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구 터키)는 우리와 친숙한 나라다. 사람 놀려먹는 아이스크림도, 케밥도, 형제의 나라라는 설을 모두 포함해서! 물론 관광지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런 튀르키예에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한 건 그냥 멋있어보여서. 항상 안전한 것을 추구하던 나에게 도전 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유럽(같은)쪽 나라를 가보는 것이라 소매치기도 걱정되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총기 소지 가능 국가라 무섭고, 테러 위험이 크다곤 하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어떻게든 잘 되겠지라는 마인드면 무서울게 없다.
지금 생각하면 누구보다 나에게 좋은 나라다. 외국에서 한국인인걸 알아보는 나라도 별로 없는데 여긴 10명 중 8명은 "꼬레?"라고 물어본다. 사진 찍으면서 물어보고, 밥 먹다가도 물어보고, 그냥 길가다가도 물어본다. 두서없이 건네는 "안냉하세요?"라는 어설픈 한국 인사도 반가웠다. 그런 친근함이 좋았다.
물론 여긴 남자에겐 가차없다...ㅋㅋㅋ 여자들끼리 간다면 난 추천한다. 여자들에겐 굉장히 매너있고 친절함. 캣콜링도 있긴 한데 버틸 수 있음.
Day 12023.02.28
일정이 꼬일대로 꼬였다. 택시타고 공항버스 정류장을 갔는데 아이폰을 택시에 두고 내려버렸고, 공항버스 시간에 조금 늦어서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게다가 공항버스는 가는 길이 막혀서 환전 마감시간인 9시 이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이미 버스에 탑승을 해버린 탓에 콜택시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일주일만 보관을 부탁했다. 다행히 자주 오시는 기사님이라 보관해줄테니 귀국하면 연락하란다. 휴... 짐은 덜었다.
이번 여행은 아이폰의 감성이 사라졌다. 조금 우울하다. 나에게 남은 건 GOS이슈가 걸린 갤럭시 울트라 22와 화질 구린 아이패드 프로뿐이다. 유투브 오프라인 저장해놨는데 아깝네...
ICN 23:50 - DXB 05:05
서울 - 두바이 항공권
Day 22023.03.01
뭐지 나??? 이번엔 비행기에 파우치를 두고 내렸다. 좁다고 바닥에 내려놓은게 실수였다! 바로 유실물 센터를 찾아갔지만 비행기 청소가 끝나야 찾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시간이 없던 난 그냥 이스탄불로 떠나야만 했다. 이래서 유럽가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러고나서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분실했다. 공항 경찰의 도움을 받아서 찾기는 했지만, 끔찍한 한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도움을 주셨던 공항 보안팀 세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DXB 10:15 - ISL 14:25
두바이 - 이스탄불 항공권
1
보그 호텔 수프림 이스탄불
숙소 · 구시가지
예약가능
6층짜리 4성급 호텔
말이 6층이지 층고가 높은건 아니라 그저그렇다.
심지어 안에 헬스장도 없다고 한다. 그럼 2성급아닌가?? 3성급도 헬스장은 작게라도 있는데 ㅠ ..
엘리베이터도 0 1 2 3 4 5로 쪼그매...
복도는 조금 어둡다. 방은 시티뷰와 아흐멧 뷰가 따로 있음.
단점이라면 층이 대부분 낮다보니 거리에서 사람들이 날 볼 수 있다 ㅋㅋㅋㅋ 그래서 뷰가 좋고 나발이고 커튼을 안 열게된다.
심지어 내 방은 정문이랑 위치가 같아서 더 보이는 것 같음.
술탄 아흐멧 광장까지 2분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이고 근처에 트램도 다니지만 밤에도 조용해서 괜찮은 숙소다.
2
도이 도이
음식점 · 구시가지
트리플의 배신.
가격이 다 틀리다. 4배는 비싼데....
밤 늦게(8시) 방문했더니 옥상 테라스는 닫았는지 안내 안 해준다. 불도 꺼져있어서 그냥 1층에 앉았다.
직원에게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믹스 케밥을 추천해준다. 그거와 식사가 끝난 후 퀴네페도 달라고 주문했다. 두바이에서 먹은 뒤로 반한 음식이다. 추천합니다!!
메뉴는 기대 이하였으나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나 혼자 밥을 먹으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튀르키예 공영 뉴스를 쳐다볼 때, 내 옆자리에 아주머니 4분이 앉으셨다. 그 분들은 영어를 써서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무슨 메뉴를 고를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셔서 나도 몰래 흘려들으며 밥을 다 먹고 퀴네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내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 한 분이 영어로 물어본다.
"뭐가 맛있어요?"
