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피크 없는 홍콩 여행기 🇭🇰
LETTER. 59
홍콩에서 온 편지
14.NOV.2024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때


그런 날이 있다. 별생각 없이 캘린더를 보다가 아직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휴일을 보고,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러버리고 싶어지는 날. 때마침 안부를 주고받던 친구에게 이때다 싶어 이야기를 꺼냈다. "나랑 홍콩 갈래?"
홍콩을 검색하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야경과 빅토리아 피크의 전경을 떠올리며, 그렇게 우리는 2주 뒤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내가 정말 홍콩에 왔구나!


홍콩 시내로 들어서자마자 빽빽하게 솟아있는 빌딩부터 눈에 들어왔다. 홍콩 시내를 배경으로 한 많은 사진을 봐왔지만, 실제로 마주한 빌딩 숲의 규모는 생각보다 더 상당했다. 2주 만에 급 결심한 우리의 여행은 생각과는 달랐다. 구룡역에 도착해서는 호텔 셔틀을 놓쳤고, 버스에서 잘못 내린 탓에 다시 또 헤매다 보니 예상보다 늦은 시각에 호텔에 도착했다.

(혼란했던 홍콩에서의 첫 버스 😢)

준비 없이 시작한 여행은 혼란스럽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마음만큼은 여전히 설렘으로 가득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홍콩에서 먹은 첫 끼는 성림거 운남 쌀국수의 국수. 한 입 먹자마자 '아 정말 홍콩에 왔구나' 싶었다.

홍콩의 매력, 음식


내가 느낀 홍콩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음식. 소박한 분위기의 동네 딤섬 집, 길 가다 우연히 발견한 팬케이크와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의 오리구이 덮밥 등 아무런 정보도, 계획도 없이 들어간 모든 곳이 맛집이었다.

특히, 아침에 먹은 새우 완탕면은 지금까지도 그 맛이 생각날만큼 맛있었는데 관광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로 붐비는 찐 맛집이었다. 돌이켜보면 홍콩에서의 모든 식사는 그런 식이었다.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것. 그래서 매일매일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새로운 동네, 케네디 타운

나는 여행을 할 때 사람이 북적이는 관광명소보다 새로운 동네를 탐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러한 목적으로 찾은 곳이 바로, 케네디 타운이었다.
케네디 타운?
영국의 초대 홍콩 총독이었던 '케네디'에서 이름을 딴 지역으로, 시원한 오션 뷰를 즐길 수 있는 곳. 부둣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공원에 앉아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따라 걷다 보니, 빽빽한 빌딩 숲과는 또 다른 홍콩의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와 재즈, 이건 못 참지!


전날 잠도 잘 자지 못했고, 아침부터 매운 쌀국수에 커피까지 마신 탓인지 탈이 난 듯했다. 결국 산책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비마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보니, 작은 레스토랑에서 밴드의 라이브 재즈 연주가 한창이었다. 비 오는 날 재즈라니, 이건 못 참지!!! 무언가에 홀린 듯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언제 배가 아팠냐는 듯 공연을 즐겼다.

기억에 남는 홍콩의 또 다른 풍경


홍콩의 새로운 풍경을 보고 싶어 이번에는 남쪽 해변으로 향했다. 맑게 갠 날씨 덕분인지 스탠리 비치와 리펄스 베이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주말의 여유로움을 자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뜨거운 햇살 아래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수영복을 챙겨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홍콩의 또 다른 모습을 눈에 담은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보기로 했다.

빅토리아 피크 없는 홍콩 여행

홍콩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빅토리아 피크에는 결국 가지 못했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마지막 날 새벽같이 다녀올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홍콩의 다양한 모습과 맛있는 음식들을 즐긴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크게 아쉬워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덕분에 다시 홍콩을 찾아야 할 빌미가 생겼으니까.
🧳 여행자 '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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