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다소 멀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알고 보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 명소부터 쇼핑 스팟, 한국의 찜질방을 뛰어넘는 사우나까지. 찾아갈 곳이 가득한 보물 같은 도시다.
특히, 북유럽 스타일과 디자인에 한 번이라도 마음을 빼앗겨 본 적 있다면 헬싱키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 것이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이딸라, 아라비아의 그릇부터 아르텍 가구까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북유럽 디자인이 바로 헬싱키에서 탄생했기 때문!
북유럽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헬싱키 여행기를 소개한다.
모더니즘의 정수
아르텍
제나융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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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시내로 나와 아르텍 매장을 찾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아르텍*은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이름처럼 기능성을 갖춘 모던함이 특징인데,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는 요즘의 한국 트렌드와도 맞물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비록 가구는 못 샀지만, 쿠션보 한 장을 사 들고 만족하며 나왔다.
아르텍(Artek)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의 아버지'인 알바알토를 포함한 4명의 디자이너가 1935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설립한 가구 브랜드.
아르텍 본점
관광명소 · 헬싱키(헬싱키)
바다와 맞닿은
카이보 공원에서
제나융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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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많다. 그 섬들과 바다를 볼 수 있는 헬싱키 최남단의 아름다운 곳, 카이보 공원을 찾았다. 드넓은 잔디밭과 높이 뻗은 나무들, 눈이 시리도록 파란 바다와 하늘까지 어우러져 있는 너무나도 멋진 공원이었다.
제나융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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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엘름(Elm)에도 들렸다. 엘름은 타파스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레스토랑인데 정원 뷰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어 더 특별했다. 글루텐 프리 옵션이 있고, 심지어 맛까지 좋아서 야무지게 잘 먹었다는 후문.
핀란드의 사우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핀란드 문화의 정수다. 핀란드의 인구가 약 550만 명인데 사우나만 무려 330만 개에 달한다고 하니 말 다 했다. 폐쇄된 공간에 있는 한국의 사우나와는 달리, 핀란드 사우나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어 사우나 후 찬 바다 들어가 바로 수영을 할 수도 있다.
사우나 후 바다에 한쪽 발을 담가보았다. 차가운 물에 화들짝 놀라 첫 시도는 실패했으나, 언제 또 이런 문화를 경험해 볼까 싶어서 두 번째에는 목까지 깊숙이 몸을 담갔다. 머릿속까지 쭈뼛 서는 차가움이었지만, 너무나도 개운하고 맑아진 기분이 들어서 서너 번은 왔다 갔다 했다.
헬싱키에서 핫하다는 베지테리언 레스토랑 예스 예스 예스(Yes Yes Yes). 하트와 네온사인이 가득한 인테리어가 을지로의 힙함과 닮아있는 듯해 더 반가웠다. 우리는 딸기 칵테일, 비트 리조또, 비건 치즈 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나누어 먹었다. 가볍고 상큼한 느낌의 식사였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다 먹지는 못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껏 차려입은 핀란드 힙스터들이 많아 보였다. 사우나에서 갓 나온 말간 얼굴의 우리와는 대조적이었다. 😂
이튿날 오전에는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인 마리메꼬에 들렀다. 마리메꼬를 막연히 일본 브랜드로 알던 때가 있었는데 70년 이상 된 핀란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모더니즘이 특징인 아르텍과 달리, 마리메꼬는 총천연색 컬러와 다채로운 패턴으로 유명하다. 최근에 집을 꾸미기 시작해, 수개월 동안 독특한 패턴의 패브릭을 찾아 헤맸는데 마리메꼬에서 딱 내가 그리던 초록색의 식물 패턴을 찾았다. 얼마나 행복하던지! 💚
마리메꼬에 이어, 핀란드 디자인 뮤지엄으로 갔다. 때마침 마리메꼬의 주요 디자이너였던 부오코 누르메스니에미(Vuokko Nurmesniemi)의 전시를 하고 있어, 오전에 매장에서 보았던 상품들과 그녀가 만들어낸 패턴을 더 유기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답고 촌스럽지 않은 고유한 무늬들. 꽉 죄는 옷으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켰다는 점이 코코샤넬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미술관 한편엔 그녀의 남편인 '안티 누르메스니에미'가 디자인한 가구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요즘 한국에서 제일 핫한 미드 센츄리 모던 스타일의 가구들이 한가득이었다. (다 가지고 싶었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