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은 신내림이 올 때 짜야한다, 는 인생관을 가지고 사는 극P답게 이번 여행은 23년도 5월달에 모든 예약과 계획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12월 말.
계절성 우울이 닥쳐 모든 걸 취소하고 싶은 지경에 다다르다.
진짜 개인적으로 기분이며 기력이 저조해서 그냥 취소할까 했는데
예약할때 "아 이때 무조건 여행갈거임 오프 안 주면 퇴사해서라도 갈거임"하고 모든 걸 취불로 끊은 탓에 수수료가 무섭게 나옵디다
이 이야기의 교훈: 여행 예약은 취가로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취소수수료가 어흥 하고 지갑 물고 가버려요
여행 하루 전날,
데이 근무 후 피티까지 야무지게 해내고 집에 와서 냅다 누워만 있었음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짐을 챙기다
가서 뭐 입을지도 이때 정하고 충전기 여권 환전한 돈 챙겨서 짐싸고
이때 여행가는 나라의 날씨를 확인함
비가 온다네요
와우
인천공항 L 카운터에서 짐 맡기기 (시간 봐가며 패스)
G랑 H 사이에서 변압기 구매
출국수속
45번 게이트쪽 인도장에서 면세품 픽업
=====
오후 비행기라서 아침에 일어나고 비교적 여유롭게 공항 리무진을 탔어요. 이날 서울 한파경보여서 추워 뒤지겠는데 오키나와는 영상이라는 예보를 보고 코트를 입었는데요
우와 진짜
얼어뒤질뻔
리무진 타고 인천공항 도착해서 짐 맡기고,
변압기... 집에 분명 있었는데 출발 전날 집을 뒤엎어도 안나왔음. 돈 아깝지만 결국 구매하고
출국수속하고
면세품 픽업하고
진짜 이때 너무 집 가고싶었음
이 맑은 서울하늘을 냅두고 비오는 오키나와로 꼭 가야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미 내 몸은 출국수속을 밟은 뒤였고
어쩌겠어 비행기 타야지...
출발 전까지 진짜 가야하나 이랬는데 또 비행기 타자마자 히히신난다 상태 되어가지고 바깥구경 하고 난리났음
근데 비행기가 구름 아래로 내려가니까 거짓말처럼 하늘의 채도가 싹 빠지더라고요
하하
오키나와 공항은 처음인데 느낌이 약간 제주도...? 부산...? 그런 느낌
입국수속은 비짓재팬으로 빨리 끝내고 유이레일 타러 가는데
그땐 몰랐죠
국내선 건물을 쭉 지나쳐가야 유이레일이 나온다는 걸
계속 실내를 걸으면서 이게 맞아? 이게 맞아? 싶었는데 혼자 간 여행이라 물어볼 사람도 없고 표지판에 의존해서 일단 쭉 직진
거침없이 난 걸어가지 예
그렇게 걷다 보면 나오는 나하 공항 역...
밖을 보니까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서 헛웃음만 나옴
ㅎㅋ...ㅋ...ㅋㅋ
아코르 계열이라 선택한 머큐어
리셉션도 친절하고 방도 깔끔하고
뷰는 앞이 꽉 막힌 거 아니면 크게 신경 안 써서 시티뷰도 좋았는데 강가 보이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혼자 쓰기엔 충분히 낙낙한 룸!! 욕조도 있어서 좋았는데 둘이 쓰기엔 쪼금 좁았을지도
호텔에 짐 놓고 바로 슈리성으로 갔는데
모노레일 안에사 슈리성 관한 정보 찾아보다가 동절기에는 열리는 시간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됨
에이 설마 하고 시간 확인하는데 도착시간 5시 반
ㅎㅎ
내려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고 걸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철문이 굳게 닫혀있죠
바람은 불고 해는 지고 가져간 옷은 얇고
에휴 텄다 하고 다시 모노레일 타고 빠꾸...
그래도 오는 길에는 모노레일 맨 앞자리에 앉아서 바깥 구경할 수 있었다네요
모노레일 역에서 내려서 바로 연결된 백화점!
추워서 안에 들어가서 아우터나 살려고 구경하다가 맘에 쏙 드는 니트가 있길래 일단 무지성 구매를 갈겼는데 18만원이었음
어머나
정작 아우터는 무인양품가서 이만원짜리 후리스 삼
국제 거리 걷다가 너무 배고프고 (아침 10시에 샐러드랩 먹은 이후로 물 제외하면 저녁 7시까지 공복이었음) 추워서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여기였음
혼자 먹는 사람도 은근 있어서 외롭진 않았고
고기가 맛있었다
사진을 안찍었네 너무 배가 고팠나
일행이 있었으면 아이스크림 바 해서 같이 뽕을 뽑았을텐데 그거까지 할 정도로 배가 고프진 않아서 스테이크만 딱 먹고 나옴
레몬사와도 시켜먹었던 거 같은데 시원하고 맛있어요
구경하려는데 길잃어서 여기 스쳐지나가기만 한 거 같음
할 것도 없어서 첫날 그냥 선물 쇼핑을 끝내버리기로 함
숙소에 욕조가 있어서 입욕제를 한박스를 샀는데 나가다가 보니까 개별판매도 하더라고
낱개 살걸
괜히 한 박스 샀어
선물용 자색고구마타르트랑 35커피랑 과자류 사고 끝~
숙소랑 가까워서 강변 따라 슬슬 걸어오는데 조용한 밤거리의 무드가 괜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