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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라바! 발음도 참 귀여운, '안녕'이라는 뜻의 미얀마 인사. 네, 미얀마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
이렇게 꽤나 긴, 그것도 혼자 하는 긴 여행은 쿠바 여행 이후 처음이라 정말 오랜만이어서 가기 전부터 설렘으로 가득 들떴던 여행이었답니다. 막상 회사 업무 때문에 정신없어서 여행 일정에 비해 제대로 준비도 못 하고 부랴부랴 다녀온 것 같아요. 일주일 휴가 내려면 앞뒤로 한 3주는 야근해야 하는 개미의 삶(또르륵). 그럼, 미얀마 여행 프롤로그 시작해볼께요 고고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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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전히 버마 라고도 불리는 국가. 태국, 라오스와 인접해있는 동남아의 끝에 위치해있는 곳. 우리나라에서 직항편도 많지 않고 동남아치고는 항공료도 비싸기도 하고 정보가 많지 않아 아직 까지는 여행을 많이 가는 국가는 아니다. 그래서 여행 준비할때 정보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었고, 가서도 한국 사람을 거의 못봤던, 음 그래 아직은 미지의 여행지라고 칭해도 괜찮을 만하다고 느낀 곳! 7박 8일 일정이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타이트함을 감수하면 다녀올 만한 기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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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양곤 도착 1박
2일차: 양곤 -> 인레 야간버스
3일차: 인레 도착 1박
4일차: 인레 -> 바간 야간버스
5일차: 바간 도착 1박
6일차: 바간 도착 2박
7일차: 바간 -> 만달레이 항공 / 만달레이 1박
8일차: 만달레이 아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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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연히 미얀마의 수도는 양곤인 줄 알았지만 2006년에 수도는 네피도로 옮겨졌다고 한다. 양곤은 여전히 미얀마 최대 규모의 도시이고, 대도시인 만큼 관광지로써 매력은 크게 없는 곳이다. 하지만 '쉐다곤 파고다' 단 하나만으로 양곤에 가야만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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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미얀마가 내게 크게 와닿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생각에서였다.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미얀마가 그렇게 좋았다고들 하는데, 여행 준비를 하면서 찾아보면 사원, 사원, 사원이 전부인 것 같은 이 나라. 사원에는 정말 관심 없는 나에게 과연 감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기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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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쉐다곤 파고다'에 입장하는 순간 그 모든 생각은 의미가 없어졌다. 쉐다곤 파고다는 이제까지 내가 본 그 어떤 사원과도 닮아있지 않았다. 쉐다곤 파고다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쉐다곤 파고다를 보고 나면 다른 파고다는 모두 시시해지기 때문에 양곤 일정을 맨 마지막에 넣으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과연! 마지막에 쉐다곤 파고다를 한 번 더 보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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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워낙 좋아하는 나에게 인레 호수가 있는 낭쉐는 빼놓을 수 없는 도시였다. 낭쉐라는 도시에 있는 인레 호수는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호수. (여기보다 더 큰 호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 낭쉐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꽤나 사랑스러워서 하루 더 묵고 싶다고 생각했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쿠바의 플라야 히론을 떠오르게 하는 내 취향의 사랑스러운 동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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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트투어는 기대 이상의 꿀잼이었다. 약간 패키지처럼 계속 투어 장소를 돌아다니는 게 조금 피로하긴 했지만, 평화로운 호수위를 유영하던 순간들은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면서 이러저러한 생각들도 들게 하고, 생각 정리도 하는 시간이 되어 정말 좋았다. 혼자 하느라 좀 비싸긴 했지만 만족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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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최초로 버마를 통일한 바간왕조의 수도였던 고대 도시 바간. 천년의 역사를 지닌 2,300여 개의 불탑과 사원들이 도시 여기저기에 보존되어있다. 그저 툭툭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고대 도시를 유랑하는 기분이 들게하는 곳. 미얀마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바간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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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일출 시간에 맞춰 새벽같이 일어나 전날 예약해둔 선라이즈 투어를 위해 툭툭이를 타고 어둠 속을 지나 툭툭 기사가 안내해주는 일출 명소로 가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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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아오면 저쪽 먼 들판 어딘가에 계란처럼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는 열기구들이 귀엽게 줄지어 앉아있다가 두둥실 떠오르는 풍경이 이어진다. 바간에 해가 떠오르면 황금빛 들판 위 여기저기 세워져 있는 사원들이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나는 어딘가로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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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인 11월부터 5월까지만 열기구가 떠오른다. 미얀마 여행을 반드시 성수기에 해야만 하는 이유! 비싸긴 하지만 직접 열기구를 타는 투어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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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낮시간에는 툭툭 투어를 하거나, 호텔 수영장에서 쉬거나, 판타지아 가든에 가서 누워있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일몰 시간에 맞춰 다시 예약해놓은 툭툭이를 타고 툭툭기사가 안내해주는 일몰 명소에 간다.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기다렸다면, 이제 해를 보내주는 시간이다. 해질녁의 황금빛으로 물든 바간은, 정말 정말, 아름답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바간에는 꼭 3박 이상 머무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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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인생샷, 새하얀 사원 '신뷰메 파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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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을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 중에 새하얀 사원에서 찍은 사진들이 너무 예뻐 보여서, 오로지 그 사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만달레이를 일정에 넣었다. 그곳은 바로 밍군의 '신뷰메 파고다'. 인스타에 올렸을 때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킨 그야말로 내 인생의 인생샷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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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뷰메 파고다에 들어서는 나에게 두 소녀들이 다가와 '언니~ 사진! 찍어줄게' '언니, 나 포토그래퍼야' 라며 능숙한 한국말로 나를 꼬시기 시작한다. 물론 알고 왔기에 그래! 하고 내 카메라와 핸드폰을 각각 두 소녀들에게 맡겼다. 사원을 한 바퀴 돌며 15분 남짓 사진을 찍어주더니, 완벽하게 보정까지 끝낸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냈다. (신뷰메 파고다에 가면 인생샷은 보장! 예쁜 원색의 옷 입고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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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어하면서도 나를 보면서 환하게 미소 지어주는 미얀마의 아이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어디를 가도, 어디에서도 늘 '일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식당에서 서빙 하는 아이들, 관광지 앞에서 엽서를 사달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아이들, 신뷰메 파고다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아이들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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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나이의 너무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길에 나와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너무 맑고 환해서, 어찌 됐든 부디 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하고 마음으로 간절히 바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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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서 이렇게 많은 사원을 방문할 일이 또 있을까? 미얀마 여행을 하며 정말 많은 사원을 방문했다. 불교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였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불교문화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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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이 여유롭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승려들의 탁발 행렬이 이어지면 미얀마 사람들은 자신의 가진 것 일부를 당연하게 내어준다. 그 모습들을 보며 어쩐지 나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 나는 내가 많이 가지지 않았다는 핑계로 나누는 것에 대해 너무 인색하게 행동하며 살고있진 않았는지.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도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데, 내 삶은 어떤지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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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은 나에게 오랜만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여행의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오랜만에 상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여행이 주는 자극. 새로운 문화와 다른 삶을 만나보며 스스로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고 삶에 대해 다시 성찰해보는 것. 어떤 삶이 더 낫다가 아닌 다양한 삶을 만나 보면서 생각과 시야의 지평을 조금 더 넓히며, 좀 더 깊고 넓은 사람이 되어가는 일. 🙏
그게 바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기에!
정말 행복했던 미얀마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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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니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수많은 색의 하늘, 해질녘의 산책, 한낮의 구름 아래서 읽는 책과 맥주를 사랑하는 느린 여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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