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불국사를 처음 만났고, 그 기억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어느새 훌쩍 자란 나는 이번에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았어요. 석가탑과 다보탑은 여전히 장엄했고, 평지 위를 천천히 걸으며 마주한 풍경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여 마치 작은 세계여행 같았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둘러보니 걷기에도 딱 좋더군요.
‘불국사(佛國寺)’란 이름은 ‘부처들이 사는 나라의 절’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부처의 세계에 닿고 싶었는지, 건축물은 하늘로 치솟듯 높고 계단은 가파릅니다.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마음도 한 뼘씩 맑아진 기분이었어요. 첨탑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과 새들의 노래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순간,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서로에게 손을 내민 듯한 특별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