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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코로나가 끝나고 일본 여행이 가능해지자마자 여동생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도쿄를 떠났다. 그리고 몇 달 뒤에 그 아쉬움이 잊히지 않아 다시 도쿄를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또 도쿄 가겠다며 “또쿄!”를 외쳤는데 정말로 가게 된 것이다. 말의 힘은 정말로 무섭다. 7박 8일의 일정 중에 남동생도 합류하기로 했다. 그렇게 삼남매의 여행이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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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더위는 살인적이었다. 일주일 내내 36도와 37도를 왔다 갔다 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포기할 수 없었다. 가게 문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 들어온 <츠지한>. 높은 구글 평점답게 맛있었다. 신선한 카이센동을 먹고, 생선 뼈를 깊게 우린 국물까지 원샷하고 나니 이제 좀 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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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츠키지 시장 앞에 있는 <스시조>에 오픈런을 하러 갔다. 서서 먹는 초밥집이라 퀄리티는 기대 안 했는데 웬걸?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은 스시 중에 제일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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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행객들보다 여행 일정이 길었기에 ‘기다려서라도 먹자!’ 하는 마음으로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동생을 위해 <하브스>에서 생크림 딸기와 블루 베리 맛 케이크를 픽업하고 <규슈 장가라> 라멘집에서 라멘을 먹었다. 여행 중에 1등으로 맛있었던 음식은 단연코 <카네코한노스케> 집었다. 텐동 먹고 느끼해서 속이 니글니글 했던 집이 많았는데 이곳은 달랐다. 가격도 만 원 대라 너무 저렴했고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감동 그 자체였다. <아부라 소바>는 면을 싫어하는 남동생도 한 그릇 뚝딱 비울 만큼 맛있었다고 했다. 나는 두 번째 방문이기에 감동은 이전보다 덜했지만 매우 미소 아부라 소바는 정말 추천하는 메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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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싫어하는 여동생과 나와 달리 남동생은 술을 좋아한다. 일본에 와서 하이볼을 꼭 먹고 싶다고 노래를 했다. 그렇다면 이자카야는 필수 코스 아닌가? 사실 나도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나름(?) 이자카야에 대해 로망이 있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간 작은 선술집에서 주인이 구워주는 짭짤하고 달콤한 에다 마메(풋콩)을 까먹으며 맥주를 한잔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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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쿄 이자카야에서는 자릿세를 받았다. 처음에는 자릿세 개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자릿세에는 작은 안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하이볼이나 맥주 한 잔만 가볍게 마시고 나가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이자카야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뉴토리긴>이었다. 이곳은 동네 이자카야는 아닌지라, 자릿세는 받지 않았고 특제 솥밥과 닭꼬치(특히 닭똥집)가 정말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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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여동생을 두고 남동생과 둘이 도쿄의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나는 도쿄가 4번째이지만 <센소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간 김에 센소지 옆에 있는 <아사히 맥주 공장 본점>에도 들르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센소지>엔 관광객이 끓어 넘쳤다. 게다가 살인적인 더위로 얼마 못 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피신을 해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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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절대 도쿄에 오는 게 아니다’를 랩처럼 반복하다가 아사히 맥주 한 모금에 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사히 본사 건물의 외관은 사람들이 말하던 것처럼 멋진 황금똥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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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덥고 사람도 많은데 한적하게 공원이나 가볼까? 하고 요요기 공원에 들렀다. 날이 더워도 그늘에 있으니 그나마 시원해서 좋았다. 게다가 나무가 얼마나 울창하고 아름다운지. 공원에서 남동생이랑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고 얘기했다. 거대한 나무들이 터널처럼 빼곡하고 위로 솟아 있어서 진심으로 힐링 받는 기분이었다. 나중에 한참 걷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요요기 공원에 정문으로 오지 않고 후문으로 들어왔더라. 그래도 좋았다. 엄마랑 아빠랑 도쿄에 오게 된다면 한번 이곳에 모시고 가도 좋을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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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나카메구로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점이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도쿄, 시애틀, 시카고, 밀라노, 뉴욕, 상하이 이렇게 전 세계에 6개 매장이 있다. 게다가 아시아에서는 도쿄가 첫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역에서도 위치가 좀 많이 떨어진 애매한 곳에 있다. 만약 누군가 여길 가야 한다고 하면 오픈 런을 추천한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기본 줄을 서면 40분에서 1시간은 기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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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저브 매장에서만 특별히 즐길 수 있는 3가지 맛의 커피가 있는데 세트 하나에 2인이 즐길 수 있다. 나처럼 기다리다 지쳐서 아무거나 2개 달라고 했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커피 아까워서 원샷 했다가 하루 종일 손발이 덜덜덜 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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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중심지에는 이렇다 할 관광지가 많이 없다. 그렇다면 도심에서는 야경을 꼭 봐야 한다. 지난번에 처음 방문했을 때 시부야 스카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남동생과 여동생을 데리고 다시 시부야 스카이를 찾았다. 다만 일몰 시간에는 이미 예약이 다 차 있었다. 그래도 다시 만난 야경은 예뻤다. 셋이서 또 언젠가 같이 여행 올 일이 있겠지? 하며 어두운 하늘을 누워서 올려다봤다. 흐린 하늘에 별 하나 반짝이지 않아도 도쿄의 야경이 별보다 더 반짝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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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최토순'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과 고양이를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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