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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와 통제로 인해 매일매일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했던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갑작스럽게 해제되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출국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4년 만에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맛보기 위해 항공권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중국 본토 밖으로 나가는 항공권 중 가장 싼 홍콩으로 발권을 했다. 10년 전에 친구들과 갔었던 곳이기에 큰 기대는 없었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센트럴에 숙소만 예약해서 간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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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내리자마자 맞이하는 홍콩의 습한 공기에 괜히 왔나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공항 밖 야자수가 즐비한 풍경은 사뭇 이국적이어서 이번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했다. 큰 기대없이 센트럴에 위치한 싼 호텔을 예약했는데 무료 업그레이드로 좁은 호텔로 유명한 홍콩에서 방 2개가 있는 스위트룸에서 자는 호사를 누린 것도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상승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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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목적은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고 다니며 맛있게 먹기. (여행 내내 특별한 관광은 전혀 하지 않았고, 쇼핑도 전혀 하지 않았다.) 호텔 체크인 후 바로 팀호완에 딤섬을 먹으러 갔는데 10년 전에는 먹을 수 없었던 딤섬이 이번 여행에서는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 되었다. (북경에도 팀호완이 있어서 생각이 나서 가봤지만, 홍콩에서의 그 맛만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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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간 중 팀호완에는 3번 갔고, 다른 딤섬은 먹지 않고 하가우만 4판을 먹었는데 식당 종업원이 3번이나 확인 질문을 하며 놀라워했다. 아마 나처럼 먹는 사람이 없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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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타고 넘어 온 구룡 반도에서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관람했다. 10년 전에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있는 도시의 풍경이었는데, 솔직히 예전만 못한 모습에 실망이 컸다. 똑같은 풍경이라도 언제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그 당시 나의 기분에 따라, 그리고 나이에 따라 감흥은 많이 다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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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다녀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한 삼수이포의 다이파이동 거리에서 조개볶음과 맥주 한잔으로 홍콩 현지인들처럼 하루를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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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코로나의 여파가 있는지 외국인은 하나도 없었고, 현지인들로 가득하고 서로 등을 맞댈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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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걸으며 홍콩 사람들의 아침을 엿보고 요즘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다음 일정을 계획해 보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것이 생각나지 않아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좁은 골목길과 바쁘게 이동하는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니 홍콩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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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에 큰 감흥은 없었지만 탁 트인 높은 곳에서 홍콩 전경을 보자는 생각에 빅토리아 피크에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이층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한 산길을 따라 빅토리아 피크에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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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입장료를 내고 전망대에 올라가야 감상을 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 그 옆에 창문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고, 그곳에 위치한 식당에서도 감상이 가능해서 굳이 가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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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어서 특별한 관광이나 체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쳐있던 내게는 좋은 휴식의 시간이었다. 코로나가 준 4년간의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무거워진 내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준 홍콩. 때로는 준비하지 않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여행에서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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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송선생' 고양이 두 마리와 북경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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