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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더없이 소중합니다.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짠다고 하더라도, 한국을 출발해 여행지에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비행기를 끊는 그 순간 정해져버리기 때문이죠. 이번 치앙마이 여행도 열심히 알아보다보니 근교의 치앙라이까지 찾아보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에서만 봤던 하얀 사원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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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넘쳐나는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고 근교 투어까지 예약을 해 버렸습니다. 4박 5일의 짧은 일정 중 하루를 다 써야 하는 일정인지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녀오길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지금부터 치앙마이에서 출발하는 치앙라이 원데이 투어 후기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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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라이 원데이 투어 코스 매까찬 온천 ➡️ 백색 사원(왓 롱 쿤) ➡️ 청색 사원(왓 롱 쑤어 텐) ➡️ 골든 트라이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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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들른 곳은 매까찬 온천이었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유황 냄새가 코끝에 확 와닿았습니다. 매까찬 온천은 너무 이른 시간에 들러서인지 사람이 많이 없었는데요. 보통 치앙마이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더 가까운 싼캄팽 온천으로 많이 가셔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주차장 근처에 큰 샘이 있고,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간단히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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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정말 뜨거워서 바로 담글 수는 없고, 대야에 일정량 옮겨 담아 식힌 다음에 그 대야에 발을 담그는 방식으로 잠깐 족욕을 즐겼습니다. 나오는 길에 보니 계란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온천수에다 5분 정도만 담그면 계란이 익는다고 들었는데, 차로 돌아갈 시간이어서 아쉽게도 살 수는 없었습니다. 길 건너편에선 간헐적으로 온천수가 폭발하듯 하늘로 치솟고 있어서, 그 또한 나름의 장관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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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까찬 온천 다음으로 간 곳은 투어에서 가장 기대했던 백색 사원, 왓 롱 쿤이었습니다. 사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순백색인데다 아름다운 모습인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나게 섬뜩한 구석이 있는 사원입니다. 제가 이 사원에 이끌리게 된 건 그 섬뜩함 때문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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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을 디자인한 치앙라이 출신의 아티스트 찰름차이 코싯피팟은 아름다운 천국만 묘사한 것이 아니라, 끔찍한 지옥의 모습도 함께 묘사했는데요. 수없이 많은 사람의 팔이 바닥에서부터 뻗어나온 것이 바로 지옥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진짜 사람의 팔과 크기가 똑같고, 손끝의 손톱까지 섬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너무 끔찍하고 기괴했어요. 본당으로 들어가려면 누구나 그 지옥을 마주해야 하고, 지옥 위로 가늘게 뻗어 단 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다리를 건너야 하죠. 인생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지만 윤회의 고리는 오직 혼자서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 점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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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원은 끔찍한 부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천국 또한 함께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윤회의 다리를 건너고 나면 불상과 함께 거울 조각을 박아넣어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순백의 사원을 만날 수 있어요. 또, 소원을 빌 수 있는 가느다란 은색 나뭇잎을 구매할 수 있어요. 저와 일행도 소원을 하나씩 남겨놓고 왔답니다. 날씨도 덥고 온통 하얀색 뿐이라 눈이 부시니 선글라스를 꼭 챙겨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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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코스는 백색 사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청색 사원이었습니다. 왓 롱 쑤어 텐이라는 이름의 사원인데요. 춤추는 사자를 뜻하는 ‘쑤어 텐’이 사원 이름에 들어가 있는 만큼 곳곳에서 사자상을 만날 수 있어요. 백색 사원을 지은 찰름차이 코싯피팟의 제자 푸타 살라녹 캅깨우가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온통 흰색이었던 백색 사원과 비슷하게 온통 청색이라 청색 사원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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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도 넓고 주차장도 컸던 백색 사원과 다르게 청색 사원은 주택가에 있는 듯한 아담한 사원이었어요. 화려한 장식이 많아 하나하나 살펴보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았지만, 가볍게 쓱 둘러보는 여행자라면 금방 다 보고 말 듯한 곳이었습니다. 거대한 부처상과 사원 바깥에 있던 투명한 유리구슬 장식이 기억에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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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스는 어쩐지 조금 으슥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태국과 라오스, 버마가 만나는 접경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을 배를 타고 둘러보는 코스였어요. 사실 이 접경지대에서는 예전에 아편이 재배되었었다고 해요. 지금까지도 위험한 곳이라고도 하고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조금 걱정했지만, 막상 내려보니 평범한 관광지라 다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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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라가 아주 멀리서부터 흘러온 메콩강을 두고 만나고 있다 보니 경치도 탁 트여 있고, 강바람을 맞아가며 배도 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워낙 크고 멀리서부터 흘러오는 강이다보니 신기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배 안에서 가이드님이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들어야 할 정도로 거대한 물고기가 찍혀 있었어요. 물이 맑다고는 하지만 색이 탁해서 무언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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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라이 원데이 투어의 장점 👉 교통편을 어렵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 가이드의 실감나는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다.
👉 거리가 먼 곳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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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라이 원데이 투어의 단점 👉 시간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만큼 머무를 수 없다.
👉 조인 투어의 경우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잘 안맞을 수 있다.
👉 먼 곳까지 가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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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시간 동안 보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욕심많은 여행자라면 더더욱 1분 1초가 아깝게 느껴질 겁니다. 저 또한 그런 여행자 중 하나예요. 이번 치앙마이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저 까페가 예쁘다던데, 이 식당이 맛있다던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여행 계획을 세웠는지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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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투어를 이용해 단 하루의 시간이었지만 효율적으로 이동해 잘 둘러보고 온 것 같아요. 치앙마이에만 머무는 것이 아쉽고, 조금 더 근교까지 나가보고 싶다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즐기고 하루 정도는 원데이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가이드 없이 일행들끼리, 또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택시 투어도 후기들이 좋더라고요. 물론 치앙마이에서만 머무르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당연히 좋을 거예요. 뭔들 어떻겠어요, 치앙마이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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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김짜이' 역마살이 붙다 못해 쪄 버린 사람. 여행 에디터로 일하며 독립출판을 꿈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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