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타이베이 야경 |
|
|
|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만 역시 생활패턴이 바뀌고, 복잡한 도시보다는 자연 속으로 떠나는 등산, 캠핑 등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특히 타이베이는 대만에서도 인구 밀집도가 제일 높은 곳으로,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곳이다. 당시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타이베이에 살고 있던 나 역시, 코로나의 피로감과 번아웃으로 지쳐갔다. 일상에 활력이 필요했고, 매주 타이베이 시내와 근교에 숨겨진 자연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
|
|
칠성산은? ▶ 높이 : 1,120m / 길이 : 4.3km
▶ 코스 : 소유갱 → 칠성산 주봉 → 칠성산 동봉 → 몽환호 → 냉수갱
▶ 소요시간 : 코스에 따라 약 2-3시간정도 |
|
나는 토박이 타이베이 사람이지만 칠성산을 한 번도 올라보지 않았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등산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나이 때문인지^^;) 정상에서만 느껴지는 맑은 공기와 탁 트인 경치를 보는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
|
|
코로나로 시간도 많아지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찾아 다니다, 대만에 오래 살고 있는 한국 친구들과 칠성산에 도전하기로 했다. 3가지의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짧고 쉬운 코스라는 소유갱 코스를 선택했다. 지하철 젠탄역에서 1717번 버스를 타고 소유갱 역에서 내리면 바로 등산 입구다. 시작부터 유황 냄새와 같이 약간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숨이 좀 가쁘지만, 전체적으로 쉬운 코스이다. |
|
| 출발점에 있는 소유갱 (小油坑) |
| | 칠성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 |
|
|
|
칠성산 주봉을 올라가는 길은 양쪽으로 비슷한 높이의 나무들이 자라있다. 이곳의 나무들은 산악 지역의 강풍 때문에 성장이 제한되어 서로 다른 식물이라도 마치 다듬은 것처럼 같은 높이를 유지하게 된다. 올라갈수록 확 트인 광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양명산 국가공원, 타이베이시 시내, 신베이시와 단수이까지 한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
|
|
시작부터 1시간 30분 정도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하면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인증샷. 포토존을 놓칠 수는 없으니, 먼저 온 사람들을 기다리고 사진을 찍었다. |
|
| 칠성산 주봉 포토존 |
|
|
|
조금 힘들다면, 여기 정상에서 원래 왔던 길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면 2시간 내외로 트레킹 완료 가능) 우리는 칠성산 동봉까지 보고 냉수갱에서 버스를 타는 코스로 선택했다. 챙겨온 김밥을 간단하게 먹고 나서 다시 동봉으로 하산길을 향했다. |
|
| 멀리 보이는 칠성산 동봉 |
|
|
|
칠성산에 오르기 전 꼭 알아둘 것이 있다. 바로, 정상까지 가는 길에 화장실이나 약수터 같은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미리 확실하게(?) 준비하고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
|
|
| 멀리, 101타워와 송산공항이 보인다. |
|
|
|
금면산은? ▶ 높이 : 258m / 길이 : 2.5km
▶ 코스 : 입구 → 대암벽 → 논검정 → 가위 바위 → 하산
▶ 소요시간 : 약 1 - 1.5시간정도 |
|
금면산은 네이후에 있는 작은 산이다. 지하철 시후역 1번 출구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대만에 들어온 친구를 끌고 갔다. 도입부는 평범한 산책로였다. 하지만 채석장 교차로부터 대암벽 코스가 시작되었고, 대암벽은 이름대로 큰 바위를 올라가는 길이었다. |
|
|
맨날 집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만 보던 내 친구는 대암벽 코스를 보자마자 “아.. 못해.. 절대 못해!!”라며 무서워했지만, 로프가 잘 연결되어 있고 밟기 쉽게 바위도 다듬어 놓아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중간에 힘들면 그냥 바위에 앉아서 멀리 있는 101타워와 송산공항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멍 때려도 기분이 좋다. |
|
| 뒤에 보이는 101타워 |
|
|
|
열심히 올라가다 보니 논검정이 나왔다. 정자에서 수분을 보충하고 바로 다시 출발. 논검정을 지나 조금 더 가다 보면 웅성웅성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로 금면산의 하이라이트 가위 바위이다. 가위 모양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
|
| 가위 바위에 인증샷 한장 |
|
|
|
가위 바위를 올라가는 돌은 미끄럽지 않으니 긴장하지 않고 조심히 올라가면 된다. 무서워 보이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 안전했다. 타이베이 시내를 배경으로 인증샷도 빠질 수 없다. 여기는 사진작가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여름에는 네이후 쪽에 있는 28활주를 많이 사용해서, 비행기와 함께 타이베이 시 풍경과 함께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
|
|
