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에 반하다 🇩🇰
by. 유니크
LETTER. 12
코펜하겐에서 온 편지
26.JAN.2023

코펜하겐에 반하다


보통 여행지를 고를 때 늘 가던 곳을 선호하는 사람과, 한번도 가지 않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사람이 있을 텐데요. 그 행복한 고민 속에서 저는 일단 새로운 곳을 더 찾게 되는 편이에요. 어디를 가야 할지 뭘 먹고 뭘 해야 할지 등등 새로운 정보들을 알아보며 지도에 별표를 쳐가는 과정이 전 재밌어요. 여행은 가기 전 계획하는 과정과 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의 추억을 곱씹으며, 이렇게 세 번 행복하다고 하는데 맞는 말 같아요.
몇 년 전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에도 유럽의 꽤 여러 나라들을 여행 했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 가보지 못했던 코펜하겐! 북유럽은 뭐랄까 파리, 런던, 로마 등등 유명한 곳들을 다 돌아보고 가게 되는 유럽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같은 느낌이에요. 북유럽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뉘하운 운하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쭈욱 늘어져 있는 풍경으로 정말 유명한 곳이에요. 동화 속 어떤 마을처럼 느껴집니다. 보통 유럽에 이렇게 형형색색으로 칠한 건물들이 항구에 많은데 바다에 나간 배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자신의 집을 쉽게 찾으려고 집을 다른 색으로 칠하면서 생긴 풍경이라고 해요.
모든 역사에는 삶이 녹아 있죠. 이유야 어쨌든 색감이 너무 예쁘네요. 사진을 많이 찍는 건 물론이고 건물 모양 마그네틱까지 사게 된다구요. 바로 앞에 유람선을 타는 곳이 있으니 배 위에서 잠시 여유롭게 코펜하겐을 즐겨도 좋겠어요.

디자인 천국 스트뢰이어트 지구를 거닐다

코펜하겐 시내는 크지 않아서 금세 돌아 볼 수 있지만 상점마다 구경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요. 감각적인 북유럽 디자인의 헤이하우스는 가구, 조명, 각종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정말이지 여건만 된다면 다 담아오고 싶어요.
로얄코펜하겐도 이곳이 본점이니 재미 삼아 구경해봅니다. 하나 구입하고 싶어도 막상 부담스러운 가격에 살며시 내려놓게 되는데, 비싸도 이쁜 컵 하나 사서 매일 아침 커피 내려 마시며 다시 이곳을 추억해보는 것도 좋았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그릇 구경을 열심히 하고 있다니 저도 이제 주부가 되었나 봅니다.
매장 옆에 식당도 같이 운영 하고 있어요. 그땐 식사 때가 아니라 다시 와야지 했는데 역시 다시는 없었더랬죠. 여행은 아쉬움이 남아야 하는 거 같아요. 그래야 다시 올 빌미를 찾을 수 있으니.

디자인 전문, 일룸 백화점

디자인전문 일룸백화점은 우리가 많이 아는 프리츠한센, 루이스폴센 등 많은 브랜드들을 한곳에서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후딱 가는 곳입니다.
멋진 조명 앞에서 어차피(비싸서) 사 가지도 못하는데 계속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는 저는 왜 이럴까요. 한때 우리도 북유럽 풍이 유행하지 않았던가요? 전 아직도 집을 북유럽 스타일로 꾸미고 싶은 로망이 있네요.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역시 조명이에요. 좋은 것들을 보고 다니다 보니 눈만 높아져서 큰일입니다.
책 읽을 때 앉을 좋은 의자를 하나 사고 싶어졌어요. 멋진 의자를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네요. 아니면 일단 의자를 먼저 사고 그리고 열심히 돈을 버는 게 맞을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 의자에 앉아 책 읽는 제 모습을 생각만 해도 좋네요.
아이쇼핑을하다 보니 더 허기가 지는 기분이군요. 여기 핫도그가 유명하다고 헤서 일부러 찾아가서 먹었어요. 엄지척! 분위기 세련인 카페에서 짬짬이 커피 수혈도 해야 하구요.

디자인뮤지엄

정말 온갖 의자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에요. 의자를 전시해둔 저 터널처럼 생긴 공간이 참 멋져요. 의자들에 앉아볼 수도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디자인만 봐서는 불편하게 보이는데 막상 앉아보면 편해서 당황스러울 지경.
덴마크 사람들은 의자를 하나 사면 몇 대에 걸쳐 사용한다고 해요. 할머니가 뜨개질을 하고 엄마가 책을 읽던 추억 가득한 의자를 물려받는 기분은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더 늦기 전에 제 딸을 위해 저도 얼른….

티볼리놀이공원

일단 정문부터 너무 들어가 보고 싶게 생겼어요. 놀이기구를 잘 못 타는데 구경하고 싶어서 갔어요. 가장 오래된 원조 놀이공원 중의 하나라고 하니 잠깐 시간을 내도 좋을 것 같아요.
놀이공원에 혼자 가본 건 평생 처음 이여서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이곳을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것 만으로도 재밌더라구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들도 많아서 쉬면서 사람 구경하고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놀이기구를 좋아한다면 정말 신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거 같아요.

대망의 루이지애나 미술관

이곳에 오려고 코펜하겐에 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기대가 가득했던 곳이에요.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40여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어서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따로 내야 하지만 절대 아까운 시간이 아닐 거예요.
예술과 자연이 함께인 이 공간의 힘은 정말 엄청납니다.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운 곳에 미술관이라니… 정말 눈 닿는 곳 하나하나에 감탄이 나와요. 전 노천카페에 앉아서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현대미술은 아직까지 그저 모호하고 어렵지만 이런 미술관이라면 언제든 달려와 감상하고 머무르고 싶어요.

덴마크에서 휘게를 꿈꾸며

덴마크에는 휘게라는 말이 있는데요. 해석하자면 따뜻함, 편안함, 안락함 정도로, 우리나라로 치면 ‘소확행’ 의 느낌 같아요. 제가 상상하는 휘게는 벽난로 앞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도란도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이에요. 언젠가 코펜하겐에 와서 해보고 싶어요. 너무 매력적인 곳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오고 싶으니까요.



🧳 여행자 '유니크'
책과 커피, 그리고 여행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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