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휴식이 간절했던 어느 날. SNS를 보다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잠시 멈춰버렸어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그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어요.
'아, 나도 저기 가고 싶다!'
반짝이는 바다와 한적함을 누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려, 기어코 니스행 비행기표를 끊고야 말았습니다. |
|
|
|
|
|
아무런 계획 없이 도착한 니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는 무작정 밖으로 나가 걷기로 했습니다. 지도를 열 필요도 없었어요. 어딘가에서 저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득한 음악소리와 기분 좋아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 소리를 따라 걷다 보니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은 구시가지(Vieux Nice)가 나타났습니다. |
|
|
구시가지에는 밝은 주황빛 건물들과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골목들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향기로운 꽃 가게나 소담한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들이 불쑥 나타나는데, 그냥 지나치기 힘들 만큼 예쁜 풍경을 자아냈어요. |
|
|
|
화려하진 않지만, 이곳에 녹아있는 일상의 흔적들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풍경은 분수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에요. 반짝이는 물줄기와 그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꺄르르 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니스의 파란 바다만큼이나 환하게 빛나, 제 마음을 말랑해지게 만들어준 고마운 풍경이에요. |
|
|
|
|
|
|
골목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어요. 이번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니스 바다와 조금 더 가까워진 것이죠. 가슴이 조금 떨려 왔어요.
바다를 코앞에 두고 거리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부터 맛보기로 했습니다. 레몬과 피스타치오가 섞인 맛이었는데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무척이나 시원했어요. 몇 걸음만 더 가면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더 달콤하고 맛있었습니다. |
|
|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니스의 바다. 바다는 생각보다 더 깊었고, 사진으로 본 것보다 더 푸르고 맑았습니다.
파도에 몸을 싣거나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 어우러져 니스 바다를 온몸으로 느껴봤어요.
끝없이 펼쳐진 눈앞의 바다는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일정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생각을 멈추게 만들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
|
|
그렇게 멍하게 바다를 보고 있자니 허기가 져서 바다 인근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았어요. 이름은 Di Piu(디 피우). 꽤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어요.
해안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한 덕에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날 먹은 구운 문어 요리와 해물 파스타는 그 어떤 요리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
|
|
|
|
|
|
든든히 배를 채운 후에도 니스 바다를 쉽사리 떠날 수가 없었어요. 이번에는 니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클럽 중 하나라는 오페라 플라쥬(Opéra Plage)를 찾았습니다.
이미 아침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쿠션 베드에 눕고 보니 오랫동안 쉬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절로 이해됐어요. 잔잔한 파도 소리와 살랑거리는 바람에 몇 시간이고 누워있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
|
|
베드에서 기분 좋게 잠이 들기도 했는데, 눈을 떠보니 꿈 보다 더 생경한 풍경이 펼쳐졌어요.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그 풍경 속에 하나가 되어 있는 나.
문득 이런 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
|
|
니스에는 유독 파란색이 많아요. 하늘도, 바다도, 산책로의 벤치와 해변가의 파라솔까지. 온통 파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요.
감정에도 색을 입힐 수 있다면, 니스를 여행하는 내내 느꼈던 제 감정은 푸른색이었을 거예요. 바다를 닮은 자유로움과 편안함, 여유로움과 한적함은 조금씩 다른 푸른색으로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
|
|
|
매일 아침, 그저 눈이 떠지는 대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기분이 이끄는 대로 시간을 보내는 무계획 여행. 반짝이는 바다에 매료돼 시작한 니스 여행은 상상 이상으로 더 큰 행복을 안겨줬어요.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나만의 리듬으로 시간을 보낸 니스에서의 순간들. 진정한 휴식과 여유로움이 필요한 당신에게 니스를 추천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