나는 조금 얼떨떨해하다가 "믹스 케밥을 먹었는데 참 맛있다. 하지만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요."라고 영어로 더듬더듬 이야기했다. 그들은 알겠다며 믹스 케밥과 다른 메뉴를 섞어서 주문했다. 그러고 수다를 떠시는데 에너지 넘치고 유쾌한 분들이었다.
내 퀴네페가 나오자 그 분들은 갑자기 내 음식에 집중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나에게 그게 뭐냐고 물었다. 카다이프로 만든 팬케이크의 일종이라고 설명해주자 그 분들은 맛있겠다며 이야기를 또 나눴다. 나는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배가 좀 불렀고, 아직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기에 원한다면 먹어도 좋다고 했다. 그 분들은 그래도 되냐며 좋아하시더니 한 입씩 드시고는 맛있다며 칭찬하기 바빴다. 그 사람들은 필리핀 사람들이었고, 꼭 놀라오라며 여기저기 여행지를 이야기했다. 음...! 감사! 땡스!
그런 나를 쳐다보던 가게 사장님은 나에게 "굿."이라며 차이 한 잔을 주셨다. 25리라로 알고있는데 서비스인가... 이런 서비스가 참 좋았고, 여행 이야기거리도 하나 생겼다.
Day 32023.03.02
오늘은 저녁에 미식투어를 예약해뒀다. 백종원 스푸파를 따라가는 5시간짜리 짧은 투어다. 여행하면서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 건 처음이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중!!
아직도 카라쿄이와 카드쿄이가 헷갈려서 일단 페리를 선행학습하려는 마음에 가까운 선착장으로 출발했다.
1
보그 호텔 수프림 이스탄불
숙소 · 구시가지
예약가능
이곳의 조식은 나쁘지 않다. 기본적인 메뉴는 다 있다. 올리브, 빵, 치즈... 그러나 한국의 조식같지는 않다. 그저 예쁜 아야 소피아를 바라보며 조식을 먹는 게 좋았다.
직원들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자기들끼리 튀르키예어로 떠든다. 시끄러울 수 있으나, 나는 혼자 먹기에 심심해서 저런 소란스러움도 좋았다.
내가 한 접시를 해치우고 조금 더 먹기위해 일어서자 나에게 "바이"랜다. 아니야... 더 먹을거야... 설명하자 접시만 치워준다. 한 접시를 다시 들고 돌아오는데 뭔가 현타가 왔다. 돼지같아보이나... 난...?
우선 아침에 바다를 구경하고싶었기에 대충 식사를 해치우고 옷을 갈아입고 호텔을 나섰다.
더보기
2
보스포러스 크루즈
관광명소 · 구시가지
예약가능
나... 길치가 맞나보다. 지금까지 여행에서 계획도 나름 잘 세우고, 관광지를 많이 찾아놓긴 했어도 여행지에서 오는 우연과 행운들이 즐거워서 딱히 지키진 않았는데 이번엔 대차게 틀린 듯. 선착장마다 가는 배가 달랐단 건 몰랐다.
트램을 타고 바다가 보이자마자 내렸다. 선착장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서울 버스만큼 많은 배들이 왔다갔다했다. 엄청 분주한 곳이다. 정신 차리자!! 하고 망했다..
바닷가 구경을 하려니 너무 추웠다. 바닷 바람 무시할게 아니다. 일단 가까운 선착장에서 카르트를 찍고 들어갔다. 마침 배가 있길래 탔다. 그게 나의 전부였다.
나는 당연히 카드쿄인지 카라쿄인지 갈라타다리 너머로 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중간에서 오른쪽으로 꺽더니 아시아쪽으로 갔다. 그러다 또 신시가지로가다가, 아시아로 가다가 더더더 깊은 곳으로 갔다. 뭔가 잘 못 됐다 싶을때 쯤 나는 이상한 곳에 내렸다. 이런 우연과 행운은 필요없다.
그래도 도보로 걸어가면 처녀의 탑이 있다기에 구경갈랬더니 수리 중이란다.. 뭐 비수기에 수리하는게 맞긴 하지만 운도 지지리도 없지... 그냥 다른 선착장까지 산책만 실컷하고 구시가지로 돌아간다!
3
갈라타 다리
관광명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길었던 페리 여행이 끝나고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왔다. 저녁 미식투어가 카라쿄이 선착장에서 시작이기때문에, 갈라타 다리를 건너서 가기로 했다.
들은대로 낚시꾼들과 관광객이 엉켜있었다. 박스에 시미트를 넣어서 파는 아이들도 보였다. 하지만 날이 춥고 날씨도 흐려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날이 예쁘면 여기서 느긋하게 산책을 하거나 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았다.
