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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강수지는 긴 생머리에 장갑을 낀 가녀린 모습으로 <보랏빛 향기>를 외치며 많은 이들의 보호 본능을 끌어냈다. 10년 만에 다시 방문한 오사카는 여리여리한 연둣빛 녹음을 뽐내며 살며시 다가와 사랑을 건네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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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의 3박4일은 도쿄의 세련된 화려함이나 삿포로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특유의 담백하고 맑은 매력으로 ‘연둣빛 향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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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오사카역으로 가기 위해 만난 하루카 특급열차는 귀여운 ‘헬로키티’ 옷을 입고 있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인천공항으로 출발해 피로가 조금 쌓여있는 상태였다. 짧지만 긴 여정을 거쳐 도착한 오사카에서 마주하게 된 헬로키티의 얼굴은 비행기에서의 불편함을 싹 잊게 해주었다. 화려하거나 멋진 기술이 탑재된 열차는 아니지만, 남녀노소 한 번쯤 보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헬로키티’ 하루카의 매력은 오사카의 그것과도 무척이나 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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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 여행의 설렘이 한풀 꺾이는 듯했으나 오사카역 근처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고 밖으로 나섰을 때에는 맑게 갠 파란 하늘이 나를 반겨주었다. 저녁 예약까지 약 한 시간 반 정도가 남아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가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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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예약해두었던 스시야. 반나절 동안 검색하고 고민 끝에 결정한 곳이다. 특히나 오사카에서 먹는 첫 식사였기에 가장 맛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욕심이 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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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다역부터 나카자키초 그리고 덴진바시스지의 상점가를 둘러보다 도착한 스시집. 카운터 석에4팀 총 8인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었다. 옆자리에는 반갑게도 오사카에서 공부 중인 한국분과 한국에서 그를 보러 오기 위해 놀러 온 친구가 앉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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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님은 요즘 한국어를 공부하신다며 짧지만,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셨는데, 한국어 번역이 궁금한 단어 등은 중간중간 우리에게 물어보며 바랜 공책에 연필로 빽빽하게 메모해 놓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사카에서의 성공적인 첫 식사를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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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오전에는 우쓰보 공원에 갔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카페가 있는 골목길 사이로 저 멀리 연둣빛 녹음을 뽐내며 도심 한가운데서 봄기운을 퍼뜨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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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3박4일간 생활하며 발견한 신기한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오사카의 나뭇잎 색은 모두 밝은, 아주 여리여리한 연둣빛이라는 것이다. 나뭇가지에서 갓 자라난 어린 새싹 잎처럼 투명하고도 밝은 연두색을 띠고있는데, 이 색이 어찌나 인상 깊었는지 ‘오사카’는 내게 연둣빛 도시로 남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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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한 가지는 연한 핑크빛을 띤 철쭉들이었는데 꽃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하자. (한창 꽃 좋아할 나이, 만 20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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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저녁과 셋째 날 저녁은 모두 도톤보리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사카 사람들은 모두 도톤보리에 모여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용하고 잔잔하던 도시는 도톤보리에만 가면 수많은 인파로 시끌벅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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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이 오후를 보내다가 밤이면 빛나는 전광판 아래 즐겁게 웃는 사람들 속에서 에너지를 얻어 남아있는 텐션을 끌어올리자는 나름의 전략적인 스케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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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톤보리강을 바라보고 서서 먹는 타꼬야끼와 갓 구운 당고부터 줄 서서 먹는 교자 그리고 오사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오코노미야끼까지. 아내와 다정히 유모차를 끌며 지나가던 미국인 아저씨의 말처럼 이곳은 매일매일이 카니발(축제) 그 자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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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도 경쾌한 도시 오사카. 오사카가 여행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아마 일본의 특유의 고즈넉함과 발랄함이 공존하는 도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2023년 4월의 오사카행은 오래도록 ‘연둣빛 향기’로 기억될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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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D' 여행같은 일상, 일상같은 여행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는 모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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