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리성

2019년 10월 31일 새벽 2시 40분 경, 슈리성의 중심 건물 '세이덴(정전, 正殿)'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오전 5시 직전 세이덴이 전소되고 주변의 북전(北殿)과 남전(南殿), 세이덴 안에 보관되어 있던 많은 문화재들이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슈리성이 완전히 무너진 일은 1453년 류큐 왕국의 왕위계승 다툼으로 성이 불타 없어진 사건과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미군의 폭격에 의해 크게 파괴된 것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14세기 말 세워졌다고 추정되는, 오키나와에서 가장 큰 성으로, '쇼하시 왕'에 의해 류큐 왕국의 본성으로 지정되었다. 화재로 소실되었지만 여러 차례의 재건을 통해 사진 속 모습이 되었으며, 약 500년의 역사를 지닌 류큐 왕국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류큐 왕국답게, 중국과 일본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붉은빛의 독특한 외관을 볼 수 있으며, 슈리성 외곽을 둘러싼 '슈리성 공원'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며 여유를 즐기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