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만에 돌아보는 기리시마 여행

2박 3일, 3박 4일 일정으로 가고시마 여행을 떠나면 대부분 가고시마시, 이부스키시만 둘러보는 코스로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두 도시만 돌아봐도 관광과 온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조금 더 일정이 여유롭다면 기리시마까지 여행 권역을 확장해 볼 만하다. 가고시마 공항을 나와 반나절 가령 둘러보는 기리시마 여행 코스를 제안한다.

기리시마 신궁은 일본 건국 신화와 관련이 있는 신사로 하늘에서 내려온 신, 니니기노 미코토를 숭배하는 신궁이다. 다카치호의 산정에 세워진 창건 당시의 신궁은 기리시마 대분화로 소실되었고 1715년 현재의 위치에 재건되었다. 기리시마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일본 중요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

붉은색 도리이와 삼나무가 길게 늘어선 참배길, 수령 수백 년이 넘는 삼나무도 인상적이다. 기리시마 벚꽃 명소로도 유명해 봄 철엔 특히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기리시마 신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루오 폭포는 온천수가 쏟아지는 폭포라 일반 계곡물과는 다른 빛깔을 보여준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가 장관이긴 하지만 산길 중 폭포 하나만 달랑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보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고목들이 이어지는 '마루오 자연 탐승로' 트래킹을 해봐도 좋겠다.

이부스키 못지않게 기리시마도 온천으로 유명하다. 곳곳에 자리한 기리시마 온천에 가는 길목에 들러볼 만한 온천 시장은 '시장'이라기보단 휴게소와 가까운 분위기다. 2층짜리 건물에 특산품 판매점과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온천수로 익힌 계란, 옥수수, 고구마 등도 있으니 족욕을 하며 주전부리를 먹고 쉬어가기 좋다.

기리시마 여행도 식후경! 기리시마 신궁 바로 근처에 있어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 전 식사를 하기 좋다. 흑돼지 돈까스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우엉 튀김이 들어간 우동도 상당히 깔끔하고 맛있다. 한국어 메뉴판도 있고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라 만족도가 높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기리시마에서 달달한 디저트나 향토 과자를 먹고 싶을 때 가볼 만한 키리야 사쿠라야. 기리시마에서 보기 드물게 넓은 가게에 매우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지름신을 막기 힘들다.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과자 카루칸을 비롯해 케이크, 팬케이크, 빙수나 녹차 종류도 많아 디저트 타임을 즐기기 좋다. 에디터가 특히 추천하는 제품은 밤이 큼직하게 들어간 밤 만쥬.

오오나미이케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화구호로 정상에 오르면 숲을 비추는 잔잔한 호수와 가라쿠니다케 산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