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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한가운데, 작은 책방을 열고 1인 운영을 해왔다. 그러다 2022년 12월, 연말에 14박 15일 동안 프랑스에 다녀왔다. 자리를 비우는 동안, 책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하는 이곳과 나의 여행 이야기를 < A Letter From Paris> 이란 이름으로 구독자에게 공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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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공간을 지키고 있지 않아도, 결국 책방 운영자의 '이야기' 또한 책의 이야기가 가득할 테니, 그것을 전달해보자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그렇게 파리를, <책>과 <책이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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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다녀와 골목이나 거리가 익숙한 파리였지만 또 다르게 다가온 도시. 그곳에 챙겨간 책과, 책과 다녀온 공간의 이야기를 나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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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와 이브 생 로랑 뮤지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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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를 읽고 난 뒤, 언젠가 다시 파리에 간다면 '이브 생 로랑 뮤지엄'에 꼭 가보고 싶었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그의 파트너였던 (사진 속에 보이는 책을 쓰기도 한) 피에르 베르제가 설립한 곳. 패션 브랜드 너머에 한 사람과 그 사람이 집중하고 탐구한 것들이 사진, 영상, 책 등의 자료와 함께였다. 무엇보다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패션에서 하나의 역사를 쓴 사람을, 이렇게 기리고, 또 그의 작업 안에서 크고 작은 자료 보관과 편집을 통해서 '전시'하며 재구성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 문화 강국임을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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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라는 이 책은, 그의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의 이브 생 로랑 장례식 추도사로 시작한다. 지금은 피에르 베르제도 세상을 떠났는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마음을 울리고, 또 많은 생각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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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듣지도 대답하지도 않는 당신, 이곳에서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인 당신에게'로 이어지는 장례식의, 편지. 파리의 이런 '이야기'들이 나를 그곳으로 부른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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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겨울 약 6년 간의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한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오발 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곳이라 잠시라도 이 장소에서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약 30분 정도, 이곳 책상에 앉아서 책도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며 앉아 있었다. 사진 찍는 여행객도, 공부하는 파리 사람도, 그림책을 보는 아이도. 남녀노소 모두 이 공공 공간에 함께였다. 여행지에서 일상에 스며드는 여행, 카페에 가지 않아도 공간을 누리고, 흡수하며 지내는 시간-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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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공간이 무료 도서관이란 점에 놀라고, 감동했고, 내가 있는 동안 휴대전화 벨 소리가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고, 모두 조용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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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영미 문학 서점. 영화 <비포 썬 셋>의 배경이 된 곳. 파리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서점이 아닐까. 줄을 서서 들어가는 서점이 있는 도시가 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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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가 사이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 낯선 이를 냉대하지 말라.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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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책방 로망을, 서점 에코백이 여행 기념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곳을 통해 체험한다. 서점을 담은 사진이 엽서가 되고, 책방 외부를 그림으로 그려 전시한다. 몇 해 전 바로 옆에 카페를 오픈해서 책을 사고, 커피를 마시는 동선으로도 좋다. 물론, 사람이 많아 느긋한 시간, 여유를 갖진 못할지도 모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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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가져가기 조금 무겁고 큰 책이라 고민했지만, 작년 8월 세상을 떠난 <장 자크 상페>의 '파리 스케치'를 챙겨와서, 그의 그림 속 풍경을 살펴보고, 또 그림이 활용되는 현장도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창작자가 꾸준히 그리고, 공유한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도시, 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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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린 그림을, 오랜 역사를 지닌 카페 <Cafe de Flore>에서 테이블 페이퍼로 사용하고 있다. 장자크 상페가 한 장의 그림과 이야기로 연재한 <PARIS MATCH>의 마지막은 지난 8월 4일의 글과 그림이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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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se à ne pas m'oublier."
“나를 잊지 말고 기억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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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eugene.par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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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센 강변을 걷다 보면 짙은 초록색의 책 판매상이 있다. 바로 부키니스트(Bouquiniste). 파리 센 강변에 약 3킬로미터 이어진 거리의 책방. 이 도시에는 약 240명의 부키니스트가 있다고 한다. 이동하며 만나는 서점. 거리에서 만나는 책과 문화의 장면. 이들은 파리 역사를 함께 하고, 또 문화를 전파하는 중심 인물로 꾸준히 존재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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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eugene.par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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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곳에서 프랑스 국기 색을 담은 에펠탑 키홀더를 샀는데, 이 작은 키홀더를 볼 때마다 파리의 그 풍경이 떠오른다. 이처럼 여행자를 위한 기념품 가게가 되기도, 오래된 빈티지 사진 액자를 발견하는 곳이기도, 장자크 상페의 초판본 책을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파리를 더욱 파리답게 만들어 주는 센 강변의 풍경.
그 사람들이 아름다운 파리를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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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콜링 북스'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이라 믿는 책 중심의 여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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