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로마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존재한다. 그곳은 바로, 가톨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바티칸이다.

우리나라 경복궁의 1.3배 크기인 작은 영토, 760여 명의 국민과 주권을 가진 국가다. 이탈리아가 통일되면서 바티칸도 이탈리아에 속할 뻔했으나 교황의 땅을 인정하는 '라테라노(Laterano) 조약'에 따라 독립했다. 가톨릭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바티칸은 최고지도자가 교황이며 국민 대부분이 성직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추기경도, 바티칸 내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 바티칸 국민이다. 퇴직 후에는 다시 각자의 나라에 귀속된다.

'성 베드로'의 이탈리아식 이름을 넣어 '산 피에트로 대성당'으로도 불리는 이곳. 로마에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가 로마에서 순교한 초대 교황이자 예수의 첫 번째 제자,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성당을 지었고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함께 재건축했다. 이탈리아 각지에서 공수된 천연 대리석 위로 상단에는 모자이크와 천장화가, 하단에는 역동적인 조각이 빈틈없이 내부를 채운다. 벽면을 가로지르는 라틴어는 성서 루카복음의 한 구절로, 금박 띠에 새겨져 더욱 돋보인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경우 아침 일찍부터 대기줄이 길어 내부와 쿠폴라까지 관람하려면 한나절 이상 머물러야 한다. 민소매나 반바지는 입장이 절대 안 된다.

베르니니가 만든 원형광장으로 순례자들이 좁은 골목을 지나 탁 트인 광장을 보고 경외감이 차오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양팔 벌려 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그가 준비한 장치다. 오벨리스크는 칼라굴라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으로 광장 중앙에 있어 해시계를 자처한다. 가장자리에는 열주회랑이, 그 위에 140인 성인의 상이 놓여있다.

바티칸 박물관의 1,400여 개의 방에는 역대 교황이 수집한 예술품으로 가득 차 있다. 세계적인 규모는 물론, 고대 그리스부터 르네상스, 바로크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박물관이다. 18세기 후반 일반에게 공개되어 예술적 목마름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전 예약을 통해 박물관으로 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다. 예약 희망 시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 바티칸 박물관은 수집 역사만큼이나 다 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집중적으로 본다면 한 달 이상이 걸리며 소문난 명작만 보기에도 하루를 꼬박 보내야 한다.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미리 위치를 파악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자.

바티칸은 스위스 용병이 지킨다. 자국의 생산품이 많지 않아 예부터 용병을 파견했던 스위스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용맹함을 지녔다. 교황 클레멘스 7세를 목숨 걸고 구한 일로 바티칸과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현재 100여 명의 용병이 바티칸에 있다. 그런데 강인한 용사의 모습과는 사뭇 달리 군복이 화려한데,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신자는 물론 여행자들까지 교황과의 만남은 무척 기대된다. 매주 수요일에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가 있어 시작 전에 성 베드로 광장을 한 바퀴 돌며 일반 알현의 시간을 갖는다. 일요일은 정오에 성 베드로 광장이 보이는 교황의 방 테라스로 나와 축복을 빌어준다.

미리 교황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하며 미사 전날 산타 수산나 성당 사무실에서 티켓을 받아야 한다.

역사도, 얽힌 인물과 이야기도 다양한 곳 바티칸.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그 웅장함에 압도되고 감격스럽지만, 적절한 설명과 함께라면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이럴 때 적합한 것이 바로 투어 상품들. 가이드를 해주는 것 외에도 혜택이 많으니 신청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