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미술관 산책

헝가리 문화의 중심인 부다페스트에는 도시 곳곳에 100개가 넘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모여 있어 다양한 예술적 흥미를 충족할 수 있다. 부다페스트를 여행하며 둘러볼 만한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연중 밤이 가장 짧은 하지(夏至)가 되면 헝가리 전역에서 300개가 넘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새벽까지 문을 열어둔다.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야간 개관 행사에는 수만 명의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한밤에 색다르게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다.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으며 박물관의 밤에 참여하는 박물관이나 마련된 프로그램 또한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대부분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일반인들이 예술작품을 보다 삶에 가깝게 느끼게 하기 위해, 정기적인 문화행사, 야간 개관, 와인 시음회, 주제가 있는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일 년 내내 개최하고 있다.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영어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과 어린이, 노인들은 입장료가 할인된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곳도 많으며, 부다페스트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부다 성 내에 있는 헝가리 국립 미술관. 1957년에 설립된 미술관으로 헝가리 미술 전체 분야를 소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층엔 15세기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작품을 전시하고 2층과 3층은 각각 19세기와 20세기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4층엔 현대회화가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특별 전시관에 전시하고 있는 헝가리의 국민화가 '미하이 문카치'의 작품들이다. 그중 <땔감 나무를 멘 소녀>는 이른바 헝가리적 ‘민속적 사실주의’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카롤리 페렌치의 <오프페우스>와 <산상설교>, 헝가리 출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요세프 리플 로노이의 대표작<새장을 들고 있는 여자>와 <벨러 3세의 조각상> 등의 작품은 반드시 보기를 권한다.

헝가리 응용 미술 박물관은 ‘공예 미술관’이라고도 불리며, 건축물 자체가 예술인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어쩌면 소장품보다도 건물이 더 유명한데, 아르누보 양식으로 1893년부터 1896년에 걸쳐 천재 건축가 레히네르 외덴의 설계에 따라 만들어졌다.

2024년 4월 9일 기준, 응용 미술 박물관은 현재 리노베이션 공사 중으로 이용이 불가하다.

공예 미술관 내에서는 유럽의 장식 예술 작품들을 컬렉션으로 모으고 있다. 주요 소장품들은 가구 및 금속 세공, 직물, 섬유, 유리 등으로 화려한 유럽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예술품, 수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눈이 호강하는 미술관이다.

예술 궁전 뮈파에 자리한 루드비히 현대 미술관은 헝가리 최초의 현대 미술관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근현대 미술작품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유명 화가들의 특별 전시회가 자주 열린다. 특별히 중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의 동시대 미술 아트신과 새로운 경향을 파악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미술관이다.

헝가리의 역사적인 장소인 영웅광장 오른쪽 끝에는 현대 미술관인 뮈처르노크 미술관이 있다.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이 미술관은 1897년 완공된 건물이다. 고풍스런 외관과는 반대로 헝가리와 세계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려 새로운 사조의 미술품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