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의 촬영지를 찾아서

영화 <라라랜드>가 더 로맨틱하고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 배경이 로스앤젤레스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고장인 할리우드에 온 만큼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라라랜드> 속 명소들을 따라가는 여행을 떠나보자.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주연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평단의 극찬과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많은 영예를 안았다. 탭 댄스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는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 <라라랜드>의 팬이라면 영화 촬영지를 직접 방문해 보자.

두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난 스테이크 레스토랑.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건너편에 있다. 밥 호프, 험프리 보가트, 주디 갤런드 등 시대를 풍미했던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영화에 등장하기 전부터 유명세를 자랑했다. 대표 메뉴는 스모크 하우스 프라임 립과 갈릭 브레드.

라이언 고슬링이 영화 속에서 연주하던 피아노는 연출된 것으로 실제로는 직접 볼 수 없다.

영화 속 엠마 스톤은 버뱅크에 있는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촬영장 커피숍의 바리스타로 등장한다. 이곳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방음 스튜디오와 <카사블랑카>, <42번가> 같은 세트장을 돌아다니는데 일부 장면은 실제 할리우드 센터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스튜디오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영화에 사용된 역사적인 세트장과 소품 창고를 둘러볼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별빛 속에서 왈츠를 출 수는 없어도 배경이 된 천문대에는 갈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전체적인 풍광과 영화 속 명장면을 실제로 눈에 담을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두 주인공이 탭 댄스를 춘 그리피스 공원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주인공 남녀가 들른 식당, ‘새리타스 푸푸세리아(Sarita’s Pupuseria)’가 있는 곳으로 여러 식당과 식자재점들이 모여 있다. 두 주인공은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서 나와 건너편의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에서 케이블카를 타며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최근 운행이 재개되었으니 인증샷은 필수.

사랑이 무르익어 갈 무렵, 두 주인공이 ‘애로요 세코’에서부터 45m 위에 세워진 453m 길이의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1913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패서디나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고 있는데 <라라랜드> 외에도 찰리 채플린의 <키드>, <존 말코비치 되기> 등에도 등장했다.

남부 패서디나에 있는 리알토 극장은 주인공 커플이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을 보는 장면에 등장한다. 1925년에 문을 연 유서 깊은 극장으로 2010년에 폐관해 내부 출입은 불가능하지만, 밖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극장을 모자이크가 소유하게 되면서 2017년부터 영화를 비정기적으로 상영하기도 한다.

허모사 비치에 있는 이 카페에 엠마 스톤을 데려온 라이언 고슬링은 재즈의 매력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카페는 50-60년대, 재즈의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와 쳇 베이커가 공연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재즈 브런치 타임이나 살사, 컨트리, 팝 음악 공연을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서 있었던 곳을 찾으려면 카페 뒤편으로 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