저녁 투어에서 고등어 케밥을 먹을지도 몰랐기에 일단 먹어보자 싶었다.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나해서 둘러보다가 호객을 당했다. 첫 시도니까 나쁘지않다 생각했다. "본리스?"라고 했더니 일단 식당에 집어넣었다. 결과는 대실패. 맛없ㄷ...ㅋㅋ
두번째는 예민아저씨네다. 유명했'었'기에 기본은 하지않을까 했지만 초심을 잃은 듯. 맛도 없고 날이 추운데 밖에 앉아서 힘들었다. 겨우 맥주 한 캔만 비우고 털레털레 투어 장소로 향했다.
4
카라쿄이
관광명소 · 신시가지
첫 가이드 투어 시작이다! 다른 분들이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다셔서 선착장에 들어갔는데, 동양인은 우리뿐이었다. 어렵지않게 합류...ㅋㅋㅋ 오늘 손님은 나 포함해서 3명이 전부였던 것 같다.
가이드님이 제일 늦으셨다! 사실 리뷰에서 가이드의 평이 좋았고, 이름이 여자같아서 여자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남자셨다. 다른 일행들은 대강 알고있던 것 같았다. 나만 눈치 못 채서 사실 알고있던 척 했나보다...
투어는 재미있었다! 혹시나 너무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했는데 사람도 적었고 다들 말도 잘 통했다. 비수기에 혼자 여행오신분들이라 너무 어린사람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다들 점잖으셔서 편하게 다님.
가이드님은 물어보는 것 마다 다 대답해주셨고, 열정이 있으셨다. 게다가 우리 모두 사진을 안 찍는 편이라 코스도 술렁술렁 넘어갔고, 공지된 일정과 차이는 있었지만 요점은 다 본 것 같았다. 그리고 가이드 투어보다는 그냥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처럼 수다를 떨었다.
다들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여행을 하는지, 튀르키예에 왜 왔는지를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엄청 늦었다. 하지만 정말 재밌었어서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투어가 이렇게 재밌다는걸 알았으면 여행지마다 한 번씩은 다닐걸... 앞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조금씩 다녀봐야겠다!
Day 42023.03.03
오늘은 또 다른 가이드투어를 신청 한 날!
오늘도 이스탄불은 흐리다. 그래도 어제 즐겁게 놀아서 피곤했는지 너무 푹 자서 신난다!
1
보그 호텔 수프림 이스탄불
숙소 · 구시가지
예약가능
오늘도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조금 일찍했다. 하루일정 투어를 잡아놨고, 끝나면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스탄불은 역사와 관련이 많은 도시라 역사 투어를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의 투어가 만족스러웠기때문에 의욕도 샘솟았다!
호텔에 체크아웃 후 캐리어를 맡기고 보관택을 받고 출발했다. 일정에 맞게 도착하려면 조금 서둘러야했다.
더보기
이스탄불 하루 투어
일단 가이드투어는... 그저 그랬다. 가이드분이 연세가 조금 있으셨고 학식도 높아보이셨다. 역사학자같은 느낌? 역사 관련해서 계속 이야기를 풀어놓어주셨다. 듣는 건 정말 재미있었지만...
우선 약속 시간에 30분이나 늦으셨고, 체력도 많지 않으셔서 경사로가 많은 이스탄불 특성상 많이 힘들어하셨다. 그래서 중간중간 벤치에 앉자고 내가 권유는 드렸으나 나는 의자에 앉으면 잠이 오기 때문에.... 가이드도 진짜 반 쯤 졸면서 들었다.
어제의 열정있는 가이드를 받은 뒤라 그런지 비교가 되었다. 돈은 세배나 줬는데 ㅠㅠㅠㅠ
2
돌마바흐체 궁전
관광명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엄청 예쁜 샹들리에와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곳. 일부 가이드 투어는 이 곳에 동행하지않고 궁전에서 지급하는 오디오 가이드만 대여해주는 곳이 있으니 투어신청 할 때 알아보세요. 돈아깝다는 생각이 솔솔 드실듯.
3
갈라타 타워
관광명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여러분을 위한 선택지
꼭 가야할까요? - 아니요
갈만한가요? - 네
풍경이 멋진가요? - 네
돈내야하나요? - 네
4
톱카프 궁전
관광명소 · 구시가지
예약가능
세상에서 3번째로 큰 다이아가 있는 곳. 사실 2번째인지 헷갈린다. 투어내내 졸아서....
하지만 인테리어가 화려한 돌마바흐체랑 다르게 외부 구조나 전체적인 조화가 예쁜 곳 입니다. 돌마바흐페가 유럽풍이면 여긴 좀 더 중동, 아랍풍이에요.
5
(공항행)공항버스 탑승장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투어가 모두 끝나고 호텔에서 짐을 찾은 뒤 콜밴을 부르려고 했지만 예약이 안 된다. 캐리어 두개를 끌고 가장 가까운 공항 셔틀 정류장인 악사라이까지 갔다.
