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게 타이베이지! 🇹🇼
LETTER. 00
타이베이에서 온 편지
24.JUL.2025
느닷없는 폭우가 쏟아진다. 이럴 줄 알고 우산 챙겨왔지. 아, 근데 신발이 문제다. 장화 신을걸. 몇 시간의 폭우가 지나가고 바람이 설렁설렁 부는 습한 공기가 느껴진다. 그래, 이게 타이베이지!
물기를 머금고 있는 대만 거리는 운치 있다. 추운 겨울 없이 따뜻하고 습한 날씨는 식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기후. 초록색은 더 진해지고 구불구불 한자가 쓰여있는 오래된 간판들은 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훠궈지. 대만에서 훠궈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요즘 들어 예약 난이도가 높아진, 일명 ‘MZ에게 인기 많은 훠궈 가게’에 들어선다. 야무지게 앞치마도 둘러주고,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국물에 잘 익혀서 먹어보며 본격적인 나의 대만살이를 풀어본다.
현지인 PICK 타이베이 추천 스팟?
MZ 인기 훠궈 맛집 등 Moonsooo의 추천 스팟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편안하면서 이국적인

사실 나에게 대만은 여행지는 아니다. 가족과 일의 연장선상으로 거주하고 있는 나라고, 그중 타이베이는 서울 다음으로 오래 산 도시가 되었다. 간혹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나 이번에 대만 여행 가는데 진짜 추천해 줄 만한 곳 있어?”라고 물어보면 입이 간질간질해진다.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너무 많은데… 그래서 이 소개 글은 시간순이 아니다. 일단 머무르고 즐기기 소중한 공간들을 여기저기 적어보고자 한다.


실패 없는 추천 맛집

길을 걷다 보면 골목 사이로 타이베이 101 건물이 보이고는 하는데 구(舊)와 신(新)이 공존하는 그 자체만으로 멋스럽다. 발에 닿는 면집에 들어가서 시켜 먹는 새우만두와 우육면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내 기준에 한국인들이 무조건 좋아할 우육면이다! 부추가 들어간 오동통한 부추 물만두와의 조합 또한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게다가 가격은 또 얼마나 저렴한지. 두 메뉴를 다한 총액이 약 1만 원. 감동이 아닐 수가 없다.
우육면을 먹고 나와 근처 카페의 창가 자리에 앉아 핸드드립을 한 잔 마신다. 대만은 커피와 차 문화에 진심인데 커피콩 재배가 가능한 기후 덕분에 by Taiwan 커피콩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스팅 된 대만산 커피원두도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커피러버들이 좋아할 수밖에.


중산 나들이


요새 뜨는 동네 중 한 곳이 중산. 요리는 즐겨하지 않지만 그릇 욕심은 끝이 없어서, 어느덧 지갑이 가벼워지기 일쑤인 좋아하는 가게가 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소품 숍도 나오는데 역시나 그릇이 가득 쌓여있어, 보물찾기 하듯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 이런 귀여운 젓가락은 또 그냥 지나가기 힘들지.
쇼핑을 하고 갇다보면 배가 고파진다. 대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곱창국수집이 중산에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여기도 인기가 꽤나 많은 가게.
조금만 걸으면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힙한 도넛 가게가 나오는데 디저트는 여기다. 쇼핑 후 달달한 디저트까지 사서 집으로 돌아가면, 마음이 그렇게 풍요로울 수가 없다.


길거리 일본식 구옥의 재발견


길을 걷다 보면 대만의 일반적인 집들과는 다른 일본식의 구옥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런 구옥들을 대만에서는 잘 보존해 새로운 상업 공간으로 탄생시키고는 하는데, 도장깨기 하듯 이런 곳들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소개하고 싶은 곳은 Chapter. 예약제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카페인데 내부에서 조용히 책도 보고 쉬어 갈 수 있다. 나무 바닥을 그대로 살려서 걸을 때마다 삐거덕 소리가 나는 것도. 정원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 수 있는 공간이 꾸려진 것도 마치 누군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 잠시 시간을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또 다른 추천 장소는 Taihu gyoza. 유명한 대만 토종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Taihu Beer가 만든 곳으로, 일본식 구옥을 살려 외부와 내부를 리디자인한 멋스러운 음식점이다.


자연과 자연스러움

대만 길거리에서는 고양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어느 날 길을 걷다 바깥 담벼락에 고양이들에게 줄 츄르와 물통을 둘 선반까지 설치한 집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누구든 냥이들을 발견하면 마음껏 제공하라는 집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였다.
사실 타이베이에는 한국의 겨울같이 스산한 추위는 없기 때문에 사시사철 푸르른 식물들을 즐길 수 있는데 그중 단연 좋은 장소는 도심 속 한가운데에 있는 다안 삼림 공원이다. 아침 일찍 나가면 태극권을 하시는 어르신들도 볼 수 있고, 가장 더운 한낮의 여름날을 제외하고는 피크닉하고 산책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시먼딩 근처, 여기도 좋아요


언젠가부터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시먼딩. 맛있는 가게도 많고 볼거리도 많지만 조금만 이동하면 더 멋진 장소가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꼭 알려주고 싶다.
그곳은 바로 다다오청.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을 살린 전통시장과 힙한 가게들을 지나다 보면 강가 쪽에 또 새로운 장소가 나타난다.
다다오청 항구 저녁 마켓은 주말 저녁이면 언제나 사람이 북적이는데, 뜨거운 해가 지고 맥주와 함께 즐기는 따다오청 항구의 노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색깔

누군가 3박 4일 정도로 타이베이를 찾는다고 하면 나는 혼자 속으로 아쉬워한다. 적어도 일주일 정도의 시간은 들여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텐데. 그만큼 대만의 매력은 다양하다.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색깔. 중국의 문화를 베이스로 일본과 홍콩, 그 밖에 서양 문화가 겹겹이 쌓여있고, 그것을 숨기거나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 드러내고 스며들게 한다. 이것이 대만만의 문화의 특색을 만들었다. 1회차 여행에서 이 같은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다시 대만의 매력을 찾으러 떠날 것을 추천한다.


🧳 여행자 'Moonsooo'
대만 타이베이에서 일과 삶을 함께하고 있는 직장인


✨ Moonsooo 추천 스팟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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