|
귀산도는? ▶ 높이 : 398m / 길이 : 1.4km
▶ 노선 : 여행객 센터 → 제1정자 → 제2정자 → 정상 → 하산
▶ 소요시간 : 약 1시간정도 |
|
귀산도는 타이베이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 근교, 이란 터우청 앞바다에 있는 화산섬이다. 이번에도 나의 여행 메이트인 그녀와(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 돌아온, 한국 드라마와 예능만 즐겨보는 그 친구) 함께 출발했다. 우리는 반날절 투어를 예약해서 바로 집합 장소로 갔다. 요트를 타고 40분 정도 나가면 멀리서만 보였던 귀산도가 눈앞에서 나타난다. 귀산도의 거북이 머리 쪽 바다는 화산활동으로 나오는 유황 물질 때문에 우유처럼 하얗다. 그래서 대만 사람들은 이곳을 '우유바다'라고 부른다. |
|
| 요트에서 본 귀산도 & 우유바다 |
|
|
|
귀산도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만 들어가 볼 수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401고지로 올라가서 거북이 머리를 바라보는 것이다. 올라가는 산책로에는 100계단씩 표시되어있고 모두 1,706계단이 있다. 처음에 의기양양했던 우리는 200계단을 쌩쌩 넘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점점 굵어지는 숨결과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은 우리의 발걸음을 느려지게 했고, 결국 계단에 주저앉아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1000계단까지 올라가면, 두 번째 2정자가 나온다. 여기에서 거북이의 꼬리 부분을 볼 수 있다. |
|
|
드디어 대망의 401고지에 도착했다! 그곳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바로 거북이의 뒷목이랑 우유바다가 보인다. 여기에서 인증샷 필수! 동행자가 있다면 한 명이 전망대에 남아있고, 다른 사람이 전망대를 내려가서 찍는 것을 추천한다. 훨씬 더 멋지게 찍을 수 있다. |
|
|
말차 아이스크림처럼 푸릇푸릇, 말차산(抹茶山) |
|
말차산은? ▶ 높이 : 950m / 길이 : 11.6km
▶ 코스 : 우펑치주차장 → 천주당 → 통천교 → 성모산장 → 왕복
▶ 소요시간 : 약 5시간정도 |
|
말차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왕복 거리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칠성산에 함께 갔던 친구(대만에 오래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와 함께했다. 사실 말차산은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첫 번째 도전에서 중간쯤 올라갔는데 갑자기 폭우와 번개를 만나게 되어 바로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가 되면 정상 쪽 날씨 변화가 심한 편이라 일찍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
|
|
길 따라 쭉 걷다가 보면 천주당(天主堂)이라는 성당이 나온다. 여기부터 이란 시내가 있는 랑량평원(蘭陽平原)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천주당을 지나고 나면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여기부터 약 1.3 km 더 걸어야 말차산 진짜 진입부인 통천교(通天橋)에 도착할 수 있다. |
|
| 통천교부터 시작한 계단길 |
|
|
|
통천교부터는 끊임없이 가파른 계단이 나타났다. 반쯤 올라갔을 때 갑자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안개가 짙게 드리워졌다. 말차산에서는 비를 만나기 쉽다. 땅이 축축해지면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산 아래에서는 날씨가 쨍쨍했는데, 또 비라니… 말차산의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었다. |
|
|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
|
|
|
드디어 비와 안개를 뚫고 정산인 성모산장에 도착했다. 마침 이때 비가 거세져서 산장 안으로 잠시 대피했다. 산장 안에는 성모마리아상과 십자가가 있다. 20여 년 전 어떤 천주교 수사가 여러 차례 이 산을 오르며, 이 산이 천주께서 은혜를 베푸시는 곳이라고 생각하여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점심으로 간단하게 빵과 물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
|
| 성모산장 안에 있는 마리아상과 십자가 |
|
|
|
산장에 나와서 5분 정도 걸으면, 바로 소문만 들었던 말차산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 말차산이라는 이름은 일본 사진작가 코바야시 겐고가 이 산을 보고 말차 아이스크림을 같다는 인스타그램을 올리게 되어 붙이게 된 이름이다. 비가 조금씩 오고 있지만 나의 인증샷에 대한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조심하게 좁은 길로 들어가서 찰칵찰칵. |
|
| 이것이 바로- 말차 아이스크림 뷰! |
|
|
|
|
|
타이베이에서의 생활은 서울, 부산처럼 다른 대도시와 다르지 않았다. 번화한 거리를 오고가며 바쁜 일상에 익숙했고, 그것이 이 도시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어졌다. 그리고 난 그 덕(?)에 나의 고향에 또 다른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만으로 출발하는 많은 한국 여행자들도 타이베이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 🙏 |
|
|
|
|
🧳 여행자 '사만다' 열심히 한국에서의 삶을 적응 중인 타이베이 토박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