악사라이는 최악이다. 사람도 너무 많고 길도 별로다. 어쩌지... 하는 순간에 누가 내 가방을 낚아채갔다!! 놀라서 쳐다보니 방금 전 까지 가이드해주시고 헤어진 그 가이드분이 내 가방을 잡고계셨다!! 동시에 "지금 여기서 뭐하세요?!" 라는 물음으로 시작했다.
가이드분은 아야 소피아에서부터 트램을 타지않고 걸어오셨다고 한다. 그런데 길에서 낑낑거리는 나를 발견하셨다고. 어쩌다 보니 호텔에서 짐 찾고 트램을 타고 온 나와 시간대가 맞은거다. 이런 우연이?
공항 셔틀 정류장이 악사라이역에서 조금 떨어져있었기에 나를 도와주시겠다고 했다. 감사히 도움을 받고 감사 인사를 몇 번이고 드렸다. 가이드분께서는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축복의 말도 해주셨다. 인연이라는게 실제하는구나. 사람의 따스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ISL 19:40 - NAV 20:55
이스탄불 - 네브셰히르 항공권
6
아르테미스 케이브 스위트 - 성인 전용
숙소 · 괴레메
예약가능
좋은 호텔입니다! 물론 동굴호텔이라 불편한 것 있습니다.
화장실에 배기관이 없어 습기가 빠지지않음. 샤워나 목욕을 하면 습기가 조금 찝찝하다! 전체적으로 따듯하지만 창문이 별로 없어서 환기엔 불편하다. 방키는 열쇠식이고 부피가 커서 가지고다니기 부담된다 등... 있지만 풍경이 예쁘고 조식도 괜찮았어요. 딱 카흐발트메뉴정도만 먹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텔에서 연계해준 밴차량으로 편하게 이동했지만, 다른 호텔행 승객들도 같이 탑승하기때문에 늦을 수 있어요. 택시를 타는게 좋을수도...
Day 52023.03.04
오늘은 레드투어날! 호텔을 통해 신청한 한국어 투어는 모객인원이 모자라서 취소됐다. 대신 영어듣기는 나쁘지않으니 일단 영어투어로 시작!
1
아르테미스 케이브 스위트 - 성인 전용
숙소 · 괴레메
예약가능
카파도키아의 첫 날! 조식은 무난했다. 카흐발트란 이런걸까? 깔끔하고 맛있다. 올리브, 치즈, 빵이 전부이긴 하지만... 내 입맛엔 무난했다.
전 날 열기구 취소라는걸 들었기때문에 조금 심심한 아침이었지만 곧 있을 레드투어를 기대하며 출발한다!
더보기
2
레드 투어
관광명소 · 괴레메
오늘의 투어는 레드투어! 호텔을 통한 투어이다. 한국어 레드 투어는 모객인원이 모자라서 실패했다... :( 그래도 영어듣기는 좀 하던 나! 당당하게 영어투어를 신청했다. 실제로도 설명의 80~90프로는 눈치 껏 알아들을 수 있었고 농담에 웃을 수도 있었다.
우리의 일행은 11명이었다. 운전 기사, 영어&튀르키예어 가이드, 러시아어 가이드로 총 관리 인원은 3명이다. 러시아 부부와 미국에서 온 두 여자친구들, 튀르키예 출신의 커플(남자는 영어가 가능했다)과 조금 조용했던 혼자 여행하는 남자 한 명, 그리고 유일한 동양인 나까지. 러시아어 가이드는 러시아 부부를 전담마크하느라 따로 다녔고, 남은 가이드는 튀르키예어와 영어를 돌려가며 우리에게 설명했다. 아마 목이 엄청 말랐을거다.
지금 생각하는 거지만 투어 인원은 잘 만났어도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눴다. 나만 혼자이면 이런 경우도 생기는 구나... ㅠㅠ 지난 한국어 투어들이 조금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3
우치히사르 성채
관광명소 · 괴레메
이런 곳에 살 생각은 누가 했을까? 영원히 모를 일이나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보호와 감시의 역할을 해냈다고 한다. 옛 사람들의 지혜가 놀라웠다. 저렇게 큰 산에 "들어가서 살자!"고 누가 제안했을까?
잠시 10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주변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사람들이 작게 비명을 질렀다. 여기에도 큰 개 3마리가 일광욕을 즐기는데 한 마리의 다리가 3개뿐이었다. 조금 불쌍했다. 막상 본인은 신경 안 쓰는 것 같았지만...
