 옆 수산시장도 함께 보자.

미술학도를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여러 수도원과 성당, 길드들이 소장한 회화 800여 점을 모아 미술관을 개관했다. 티치아노의 유작 <피에타>, 틴토레토의 <성 마르코의 기적>, 티치아노 벨렐리오의 <성모의 비탄> 등 베네치아 대표 화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미술품 수집가인 페기 구겐하임은 말년에 베네치아에서 지냈다. 그녀는 자신이 살던 저택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소장한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피카소와 폴록, 칸딘스키, 마그리트 등 한곳에서 만나기 어려울 만큼 쟁쟁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600년대 베네치아 전체 인구의 약 1/3을 앗아간 흑사병이 창궐했다. 베네치아 공화국 의회는 전염병이 없어지면 성모 마리아를 위한 성당을 건축하겠다며 기도했고 이후 약속을 지켰다. 건강을 위한 성모 마리아라는 뜻의 성당으로 지금도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틴토레토의 <가나의 혼인잔치>와 티치아노의 <카인과 아벨> 등 유명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운하로 연결된 도시인만큼 싱싱한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비싼 물가를 자랑하기 때문에 레스토랑을 고르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겼다면 젤라또, 티라미스, 커피 등 디저트도 빼놓지 말고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