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짙은 향기, 후에 들여다보기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후에 성과 마지막 왕조의 능, 오래된 사찰 등이 남아 있다. 분주한 도시 속 조용한 옛 왕궁터를 거닐며 세월의 흔적을 바라보다 보면 후에가 더 가까워질 것이다.

버스와 기차를 이용하면 3시간 정도 걸려 후에로 갈 수 있다. 오픈 투어 버스가 잘 되어 있어 가장 많이 이용한다. 특별한 추억을 원한다면 다낭-후에 구간은 해안선 풍경이 펼쳐지는 기차를 이용해 봐도 좋다.

150년 동안 응우옌 왕조의 13명의 왕이 거주했던 왕궁. 중국과 프랑스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독특하다. 중국 자금성을 모티브로 한 만큼 구조는 비슷하지만 훨씬 작다. 후에 왕궁의 정문인 응오몬을 통해 왕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왕궁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에는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태화전과 태평루, 건중루, 열시당, 유물 박물관 등 현존하는 건물들을 둘러보자.

응우옌 왕조의 2대 황제인 민망 황제의 무덤. 황제의 무덤이지만 작은 왕궁에 온 것 같은 건축양식이 인상적이다. 성벽에 둘러싸인 왕궁과 유사한 구조라 궁전을 거니는 듯하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원과 호수, 다양한 석상과 건물이 있다.

입구인 대흥문을 지나 공덕비 정자 → 현덕문 → 숭은전 → 홍택문 → 명루 → 용 계단 → 민망 황제의 무덤 순으로 둘러보기를 추천

응우옌 왕조의 12대 황제인 카이딘의 능. 친 프랑스 정책을 펼친 황제의 무덤답게 베트남과 유럽의 건축양식을 융합하여 다른 왕릉과는 확연히 다르다. 석조와 콘크리트를 사용한 건물들이 마치 유럽의 성당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대 왕릉 가운데 가장 호화롭고 아름답다.

계단을 오르면 문관과 무관 석상이 보인다. 공덕비 → 천정궁 → 계성전 → 카이딘 황제의 동상 순으로 둘러보면 된다.

가장 오랜 통치를 한 응우옌 왕조의 4대 황제인 뜨득 황제가 잠든 곳. 후사가 없었던 황제가 직접 자신의 무덤을 설계했고, 완성 후 이곳에 머물며 시를 쓰고 사색을 즐겼다. 아름다운 인공 호수 옆으로 사당을 배치해 운치를 더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인공 호수를 지나 충겸사와 유겸사 → 겸궁 → 화겸전 → 명겸당 → 양겸전 → 온겸당 → 겸릉 공덕비 → 능묘문 → 뜨득 황제의 무덤 순으로 둘러보면 된다.

흐엉 강변에 있는 사원으로 티엔무('신비한 여인'이라는 의미)라고 불린다. 21m 높이의 7층 팔각 석탑과 시내까지 소리가 울려 퍼지는 범종으로 유명하다. 본당 뒤편에 낡은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는데, 베트남 전쟁 시 불교 탄압 정책에 항의하던 틱꽝득 스님이 이 차를 타고 호치민까지 가서 분신자살을 했다고 한다.

중국 승려가 1670년에 세운 사원으로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숲이 우거진 언덕 위에 숨어 있는 조용한 사원에 발을 디디면 발걸음조차 조심스러워진다. 이끼로 덮인 문을 들어서면 세월을 머금은 법당을 만난다. 한적한 사원에서 잠시 여유 부리기 좋은 곳.

호이안에 투본 강이 있다면 후에에는 흐엉 강이 있다. ‘향기 나는 강’이라는 의미로 후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가르며 흐른다. 에펠 탑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짱띠엔교는 흐엉 강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다리이다.

흐엉 강변에 있는 37m의 높이의 깃발 탑. 구시가지 왕궁 정문 앞에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국기 게양대로 거대한 베트남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폭격 된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전쟁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후에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수많은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흐엉 강변에 있어 강변을 산책하면서 들르기 좋다. 시장 안에 늘어서 있는 노점들을 구경하며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과 흥정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거 왕조의 수도였기에 후에의 전통 음식은 장식이 화려하고 손이 많이 간 궁중 음식의 느낌을 준다. 후에에서 우리도 왕족이 된 것처럼 즐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