4
파샤바 밸리
관광명소 · 괴레메
여긴 정말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게 자연 지형이지? 가이드와 함께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계곡에 입장했다. 파샤바 르흫같은 발음이라며 우리에게 발음해보라고 했다. 일행 중 미국인 친구였던 브리트니와 기억나지않은 예쁜 그녀의 친구, 나는 발음을 이리저리 해보며 서로 웃었다. 유쾌한 친구들이었다 ㅋㅋㅋ 그렇게 영어로 더듬더듬 대화를 나누다가 내 사진도 찍어달라고 부탁했고 우린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5
괴레메 야외 박물관
관광명소 · 괴레메
사실 이쯤되니 여기가 어딘지 구분도 안 간다... 하지만 우리는 야외 박물관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 언덕길을 올랐다.
여기에는 교회가 여기저기에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교회에 들어가기 전 약간 설명을 듣고 들어가서 구경하는 식이었다. 어둠의 교회는 돈을 더 내야했지만 추가로 냈다. 벽화는 투박했지만 정성이 보였다.
여기 사람들도 정말 친절하다! 내가 들어가서 꾸깃꾸깃 구경하는 동안, 이 곳의 관리/보안 담당인 듯 한 사람들이 "꼬레? 안녕하세요?"라고 해주었다. 이제 이런 인사는 익숙하면서도 항상 놀랍다. 나도 "멜하바!"라고 대답해주었다.
6
위르귑
관광명소 · 위르귑
알라딘 뭐시기....
이 곳은 어디인지 모르나 아마 도자기를 파는 곳 같다. 카파도키아의 명물 항아리 케밥의 항아리를 이 지역에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를 이끌던 가이드를 잠시 뒤로 하고, 자기 박물관(?)의 매니저가 우리를 안내했다.
우리는 튀르키예식 자기의 생산과정과 장점, 품질 등에 대해서 들었다. 그리고 곧 자기 제작 체험과 함께 와인도 받았다. 카파도키아산이라는 레드 와인은 쓰지도 달지도 않았고 먹을 만 했다. 우리 일행인 브리트니는 뭔가 구매하고싶어하는 듯 했다.
'역시나 쇼핑이 빠지면 가이드 투어가 아니지...'라는 생각도 잠시 우리는 곧 엄청난 가격의 명장 작품들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진짜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었다. 손바닥 만한 타일이 15만원... 다음 생에 올게요...
7
데브란트
관광명소
이게 바로 낙타바위라는 것이다!
가이드는 여러가지 바위모양을 알려주고 우리가 자신만의 바위를 찾으라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가이드만의 바위는 술먹는 호머심슨인 듯 했다.
나는 두리번거리다가 그냥 구름모양에서 강아지 얼굴을 찾는게 빠르겠다며 포기했다. 나만의 바위는 다른 지역에서 찾았기때문... ㅋㅋㅋㅋㅋ
8
셀리메 수도원
관광명소
Day 62023.03.05
결국 카파도키아를 떠난다... 내 열기구... 다음 생에 꼭 타야지.
이스탄불로 돌아가서 여러가지 구경거리를 찾아볼지, 휴식을 취할지 고민이었다. 투어를 연속으로 했더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나이가 들었다는 걸까?
1
아르테미스 케이브 스위트 - 성인 전용
숙소 · 괴레메
예약가능
나는 오전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로 했어서 호텔에 콜밴을 요청했다. 7시에 출발하는 이른 차량이었다. 호텔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싸줘서 공항에서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가는길에 측량용인지 열기구 몇개가 떠 있었다... 이걸 못 타네 ㅋㅋㅋㅋ
더보기
NAV 09:45 - ISL 11:10
네브셰히르 - 이스탄불 항공권
2
그랜드 하얏트 이스탄불
숙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호텔에 도착한 후 멍하니 이제 뭘 할지 생각했다. 연이은 비행기 일정으로 나는 지쳤고, 이걸 예상했었고, 그래서 비싼 특급 호텔을 예약한 것이다. 투어 계획도 이 날 이후로 따로 짜두지 않았다. 그런데 뭔가 아까웠다. 뭔가가... 아쉬웠다.
우선 저장해둔 관광지는 많았기에 지하철을 타고, 트램을 타고 밖으로 나가보긴 했지만 많은 사람 속에서 갑자기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스탄불은 날씨도 정말 흐렸고 내 기분이 나아지지않았다. 밥도 안 먹고 호텔에 돌아오니 눈물이 찔끔났다. 갑자기 왜 외로운 것...ㅠㅠㅠㅠㅠ?
이대론 안 되겠다싶어서 내일 파묵칼레에 가보기로 했다. 거긴 풍경이 예쁘고 날씨도 훨씬 좋다고 했다. 아마 가면은 기분이 훨씬 나아질 것 같았다.
