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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부부의 신혼여행지, 핀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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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로 가자”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일 때, 아내는 뜻밖의 나라를 언급했다. 신혼여행하면 떠오르는 휴양지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관광지가 아닌, 핀란드라니.
“신혼 여행이니까 더 특별한 여행을 가보자!"
이어서 아내는 산타마을 이야기를 꺼냈고, 갑작스레 핀란드를 알아보게 된 나는 오로라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신혼여행지는 생애 첫 유럽, 핀란드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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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비행시간 끝에 도착한 곳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부터 눈에 들어왔다.
맑지 않은 날씨에 헬싱키 관광을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란 하늘일 때는 얼마나 더 멋있고 웅장할까, 상상하게 되는 헬싱키 대성당도.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광장과 트램, 골목길도 너무나도 근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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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싱키 대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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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서의 첫 끼는 창문 너머로 대성당 뷰를 볼 수 있는 카페 엔젤(Cafe Angel)이었다. 이곳에서 핀란드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연어 수프를 주문했는데 평소에 먹던 연어와는 차원이 다른 맛에 감탄했다.
사실 우리가 방문한 시간대는 아침이라 연어 수프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당황해하는 우리에게 창가 자리를 맡아 줄테니 나중에 다시 오라고 안내해준 직원의 친절함 덕분에 더 기분 좋은 헬싱키에서의 첫 식사를 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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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 뷰를 볼 수 있는 카페 엔젤(Cafe Ang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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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헬싱키 공항에서 산타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미로 향했다.
11월이었지만 마을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미리 예약해둔 산타마을의 숙소는 인테리어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여긴 1년 내내 크리스마스야"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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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은 시내와는 다소 떨어져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선물가게와 음식점은 물론,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곳까지 모여 있었다. 산타마을까지 왔으니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루돌프 썰매를 타보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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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마을의 인기 투어, 루돌프 썰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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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는 생각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눈 덮인 숲길을 달리는 경험은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코스를 모두 달리고 나면 직원이 루돌프와 썰매에 앉아있는 모습을 찍어주는데 문득 '살면서 또 언제 루돌프와 사진을 찍어보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순간이 귀하게 여겨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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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를 탄 후에는 산타클로스 사무실로 향했다. 산타를 기다리는 시간. 문득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동심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산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까'
괜한 긴장감까지 몰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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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클로스 사무실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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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으로 이곳에 왔어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긴장되었던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 이 한 마디에 거짓말처럼 녹아내렸다. 산타는 대화를 주도하며 우리에게 다정한 덕담과 축하를 건네어줬는데 마치, 산타에게 주례를 받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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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아요! 개인 기기로는 산타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직원이 영상과 사진을 촬영한 후 퇴장할 때 구매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그때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그때를 추억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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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연어 특유의 비린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핀란드에서 먹은 연어는 그간의 경험과 편견을 뒤엎는 맛이었다. 심지어 마트에서 파는 대충 만든 연어 초밥마저 맛있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메뉴를 꼽자면, 직화 연어 스테이크. 오직 연어 스테이크만을 판매하는 작은 천막집 같은 식당을 방문했는데 주문을 받으면 식당 안 중앙에 있는 장작불에 연어를 넣고 즉석에서 직화로 구워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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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연어 스테이크는 우리 부부가 핀란드에서 먹었던 그 어떤 음식과 비교해도 단연 최고였다. 표면의 바삭한 식감은 물론, 조리하는 연출까지 일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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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트리와 화려한 조명, 이와는 대조적인 고요함이 있는 산타마을은 마치 우리만을 위한 테마파크같았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오로라는 좋지 않은 날씨 때문에 볼 수 없었지만, 언젠가 다시 방문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아쉬움을 달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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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구경 대신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편지를 보내준다는 산타 우체국을 찾았다. 마음에 드는 엽서를 하나씩 구입해 서로와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귀국 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정말로 엽서가 도착했는데 우리 부부에게는 신혼여행을 추억하게 하는 고마운 선물이었고, 부모님 또한 만족스러워 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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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헬싱키로 돌아와 이어간 우리의 핀란드 여행. 핀란드를 대표하는 패션, 잡화 브랜드인 마리메꼬의 본사 아울렛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는 직원 식당이 있는데 당연하게도 마리메꼬의 식기를 이용한 샐러드바다. 음식 종류가 기대 이상으로 다양해서 쇼핑 전후로 이곳을 이용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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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에서 사용할 식기를 고르고 골라 카운트로 갔더니, 담당 직원이 회원 등록과 면세 등의 정보를 알려주며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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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혼여행으로 이곳에 왔다고 하니, 핀란드 남쪽에 있는 에스토니아에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었는데 훗날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보니, 왜 그렇게 추천했는지 직원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에스토니아 여행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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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날, 헬싱키 중앙 도서관을 방문했다. 건물 외관에서부터 북유럽 특유의 흰색과 원목의 조화가 도드라졌는데, 서가가 있는 3층 내부로 가니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배치마저 인상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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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린 카페 알토(Café Aalto) 또한 유명 건축 디자이너 알바 알토가 설계한 카페였다.
이곳은 영화 <카모메 식당>의 주인공들이 첫 만나는 장소이기도 한데, 흰색 바탕에 금속 파이프로 포인트를 더한 것이 매우 깔끔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천장 유리로 자연광이 내려온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선 볼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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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게는 유럽여행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이 있었다. 유럽 하면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수많은 인파와 번잡함부터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유럽은 달랐다.
과하지 않은 적당한 친절함, 관광객 인파로 복잡할 일도 없어서 우리 부부에겐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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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일정 내내 흐렸던 날씨였는데 귀국 후 한동안 푸른 하늘의 헬싱키가 나오는 브이로그 영상을 자주 찾아봤다. (그래서 결국, 다시 핀란드로 떠났다 😆)
핀란드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사우나와 오로라 얘기를 하고는 하는데 이 두가지가 없는 여행도 우리 부부에게는 충분히 즐거웠다.
특별한 신혼여행을 제안한 아내의 선택은 아주 현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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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DK' 후쿠오카에 거주 중인 직장인 & 초보 남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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