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취준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
by. 공원
LETTER. 30
시드니에서 온 편지
05.OCT.2023

첫 출근, D-14


취업 후 첫 출근까지 딱 2주. 낯설고 새로운 곳을 찾아 홀로 시드니행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그렇게 1주일의 시드니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시드니는 겨울의 끝자락이었다.
모든 것이 새로운 그곳에서는 반복된 일상에 지친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10시간을 날아 겨울임에도 따듯한 햇살이 반기는 시드니에 도착했다.

여행의 시작

도착하자마자 무작정 미술관에 가기로 했다. 미술관을 좋아하기도 하고 혼자서 어딜 가야 할지 잘 모르겠기에 그냥 가장 무난한 곳을 택했다. 화려한 건물이 눈을 사로잡은 시드니 주립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특별전을 제외하고는 관람료가 무료인 곳이었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아름다움에 조금씩 여행이 실감 났다.
시드니 하면 ‘오페라 하우스’. 미술관에서 나와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야경명소인 맥쿼리 포인트로 갔다. 아름다운 하늘과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최준 생활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던 탓인지 혼자 떠나온 겨울의 시드니는 춥고 외롭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추위에 떨며, 혼자 가만히 야경을 봤다.

동행자

다음날부터는 나의 시드니 여행은 동행자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이제 막 취업을 한 나와는 반대로 퇴사하고 여행을 온 분이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낯선 곳을 함께 여행했다.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워킹홀리데이에 온 사람들, 직장 휴가를 온 분, 취업 준비하는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공기 맛집, 블루마운틴

데이투어를 통해 시드니의 대표적인 근교 여행지 '블루마운틴'에 갔다. 끝없이 펼쳐진 자연의 광활함에 전율이 오기도 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향기였다. '공기가 이렇게 맛있다니 ..!' 이 향을 향수로 꼭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수없이 나누며, 온몸 가득 건강한 공기를 가득 채웠다. 단순히 숨 쉬는 것만으로 이곳에서의 여행은 꽤나 재밌었다.
황홀한 석양과 쏟아지는 별도 볼 수 있었다. 시드니에 오기 전까지는 하늘 한번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살았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종일 하늘을 보기 위해 시간을 쓰다니 분에 넘치게 행복했다.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시드니

세 명의 동행과 함께한 "시드니 왕립 식물원"에서의 피크닉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푸릇푸릇 한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우리는 일광욕을 즐겼다. 그러다 맨발로 잔디에서 스트레칭을하기도 하고, 노래를 틀고 갑자기 춤을 추기도 했다.
뒤에는 커다란 나무, 앞에는 바다, 아래에는 잔디 위에는 파란 하늘이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공기가 정말 맛있었다. 대도시의 공기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
식물원에서 자연을 맘껏 즐기다가 점심을 먹으러 도심으로 갔다. 마침 평일 점심시간이라, 수많은 직장인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미소를 장착하고 친절하고 느긋한 인상을 지닌 시드니 사람들이었지만, 직장인만큼은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시드니도 직장인은 다 똑같구나 하하.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본다이 비치'

뉴욕 같기도 하고, 유럽 같기도 하고, 서울 같기도 한 시드니의 도심과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도심 중심지에서 30분만 버스를 타면 수평선이 보이는 거대한 해변 "본다이 비치"가 나온다. 본다이는 원주민 언어로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라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게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겨울임에도 낮에는 최고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기에 사계절 불문하고 서핑과 수영을 즐긴다. 여름인 것처럼 모두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현지인인 척 바다를 즐기고 싶었으나, 홀로 꽁꽁 싸맨 모습이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서핑 고수들의 화려한 서핑 스킬을 감상하며 멍때리고 있으면 해가 훌쩍 넘어간다. 해가 진 후 수평선 위의 노을을 보며 또 한참을 멍을 때리고 있었다.

마지막 인사

여행을 할수록 시드니의 차가운 겨울 공기는 기분 좋은 시원함으로 다가왔다. 시드니에는 달콤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따뜻했던 낯선 사람들이 있었다. 덕분에 행복한 낯섦을 맘껏 경험하고 왔다. 다음에는 여행이 아닌 살러 오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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