Day 72023.03.06
나는 파묵칼레에 가기로 했다. 갑작스런 결정이었지만, 어차피 하루 보러가는데 무슨 짐이 필요한가! 전날 밤에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서 일단 출발했다. 이게 즉흥 여행이지! 하지만 뽕을 뽑으려면 일찍 가야했다. 그래서 나의 새벽런이 시작되었다.
1
그랜드 하얏트 이스탄불
숙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나는 아침부터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파묵칼레 하루 투어를 하고싶었기 때문이다. 보통 파묵칼레는 1박을 잡고 가거나, 데니즐리와 안탈리아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는 이스탄불에서 도전하기로 했다. 유투브에 보니까 잘 가더라... 난 혼자긴 했지만 일단 도전!!
새벽 4시에 기상, 외출 준비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첫 비행기가 8시에 있었고, 공항버스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기에 5시전에는 출발해야했다. 다행히 공항 셔틀을 타고 첫 비행기와 함께 데니즐리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더보기
2
이스탄불 공항
관광명소
예약가능
데니즐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위해서 너무 일찍 나왔던가. 정말 졸렸다. 몇시간 못 잘 것 같아서 비행기에서 졸았다. 눈뜨면 파묵칼레 가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3
파묵칼레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너무나 예쁜 곳 이었다. 비록 이 곳에 가기위해선 데니즐리 공항에서 공용 셔틀인 돌무쉬를 타거나, 비싼 돈 주고 택시를 타야했지만...
시작은 이렇다.
나는 파묵칼레에 꼭 일찍 가야했기 때문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 앞에 섰다. 택시 기사들이 앞다투어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나는 "파묵칼레!! 하우 머치 타임??"이라고 물었다. 기사들은 750리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를 물었다. 그들은 이 질문이 낯설었는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1시간이라고 했다. 지금 시간은 9시 16분...
나는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다면 팁을 더 주겠다고 했고 한 기사가 타라고 제안했다. 그는 미터기를 키고 90 제한 도로에서 130을 밟았고 나는 4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 다시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싶지만 그땐 일단 빨리 보고싶었다. ㅋㅋㅋㅋㅋ... 왜 그랬지 ㅠㅠㅠ
파묵칼레는 이런 곳은 두 번 다시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예뻤다. 날씨도 최고였고, 풍경도 예뻤다! 비수기라 물은 적었어도 너무 예쁘고 좋은 곳이다. 누구든 튀르키예에 방문한다면 꼭 가봤으면 한다.
여기에 동양인들이 여럿 보였다. 그 중 일본어를 쓰는 학생들(?)도 있었다. 나는 스미마셍...으로 시작하여 그들에게 다가갔다. 나는 한국인인데, 일본인이냐고 일본어로 물었다. 그들은 타지에서 만난 동양인, 그것도 일본어로 인사해오는 한국인을 반가워했다. 하지만 사진 찍어달라는 말은 일본어는 못했기에 영어로 부탁했다. 그리고 일본인 친구들은 나의 사진을 기가 맥히게 찍어줬다!! 사진의 난 못생겼지만 풍경은 너무 이뻤다. 옷 컬러도 나름 컨셉잡고 입은 옷인데... 옷이 문제가 아니라 옷걸이 문제였다는 걸 깨달은 순간.
추후에 여기를 둘러보는데 다른 사람들 몇명이 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나섰다. 가끔 이상하게 찍어준 사람도 있었다. 고맙긴한데... 구도며 역광이며 사진이 굉장히 이상해서 그냥 내가 마음에 안 들었나싶었다.
친근하게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쓰는 여직원이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빛에 따라 색이 변한다는 보석 목걸이도 샀다. 그런데 난 별로 안 할것 같아서 친구에게 선물로 줬다. 하하하!
4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파묵칼레에서 안탈리아를 가려면 버스를 타야한다. 공항 직행이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데니즐리 오토갈로 가달라고 했다.
여기는 버스 회사 카운터가 여럿 있는데 안탈리아로 가는 버스 회사는 '파묵칼레'라는 회사였다. 나는 티켓을 사고 두근거리며 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혼자 여행온 동양인 여성을 보는 시선이 조금 느껴졌지만 기분탓이겠거니...하며 넘겼다. 물론 기분탓이 아니어서 눈이 몇번이나 마주친 사람에게 나는 무해하다는 것을 어필하여 스스럼없이 웃어야했다.
버스회사 직원을 제외하고는 영어를 전혀 못 해서 난감했지만 기본 회화로 넘길 수 있었다. 안탈리아! 티켓! 두마디로 내가 탈 정류장과 시간을 알 수 있었다. 배고파서 시미트도 샀는데, 배불러서 남겼다.
버스 옆 자리에는 예쁜 튀르키예 여학생이 있었는데 중간에 휴게소에서 껌을 사오더니 나에게 먹으라고 줬다. 고무를 씹는 맛에 나는 어리둥절했으나, 포장지에 명언같은 것도 써있길래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버스를 타는 동안 입은 심심하지않아서 좋았다.
5
Antalya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지중해의 도시 안탈리아/ 안탈랴/ 안탈리야 등 여럿 이름이 있지만 바다가 예쁜 도시였다. 지중해는 처음이었지만 터키와 지중해의 조화란! 휴양지로 이름난 곳 답게 곳곳에 페리와 호텔들이 많았다. 바다도 예쁘고, 날씨도 최고였다. 나는 오길 잘 했다 싶었다. 비록 내 비싼 호텔의 1박은 날려먹었으나 이정도 풍경이면 괜찮지않을까?
바다를 한참 바라보며 공원에 앉아있다가 구시가지에서 대충 저녁을 먹었다. 오늘 제대로 된 한 끼도 못 먹은 상태였지만 지금도 생각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를 이 곳에서 먹을 수 있다. :)
날씨도 정말 좋았고, 고양이와 강아지가 많아서 즐거웠다. 고양이들이 날 싫어해서 좀 슬펐으나, 그래도 가끔 나에게 다가오는 고양이들을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귀여운 아기 토끼로 운세 점쳐주는 아저씨에게 호갱당할 뻔 했으나 토끼만 실컷 만지고 도망쳤다. 죄송...ㅋㅋㅋㅋ
Day 82023.03.07
안탈리아에서 하루가 지났다. 어제까지 맑던 날씨는 오늘 갑자기 흐려졌고 곧 한국으로 떠난다는 생각에 슬펐다. 이런 기분에 침울해지지않으려면 오늘은 확실히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멍하니 있다가 결국 밖으로 나섰다. 여행은 끝나기 전 까지는 모른다!
1
Antalya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안탈리아 좋다는건 케바케다. 오늘은 별로 안 좋은 날... 날씨도 구렸고, 호객과 기분나쁜 캣콜링도 계속 당해서 마음이 너덜너덜했다. 튀르키예 싫어....
그래도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단 마음에 새 옷을 사입었다. 셔츠와 바지, 나시티같은 건 한국에선 못 입지만 외국에서 내가 너무 입고싶어하는 스타일이다. 이스탄불보다 안탈리아가 좀 더 저렴한 것 같았다. 풀 착장에 5만원 남짓이라니. 로드샵이라곤 해도 정말 싸다!
간단하게 해변을 구경하려고 걸어가다가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간단하게 브런치를 먹었다. 하필 환전 한 리라를 다 써서 유로로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웨이터가 괜찮다고 했다. 100유로 짜린데... 진짜?
계속 이야기를 나눠주고, 정말 친절했던 이 웨이터에게 팁을 주고싶었는데, 내가 결제할 때 쯤 사라져서 전해줄 수 없었다. 꿀꿀했던 아침부터 만난 친절한 사람이었다.
2
Antalya Kemer Ferry Station ( Deniz otobüsü )
관광명소 · 나만의 장소
페리를 탔다. 왕복 2시간짜리 코스였다. 근처에 있다는 폭포를 보고 오는 코스라 한참 가야했다. 처음에 예쁜 절벽들을 볼때는 사진도 찍고 신났지만 곧 연속되는 풍경과 왜 틀었는지 모를 이상한 튀르키예 음악을 들으며 지루해졌다. "원래 여행이 이리도 지루하던가? 이제 뭐하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다들 가족, 친구, 연인과 페리를 탔는데 나 혼자 타니까 여전히 느껴진 얕은 시선... 내가 생각해도 뭔가 이상해서 누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면 중국인이라고 해야지라며 속으로 혼자 부들거렸다. 이건 좀 처량할지도!!
비록 그 2시간이 지루하고, 추운 바닷 바람을 마주하며 가기엔 내 옷차림도 얇았지만, 그래도 생각을 흘리는데에는 좋았다. 겨우 도착한 폭포도 그저 그랬다. 감흥이 없었다. 그냥 폭포구나... 갑자기 여행 불감증이 시작된건가 싶었다.
배를 타고 2시간 정도를 흘리고 나니 돌아갈 생각에 복잡하던 머리 속이 정리됐다. 350리라는 비싸긴 했지만.
그리고 어김없이 진행된 기념 사진 호객은 솔직히 너무 못 찍어서 살 마음이 안 들었다. 젠장....
3
이스탄불 공항
관광명소
예약가능
이스탄불 공항은 비가 오면 물이 새기도 한다... 주의 표지판만 보고 지나가다가 나도 한 방울 맞았다.
인천공항 모티브라더니... 건축한지 몇년 안 된 건물에서 이런 일이라니. 이건 좀 충격이었다. 비도 그렇게 많이 안 왔는데...ㅋㅋㅋㅋ
더보기
4
그랜드 하얏트 이스탄불
숙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밤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호텔방에 오니 거의 1시... 지친다. 내일 귀국인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난 더이상 팔팔한 20대가 아니란걸 느꼈다.
내일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이기에 부지런히 짐을 미리 싸두고, 피곤을 씻고, 얼굴에 팩을 하고 잘 준비를 했다. 여행내내 찍은 사진들과 영상을 구경하다가 문득 다시 외로워졌다. 낯선 땅 한 가운데에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었다.
더보기
Day 92023.03.08
튀르키예를 떠나는 날 이다. 이제 휴가가 끝났다는 생각과 함께 첫 날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야겠다는 상념이 가득하다. 두바이 공항에서 겨우 2시간 경유인데 찾을 수 있을까...
1
그랜드 하얏트 이스탄불
숙소 · 신시가지
예약가능
조식을 먹었다. 3박을 했으나 하루 먹었음. 좀 아깝다 하루에 4500리라나 줬는데...!!
조식을 먹으려는데 식당 위치를 까먹었다. 레스토랑을 찾지 못 해서 두리번거리다 룸 키핑 직원을 만났다. 직원은 바로 옆에 있다며 그랜드 라운지로 날 안내해줬다. 난 클럽 라운지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괜찮은가?.. 뭐 안내 해줬으니까 가야했다. 마지막 날인게 너무 아쉬워서 그런지 별 대꾸할 말도 기억이 안 났다.
그랜드 라운지는 조용하고 이미 몇명의 손님이 식사 중 이었다. 나 혼자 들어가니 몇명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튀르키예 일주일차 동양 여성은 이런 시선이 이미 익숙하다....
직원에게 인사만 하고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 창가자리에 앉아서 마셨다. 사실 배는 안 고팠는데 돈 날려먹을 생각에 억지로 온거라 식욕은 없었다 ㅋㅋㅋ
그래도 아깝다는 생각에 한 접시는 치즈와 빵으로 채워 먹고 있는데, 한 직원이 "Happy Woman's day"라며 작은 꽃다발을 건넸다. 예상도 못한 로맨스 ㄴㅇㄱ
꽃은 향기가 좋았고 이런걸 받은게 너무 오랜만이라 고맙다고 인사만 건넸다. 나도 해피 우먼스 데이라고 했어야했는데...!! 아직 마음과 영어 실력의 여유가 부족하다.
더보기
IST 20:05 - DXB 01:20
이스탄불 - 두바이 항공권
Day 102023.03.09
결국 나의 파우치는 찾지 못 했다. 없다고 하더라. 이놈의 에미레이트....ㅂㄷㅂㄷ... 다행히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폰은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귀국 후 루트가 항상 같다. 인천 공항에서 경기로 가는 공항 버스를 타고, 도착한 터미널에서 콜 택시를 불렀다. 기사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돌아가는데 여자 혼자 몸으로 튀르키예같은 먼 나라를 가는 게 대단하다고 했다. 본인은 제주도도 무섭다고 하셨다.
이런 이야기는 자주 들었기 때문에 익숙했는데 갑자기 기분이 묘했다. 진짜 먼 나라여서 그랬는지, 얼마 전 지진이 나서 슬픈 나라라 그랬는지,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인지, 자기성찰을 하며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깨달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행은 잘 마쳤으니까.
보통 여행이 끝나면 여운이 남아서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는데, 이번 여행은 좋은 점과 싫은 점이 분명한 여행이었다.
혼자 여행다닌게 몇번 안 되지만 이렇게 장거리를 길게, 오랫동안 다닌 적은 처음이었지만 나중에 또 오고싶은 나라다.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결국 다 좋은 추억이 되니까!
여행이 지난 며칠 후 이 여행기를 적으면서도 혼자 찌질하게 굴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생각나면 아직도 이불을 찬다. 왜 그랬을까...? 멍청하고 염치도 없는 찌질했던 나..! 흑역사들은 항상 되돌아볼 때 마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음...
화가 나는 기억도 있다. 묘하게 날 쫓아오던 사람과 대놓고 추파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이상한 성희롱도 당했다. ㅂㄷㅂㄷ...
하지만 좋은 기억들도 많다. 공항에서 나에게 먼저 말 걸어준 튀르키예 엄친아 친구, 혼란 속에서 날 도와주시고 축복해주신 행운의 가이드님, 내 사진을 이쁘게 찍어준 브리트니와 그 친구와 일본인 학생들, 멋모르고 떠난 여행길에서 마주친 사람들, 슬픈 날 나에게 친절하던 웨이터랑 이름도 기억 안 나는 나머지 사람들도 고마웠습니다.
튀르키예 안뇽👋
또 볼 수 있으면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